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순이면 천안 서부광장에도 버스가 운행된다.
천안역의 황량한 서부광장에 곧 버스가 들어설 전망이다. 2003년 10월 임시역사와 함께 서부광장도 개설됐지만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주민불편이 제기돼 왔었다. 시 교통과 이종수씨는 “현재 버스 회차공간 확보를 위해 공사중이며 다음주 중 끝낼 예정”으로 바로 버스를 운행할 것임을 밝혔다. 시가 버스승강장을 바로 설치하겠다며 민원을 달랜 지 8개월 만이다.
주민불편, 참고 삭인지 8개월
이재만(가명·50·성정2동)씨는 한쪽 다리가 의족인 장애인이다. 서부광장이 뚫렸다 해서 한 번은 버스를 탔더니 성촌파출소 앞에 세워줬다. 역까지는 수 백미터. 불편한 몸을 이끌며 가까스로 천안역에 도착했지만 다시는 ‘무모한 짓’을 하지 않을 거라 다짐했다.
“서울을 자주 다닌다. 택시도 타봤는데 2천5백원이 넘게 나온다. 할 수 없이 100번을 타고 기존 노선을 이용하고 있지만 화가 난다. 도로도 내고 서부광장도 만들었으면 응당 버스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기존 100번 버스는 양지문고 앞에서 내려야 하는데 역까지는 거리도 멀거니와 지하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그는 조속히 버스운행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랐다. 말은 않고 있지만 만의 이같은 불편은 많은 주민들이 함께 느끼고 있는 상황. 서부광장이 개설돼 있기에 더더욱 시민편의를 주장하며 시의 ‘선처’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7일(화) 서부광장은 예전보다 정비돼 있었다. 흙먼지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거나 도로 가에 주차해 놓은 차량도 없었다. 임시주차장은 나름대로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10여대의 택시는 간간이 빠져나오는 이용객을 태우고 총총히 사라졌다. 버스승강장도 세워져 있지만 버스는 볼 수 없었다.
서부광장 이용객들은 아직 기반시설이 미흡한 광장여건을 고려해 세 가지 선을 긋고 있었다. 광장에서 가까운 사람들이 이용할 것, 택시를 탈 것, 부담되면 동부광장의 버스를 이용할 것이 그것이다.
서부광장에 버스가 없음을 아는 서부 시민들은 기존처럼 주로 동부광장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서부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이 적었다. “서부광장에 버스가 다닌다면 뭐하러 동부광장을 이용하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었고 “승강장은 있는데 언제 버스가 다니냐”며 궁금해 하는 이들도 있었다.
기반시설 정비·추진도 진행돼야
“버스노선체계가 유기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변경하기는 무척 힘들다. 또 도로여건도 고려돼야 하는 것으로, 당시 택시승강장은 바로 설치돼 운영됐지만 버스승강장은 이제야 배려됨을 이해해 달라”는 시 관계자의 말.
로타리식 회차공사가 끝나는 대로 1번과 100번, 두 개 버스노선이 운행된다.
시 교통과 박병주씨는 버스운행으로 “서부측 이용객들이 상당히 늘 것”이라며, 서부광장측 이용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버스 운행 소식에 일각에서는 이를 반기면서도 또 다른 우려를 보였다. 이용률이 늘면 그에 따른 편의시설 욕구도 늘 것이라며 서부광장의 미흡한 기반시설에 강한 불만이 표출될 수 있을 것임을 지적했다.
한편 이곳 서부역사 일대는 충남도 지방도시계획위원회가 지난 2002년 7월 ‘지구단위계획지구’로 결정, 4만2000여㎡에 대한 계획적 개발이 가능케 됐다. 북측은 준주거용지로 개발되고 남측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민자역사와 연계 기능을 고려하며 개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