대청호에 또다시 배를 띄우려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환경단체에서는 지난해 충북도가 추진하던 관광유람선 운영이 어렵게 되자 편법을 들고 나온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 충남도, 대전시, 수자원공사 등 대청호 유역 1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금강수계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원회)는 최근 대청호에 생태탐방선을 띄우는 것을 골자로 한 추진계획을 상정했다.

이 추진 안에 따르면 40억 원(선박 34억 원, 접안시설 6억 등)을 들여 2015년 6월부터 대청호에 학습용 생태학습선을 운영한다.

운영노선은 문의선착장-인공수초재배섬-청남대- 대청댐-생태습지-문의취수탑-문의선착장을 기본으로 하고 이후 2, 3 노선(2노선 회남선착장 부근, 3노선 장계선착장 부근)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달 중 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부터 사업발주와 행정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관련비용은 주민지원을 위한 금강수계기금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했다. 이에 대해 대전과 충남을 비롯하여 전북지역 환경단체들이 한목소리로 계획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회의와 해당지역 환경단체들은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는 그동안 충북도가 추진하다 좌초된 대청호 ‘관광유람선’을 이름만 ‘생태탐방선’으로 바꾼 새로운 꼼수”라며 “유람선 사업의 전단계로 상수원 수질오염과 환경적 피해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사업비를 금강수계관리기금에서 빼다 사용하겠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주민지원사업과 수질개선사업을 위해 마련된 금강수계관리기금을 빼다 배를 띄우는 일에 쓰는 것은 관리위원회의 존립근거를 훼손하는 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교육을 핑계 삼아 무리수를 두며 사업을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수계기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다면 물이용 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는 유역 주민들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관리위원회 측은 “탐방선은 환경오염이 없는 태양광선박으로 만들어 수질오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이후 환경단체 등과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관리위원회는 금강수계특별법에 의거, 주민지원사업과 수질개선사업 등을 위해 조성된 금강수계관리기금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금강수계관리기금은 대청호 하류의 물 수요자에게 물 사용량에 비례한 물이용부담금을 부과·징수해 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