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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 사례금 건 한여름 강아지 소동 ‘해피엔딩’

등록일 2004년08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어느 쪽이 ‘순이’일까요. 왼쪽이 구름, 오른쪽이 순이죠. 한선미 | 34·천안시 신방동 “아이 잃은 어미 심정이 이렇게 아픈 것인 줄 미처 몰랐어요.” 5년간 정든 순이(애완견 암컷·말티스)를 잃은 20일간. 울고불고, 폐인이 되다시피 했다는 한선미씨(34·신방동).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던지 되찾은 순이를 옆에 두고 “이젠 보고 싶지 않다”며 단단히 삐진 척. 순이도 말을 못해서 그렇지, 속으론 얼마나 애탔을까. “몸이 좀 말라보여요. 5년의 정이 어딘데… 저도 힘들었겠죠.” 결국 이해하고 만다. 결혼 7년차인 한씨지만 3개월에 접어든 민서 하나만 두고 있다. 한때 남편과 둘이서만 알콩달콩 살아가자고 마음먹기도 했건만 ‘애도 못낳냐’는 주위 눈총에 결국 증명이라도 하듯 아기를 낳았다. “아기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순이가 있잖아요. 남편과 내게는 우리 아가에요.” 5년 전. 새끼였던 순이를 기르게 됐다. 순이는 2년 전 ‘구름(수컷)’과 ‘하늘(수컷)’을 낳았다. 하늘은 맘씨좋은 주인을 만났고, 구름은 엄마인 순이와 매일 장난치며 놀이동무가 됐다. 어미인 순이는 구름보다 오히려 얼굴도 작고 예쁘장해 인기가 많다. 그러던 것이 지난 7월19일 산책길에 순이가 없어졌음을 알았다. “안 가본 데가 없었어요. 주위의 그 많은 아파트 계단을 모조리 훑었지만 끝내 안 보였죠. 전단지도 3백여장 만들어 시내 곳곳에 붙였어요. 밤에는 울며 지새고, 민서아빠는 술로 시름을 달랬죠. 안 되겠다 싶어 사례금도 50만원을 걸어 지역신문 한켠에 냈다. 무더위에 물도 못 얻어먹고 어디서 죽었을까. 새끼 걱정에 심장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졌다는 ‘단장(斷腸)’의 고사가 이같은 아픔에 비유될까 싶었다. “20일만인 지난 9일 결국 되찾게 됐죠.” 이들 부부가 마음고생으로 지쳐있던 20일 동안 순이는 천안역 부근 낯선 집에 있었다. 알고보니 한 여대생이 버스를 기다리던 중 순이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간 거였다. “찾아준 그들에게 엄청 고맙다는 생각도 했고, 일찍 찾아줄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원망도 하게 되더라구요. 이젠 산책할 때 순이는 집에 두고 나가요. 마음이 아직 진정되지 않았나 봐요.” 순이를 처음 사오던 날, ‘네가 죽을 때까지 엄마가 돼줄게’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에 한씨는 하늘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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