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안 중고차매매단지 베스트상사 강여진 실장.
천안에 정착한지 올해로 7년이 지났다는 강여진(31)씨는 천안시 신방동 남천안매매단지에서 중고차딜러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작했다고 하니 어느덧 1년을 꽉 채우고도 남는 시간이 지났다.
흔히 중고차딜러라고 하면 ‘여자가 하기에는 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천안매매단지에도 100여 명의 딜러 중에 단 4명만이 여자다. 해보겠다고 덤비는 경우도 많지 않지만 막상 시작해도 여자가 배우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강여진씨는 “사람들 대하는 일을 좋아하는 성격이고, 함께 일하는 사무실 식구들이 잘 가르쳐주셔서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었어요. 일반 직장생활보다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점이 좋아요”라며 만족해하고 있다.
대기업 협력업체에서도 근무했던 기억을 돌이켜보면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는 생활보다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하루하루 다른 일과를 보내는, 지금의 중고차딜러라는 직업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소비자들 또한 여자딜러를 편안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남자들에겐 부족한 꼼꼼함이 있어서 일하기에 수월한 부분도 있다.
“여자들이 갖는 편안함과 꼼꼼함이 일에도 도움이 돼요. 차를 사가시면 가끔씩 문제는 없는지 확인차 문자를 보내는데, 그런 작은 것들 때문에 한번 인연이 됐던 분들이 믿음을 주시는 것 같아요.”
적성에 맞는 일을 한다지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언젠가부터 중고차가 인터넷에도 차고 넘치는 시대가 되다보니 간혹 섞여있는 허위매물이 중고차시장의 가격을 흩으려놓고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기 때문.
더구나 날씨와 계절에 따라 기복이 심한 업종이라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 요즘은 안그래도 벌이가 평상시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하는 만큼 돌아오는’ 직업이라는 것이 매력이지만 반대로 정해진 급여가 없다는 것은 단점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은 문밖에만 나서면 ‘지금이 IMF때보다 더 힘들다’, ‘경기 풀리려면 10년은 걸린다더라’하는 얘기부터 들려오는 시기다. 어느 업종보다 경기를 빠르고 민감하게 타는 중고차업계에서는 날씨보다 더 꽁꽁 얼어붙은 경기 탓에 이만큼 어려운 때가 없었다고들 한다.
중고차딜러로 두 번째 겨울을 맞은 강여진씨의 내년 바람은 무엇일까.
“어렵다, 어렵다 하면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올 한해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으니 이만하면 행복한 2008년을 보내지 않았나 싶어요. 내년엔 좀 나아질 거란 얘기도 있다는데, 나라경제가 좀 살아나서 다같이 행복한 2009년이 되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