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YWCA 노정자 전 사무총장이 오는 9월1일 신방동 초원아파트 상가 2층에 가족성장상담소 ‘남성의 소리’를 개설한다. YW CA에서 2년여간 가정상담사로 봉사해 온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제버릇 남주냐’며 노씨의 상담소 운영을 환영하는 입장.
“YWCA를 그만두고 집에 있다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이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장기간 경제침체로 가정불화가 늘고 있어요. 특히 맞벌이나 3교대로 일하는 분들의 경우엔 대화는 적고 스트레스만 늘어 극단적인 생각에 매몰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그동안 사회봉사활동에 바빴던 그가 한적하게 집에 머물기는 오랜만. 하지만 그를 아는 이웃 주민들이 가만 놔주질 않았다. 각종 가정문제를 들고 찾아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YWCA에서 여성상담만을 해오던 노씨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으로, 가해자쪽의 남성을 상담하는 것이 좀 더 적극적인 방법임을 알게 됐어요.”
그에 따르면 아직 남성이 상담소를 찾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차라리 여성상담을 좀 더 깊이있게 다뤄나가는게 어떠냐는 주변의 조언도 들린다. 하지만 노씨는 이제부터라도 ‘의식의 변화’가 와야 될 시기임을 강조한다. 남녀가 유별하다는 얘기는 이미 구시대적 산물. 남자도 밥하고 빨래하며, 심지어 피곤한 아내를 위해 안마도 서슴치(?) 않는 시대다.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문제가 크니, 대안도 가해자쪽에서 찾아야 한다는게 노씨의 지론. 아직 상담소 개설을 한달 가량 남겨놓고 있음에도 상가 입구와 2층에 ‘남성의 소리’란 명패가 떡하니 걸려있다.
“조직구성도 끝무렵에 있고 이미 홈페이지(www.Namsori.or.kr)도 준비해놨어요. 가정이나 아동문제 등의 상담 외에도 맞벌이 부부를 위해 방과후 교실도 계획하고 있죠. 아이들의 성교육상담과 다양한 워크숍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상담소가 될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