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해도 천안에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벌어졌다. 큰 폭의 변화는 ‘구청개막’과 ‘전철연장개통’을 꼽을 수 있다. 2개의 구청을 두면서 행정시스템이 크게 바뀌었고, 천안역을 종점으로 삼았던 수도권 전철이 아산의 신창(순천향대)역까지 연결됐다. 본지는 ‘10대뉴스’를 선정, 2008년 한해를 정리했다.
<편집자주>
1.공직자 비리의혹에 몸살
2008년은 무엇보다 공직자 비리의혹으로 지역사회가 후끈 달아오른 한해였다. 공무원 비리혐의가 계속 발생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국장급까지 연루되며 법정소송으로 치달았다. 후반기로 가면서 시의회마저 가세했다. 5명의 시의원들이 직불금 문제로 도마위에 올랐으며, 시의장이 개인비리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 등 내사를 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 봉명역·쌍용역 전철개통
2005년 1월 병점~천안간 47.9㎞가 개통된지 4년만에 천안~신창(순천향대)역간 연장노선이 개통됐다. 2008년 12월15일(월) 하루동안 봉명-쌍용(나사렛대)-아산-배방-온양온천-신창(순천향대) 등 6개역이 개통식을 치렀다. 전철개통이 서울까지 이용될 수 있다는 기쁨만큼 천안-아산간 전철왕래로 ‘이웃사촌’의 개념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도 즐거움을 준다. 또하나, 봉명역과 쌍용역으로 역세권 개발을 통한 구도심의 활성화에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 구청시대 열다
천안시가 2008년 6월23일자로 구청업무를 개시했다. 시 승격 후 45년만의 일이며, 지난 1995년 천안시·군 통합 이후 가장 큰 행정체계의 변화다.
2개 구청은 독립구가 아닌 일반구로, 동남구청과 서북구청으로 나눴다. 동남구청은 기존 시청건물인 문화동청사를, 서북구청은 북부출장소였던 건물을 활용하기로 했다.
구청 운영시스템은 ‘시청-읍면동-시민’이란 3단계에서 하나의 중간단계를 더 두는 것. 이로 인해 시대를 역행하는 문제도 있지만, 천안시는 구청개청으로 인한 ‘잿밥’에 더 관심을 뒀던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정원 200명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여러가지 권한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 하지만 구청개청 6개월이 지났지만 시행정조차도 행정시스템의 변화를 시민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4. 3년째로 넘어가는 천안문화원 파행
지난 2006년 9월 시작된 천안문화원 파행은 지역사회에 많은 상처를 남기며 논란의 연속선상에 있다. 사태의 발단이 된 권연옥 문화원장은 전방위적 압박에 물러가고, 뒤이은 김태완 원장도 적격성 문제를 일으키며 결국 문화원을 떠났다. 일련의 과정 속에 온전치 못한 사람들이 정상화를 발목잡자 천안시는 2008년 12월15일자로 영구무상임대를 파기하고 ‘재산환수’절차를 추진중이다. 몇몇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문화원측이 이에 대응, 법적공방에 들어가며 천안문화원 정상화는 2009년도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아우내문화원 비리건과 관련해서도 지난 8월 관련 직원 등이 검찰에 고소한 결과, 12월19일 횡령혐의 송치 통보를 받고 있다.
5. 지역 대표 특산물 시세 최악
고유가·고환율, 미국발 금융위기 등 각종 경제적 난제들이 끊이지 않았던 올 한해 지역 농가는 풍년농사를 짓고도 시세가 폭락해 더없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여기에 2배 가까이 상승한 비료값은 농민들의 어깨를 더욱 처지게 만들었다.
입장농협(조합장 조준행)에 따르면 지난 8월25일(월) 거봉포도가 첫 출하될 당시 2㎏들이 거봉포도 1박스가 가락동과 구리 농산물도매시장 경매에서 1만2000원 선에 낙찰, 지난해보다 약 3000~4000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거봉포도와 함께 천안의 대표적인 농산물인 배는 더욱 심각했다. 어느 해보다 품질도 좋고 대풍이 들었지만 1등급 신고배 15㎏ 한 박스가 평균 1만3000원선에 거래됐다. 2006년 평균 2만4500원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해 1만2500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2년 연속 최저시세를 기록하면서 지역 배 농가들의 시름을 가중시켰다.
이에 정부는 전국적으로 1만톤의 배를 폐기하기로 결정했고, 농민들은 1년간 땀 흘려 재배한 배를 산지에서 폐기해야 했다. 천안에서는 총 1303톤의 배가 폐기처분됐다.
6. 천안축구센터 드디어 준공
천안을 비롯해 목포, 창원 등 전국 3개 지역에서 건립을 추진한 축구센터 중 천안축구센터가 가장 먼저 준공을 마쳤다. 천안축구센터는 총 예산 1275억, 시비만 1090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사업. 전국에서 손꼽을 만큼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 만큼 앞으로 ‘이걸 어떻게 써먹을 건지’ 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축구센터 운영조례(안)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천안시는 120억원을 지원받은 대한축구협회의 입맛도 맞춰야 하고, 이용방침과 요금 등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살피며 묘안을 찾고 있다.
천안시는 지난 12월10일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축구센터 운영조례(안)을 심의했으며, 이달 말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천안시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7. 2008 총선, 양승조·박상돈 재선 성공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지난 4월9일 치러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 양승조(천안갑·민주당) 의원과 박상돈(천안을·자유선진당) 의원이 나란히 재선에 성공했다.
양승조 의원은 총 투표수 7만5925표 중 38.26%인 2만8774표를 얻어 35.56%, 2만6747표를 획득한 한나라당 전용학 후보를 2027표차로 제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양 의원은 특히 KBS·MBC가 공동 진행한 출구조사에서 1.6%차로 뒤졌으나 끝내 뒤집기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였다. 양 의원은 당시 당선인터뷰에서 “지난 4년처럼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박상돈 의원은 총 투표수 6만7847표 중 3만6949표(득표율 42.8%)를 얻어 3만898표(35.8%)를 얻은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에 6051표(7%) 차이로 앞서며 당선됐다.
박상돈 의원은 당선인터뷰 당시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과 도움을 주신 분들의 헌신에 힘입어 당선될 수 있었다”며 “두 번째로 국회에 보내준 시민들에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8. “나는 미국소가 싫어요!”
2008년 전국적인 ‘핫 키워드’를 뽑으라면 ‘범국민적 촛불문화제’를 빼놓을 수 없다.
‘전면개방’으로 마무리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 반대하며 지난 5월 서울 청계천광장에서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전국으로 번져갔고, 천안에서도 속속들이 촛불이 모이기 시작했다.
천안에서의 촛불문화제는 ‘6·10항쟁’이 21주년을 맞은 6월10일(화) 오후 8시 최고조에 올랐다. 이날 종합터미널 앞에는 주최측 추산 3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이명박 정권 퇴진’을 외쳤다. 그러나 천안지역에서는 다행히,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던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인 집회로 마무리됐다.
한편,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천안대책회의(광우병천안대책회의)’는 지난 11월27일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범국민적 불매운동을 예고하고 있다.
광우병천안대책회의는 지난 22일~26일 이마트 천안점과 홈플러스 천안점, 롯데마트 성정점·천안점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으며, 30일(화·오늘) 오후 6시에는 이마트 천안점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9. 일반계 고입 7년 만에 미달사태
2009 일반계고 고입에서는 예상외로 2001년 이후 7년 만에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당초 탈락자가 200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됐던 천안지역 일반계고 고입은 아산신도시에 내년 개교 예정인 아산설화고와 천안청수고의 개교, 도교육청의 내 고장 학교다니기 운동 전개, 천안과 인근 교육청의 유기적인 업무 협조 등으로 큰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인구유입과 학생·학부모들의 일반계고 선호 경향은 점차 심화되는 추세여서 내년 고입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한편, 올해 초 2008년 일반계고 공동원서접수에서 초과 지원해 탈락됐던 183명의 학생 대부분은 지역내 통학이 가능하도록 구제됐다.
충남도교육청이 천안목천고에 1학급(39명)을 증설하는 등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천안의 고입은 늘 어디로 튈지 모르게 불안하기만 하다.
10. 선거→당선→수사→사퇴→다시
지난 6월25일 치러진 제13대 충청남도교육감선거는 최초로 주민전체의 직접투표로 치러졌다.
선거초반 양자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오제직 후보와 경쟁하던 정헌극 예비후보가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퇴하면서 선거는 결국 단독출마와 무난한 당선으로 귀결됐다.
유권자의 17.2%가 투표해 96.16%의 지지로 당선된 오제직 당선자는 충남교육의 수장으로 재신임되면서 나름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8월27일, 검찰은 교육감 관사와 차량,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치며 공직자의 선거개입, 인사청탁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이어진 수사에 관계자들이 줄줄이 소환되며 오 교육감은 결국 지난 10월1일 천안지청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았고 이후 10월12일 결국 사퇴의사를 밝혀야 했다. 취임 80여 일 만의 일이었다.
현행법대로라면 내년 4월29일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2010년 6월까지가 임기인 1년짜리 교육감을 뽑는데 다시 수십억, 수백억의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