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교육을 하는 교사가 성장소설 '이빨자국'을 발간해 화제다.
온양신정중학교의 조재도 교사가 그 주인공으로, 27년을 교직에 몸담고 85년에 등단해 23년동안 집필활동 병행해 오며 ‘교사일기’, ‘그 나라’, ‘백제시편’, ‘좋은 날에 우는 사람’ 등의 시집과 장편소설 ‘지난날의 미래’, 장편동화 ‘넌 혼자가 아니야’, 교육산문집 ‘삶·사회·인간·교육’, ‘일등은 오래가지 못한다’와 시 해설서 ‘선생님과 함께 읽는 윤동주’ 등 16권의 책을 집필한 베태랑 작가다.
기자가 만난 조재도 교사는 학교 선생님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외모였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교육에 대한 열정 역시 집필의 열정 못지 않았고 교육을 통한 경험과 느낌들이 고스란히 글에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글이 대부분 교육, 청소년, 아동문제 등과 연관돼 있는 것도 모두 뿌리가 현장에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고 고백한다.
"교육과 글 둘 다 어렵고 소중합니다. 두 분야가 별개가 아니라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것을 작품에 가져와 다루는 관계죠. 오히려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아요. 아이들중에 드라마작가가 꿈이라고 하는 애들도 있고, 글을 배우고 싶어하는 애들은 개인적으로 만나서 가르쳐주죠.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왠지 얽매이는 것 같잖아요"
파란만장한 교직 인생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교조 중앙회에 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사회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이력은 그의 등단부터 펼쳐진다.
"아마 TV를 통해서 등단한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겁니다. 85년 교육 현실에 문제를 제기한 교사들의 문예지 ‘민중교육’에 ‘너희들에게’ 등 6편의 글을 실었는데 9시 뉴스에 소개되면서 정직을 당했죠. 또 88년에 복직했다가 89년 전교조를 결성하면서 두 번째 정직을 당했습니다. 정직기간 동안은 민중운동에 전념하다 94년에 다시 복직하면서 글에 전념하고자 마음먹었어요. 당시에는 민중운동과 글이 조화되기 어려웠거든요. 이런 사회운동과 교육, 글에 대한 세가지가 조화롭게 합의점을 찾은 것이 이번에 발표한 '이빨자국' 같아요"
작가의 어린시절 담긴 '이빨자국'
‘이빨자국’은 조재도씨의 유년에서 출발한 성장 소설이다. 어린시절 자랐던 청양군 남양면 온암리를 배경으로 정신지체 장애인 형을 둔 작가의 가족사가 작품의 모티브라고 한다.
장애인 형을 둔 주인공이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 '이빨자국'은 현재의 시공간에서 숨 쉬는 소년(주인공) ‘구승재’는 작가의 과거의 삶을, 그리고 소년 승재에 투영되어 있는 작달막한 키, 안경 너머 반짝거리는 눈의 ‘만두빚어반’ 선생님은 작가의 현재를 반영한 것이라고.
실제로 작품에 등장하는 ‘마인드비전’은 학교 선생님인 작가가 실제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 현장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 속 장면들에는 학생들의 글과 대화가 고스란히 실려 있다.
글로 청소년들 위한 운동하고 싶어
조재도씨는 계속해서 청소년을 위한 글로 자신의 뜻을 펼칠 것이라고 밝힌다. 현재 동시도 출판사에 작업이 들어간 상황이라고.
그는 "우리나라 청소년은 입시스트레스를 비롯해 어려운 시절을 보내는 것 같아요. 전교조를 떠나서 저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애들도 언젠가 자기의 재능을 찾아 자신만의 가능성을 실현시키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또 그것이 교육을 통해 이뤄지리라고 믿고 있고요"라고 교육관을 밝힌 후 "앞으로도 계속해서 청소년에 관한 문제에 대해 문학부분 뿐 아니라 각계에 저와 같은 뜻을 갖고 계신 분들과 함께 고민을 같이하고 풀어나가고 싶어요. 물론 저는 글을 쓰는 사람이니까 글로 풀어나가야겠죠"라며 미소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