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젊은 시절의 꿈 (정유림)
6개부문 총 8백95점 출품, 충남·대전 신인작가의 창작욕 신선
총 8백95점이 출품된 제34회 충청남도 미술대전 대상자가 확정된 가운데 각 부문별 대상은 한국화의 정유림(대전 중구), 서양화의 채금숙(천안 백석), 조소의 이원용(대전 서구), 공예의 안명수(연기 남면), 서예의 장용순(대전 동구), 문인화의 공진옥(천안 원성)씨가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총 1천49점이 출품된 것과 비교하면 약 1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1개 시?도 대전과 국전중 이 시기에 대전시전, 경기도전, 국전이 열려 감소한 것으로 충남미협은 분석했다. 그러나 다양한 소재와 짜임새있는 구성, 표현기법 등 작품내용은 오히려 질적으로 향상됐다는 평이다.
황용식 전체심사위원장은 “수상작 외에도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며 “충남도전이 지역을 벗어나 전국공모전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충남미술대전은 최초로 충남미술협회 단독 주관한 것도 큰 특징중 하나다. 그동안 충남미협이 아닌 충남예총에서 주관해 전반적인 운영의 묘가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급격한 변화에서 오는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충남예총과 충남미협이 공동주관하다 올해 충남미협만의 미술대전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된 것.
34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위원장 황용식)은 지난 5일(토) 서예·문인화를 심사하고, 한국화·양화·조소·공예는 5월30일(일) 1차 사진심사, 6월13일(일) 2차 작품심사를 통해 지난 6월15일(화) 입상자 5백15점을 확정·발표했다.
충남미협은 오는 23일(수) 오후 2시 천안시민회관에서 시상식 및 개막식을 갖고 30일(수)까지 천안시민회관, 충남학생회관, 천안문화원에서 작품전시한다고 밝혔다.
인터뷰/ 현남주 충청남도 미술대전 대회장
전문성·공정성 향상에 노력
올해부터는 현남주 천안미술협회장이 대회장을 맡으며 충남미협 독단으로 제34회 충청남도 미술대전을 치뤘다. 전국 11개 미술대전 중 경기도와 전남 다음으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충남도전은 올해 충남미협의 단독주관과 함께 내년부터 도내 대상자와 한정된 틀을 벗어나 전국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해놓고 있다. 새롭게 비상하기 위한 충남도전의 ‘허물벗기’가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도전의 특징이라면
- 전국 11개 대전 중 조각과 문인화 부문은 단연 으뜸이다. 조각부문의 경우 전남도전과 경기도전 출품수가 10점, 국전 또한 20점 안팎에 머물고 있는 반면 충남도전은 50점을 웃돌고 있다.
▶올해부터 주관처가 충남예총에서 충남미협으로 전환됐다. 어떤 변화요인을 기대할 수 있는가
- 가장 중요한 변화는 ‘운영의 묘’다. 음악·연극·사진·무용 등 예총협회 차원에서 미술대전 특징을 이해하기란 한계가 있다. 앞으로 충남미협에서는 세밀한 부분까지 이해를 통한 운영의 묘를 발휘할 것이다. 또한 한 번의 심사를 1·2차 심사로 늘려 공정성을 확보하고, 도내로 한정했던 대상자를 내년부터는 전국대상자로 확대할 방침이다.
▶미흡한 부분은
- 아무래도 ‘홍보’가 미숙하다. 내년부터는 사전홍보에 주력해 도민과 참여자의 관심을 유도할 생각이다. 상금도 늘려 충남도전의 권위와 위상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데 노력을 다할 것이다.
한국화부문 대상(정유림 | 27·대전 중구)
차별화된 표현기법 탁월
“너무 감격스러워요. 미흡함이 많은데…, 격려로 받아들이고 더욱 채찍질하겠습니다.”
수묵경향의 작품이 많이 출품된 이번 한국화부문은 총 1백26점이 출품돼 특선 19점, 우수상과 대상 1점을 선정했다. 정유림씨는 “꿈이라는 이상을 추구하는 인간욕구를 표현했다”며 “공간구성에 있어 자아발전과 감정변화의 여러 면을 관찰해 생동적이고 함축적인 이미지를 표현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2001년 배재대 한국화과를 졸업, 현재 배재대 박물관에서 연구원으로 있는 정씨는 앞으로의 작업에 대해 시각적 질서와 형태, 색의 밝고 어두움의 이미지 표현에 좀더 심도깊은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유림씨의 작품은 짜임새 있는 구성과 차별화된 표현기법이 탁월하다는 데 좋은 심사평을 받았다.
<작품명: 젊은 시절의 꿈>
서양화부문 대상(채금숙 | 55·천안 백석)
자연과의 교감 뛰어나
총 1백12점이 출품된 서양화 부문은 인물화가 적고, 반면 비구상 작품이 강세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순수한 열정과 회화적인 복원적 접근을 볼 수 있어 좋았다는 심사평과 함께 그동안 충남도전에 도전해 특선과 입선에 그쳤던 채금숙씨가 영예의 대상을 안게 됐다.
채씨는 그동안 고향의 특산물인 호두를 소재로 택해왔으나 최근 들꽃, 야생화, 바위 등에 관심을 갖고 그에따라 표현기법도 다양화하는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나이가 드니까 좀 더 본질적인 자연과의 교감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바위틈에서 꿋꿋이 뻗어나가는 담장이 넝쿨의 생명력은 대표적인 자연의 힘인 것 같습니다.”
채씨는 천안 여성회관 유화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작품명: 생명력 그리고 확산>
조소부문 대상(이원용 | 32·대전 서구)
동·서양의 윤회, 주관적해석 돋보여
“작품에서 보여지는 동물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느 한 부분이 과장된 동물로서 인간 내면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세계 대립과 단절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올해 목원대학교를 졸업한 이원용씨는 5차례의 경력 중 입선과 특선에만 머물다 이번 충남도전의 대상을 움켜쥐었다. 여러 은사와 후배들, 그리고 내조해준 아내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도전 심사위원들은 출품작들이 대체로 표현의 다양성과 재료선택에 탁월하다며 특히 이씨 작품은 동?서양의 윤회적 상징을 주관적으로 해석한 점과 혼합재료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부분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이씨는 앞으로도 인간세계의 고립과 갈등을 주제로 한 작품세계를 펼쳐나갈 것이라며 “더욱 정진해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가 되겠다고 밝혔다.
<작품명: 에니멀>
공예부문 대상(안명수 | 34·충남 연기)
고난이도 판금기법 소화
올해 우송정보대학 디자인계열을 졸업하고 작은 공방을 연 안명수씨가 ‘화합’이란 작품으로 6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예부문 대상을 안았다. 안씨의 작품은 고난이도의 판금기법을 조형적으로 잘 표현한 수작이라는 평이다.
“뒤늦게 공부해서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는데 뜻밖의 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는 안씨는 원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옛스러움과 현대적 이미지를 결합시켜 화합의 이미지를 담아내는데 힘썼다고 설명했다.
안씨의 경력은 2003년 도솔미술대전에 입선한 것 외 전무한 상태에서 이번의 충남도전 대상은 그에게 뜻깊은 감격을 안겨줬으며 “더욱 더 분발”하겠다는 의지를 심어줬다.
<작품명: 화 합>
서예부문 대상(장용순 | 51·대전 동구)
고전연구에 따른 민족정서 충실
“아버님, 어머님. 저 이렇게 한 풀었습니다.”
대전대 서예학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늦깎이 장용순씨지만 경기도 미술대전 대상에 이어 충남 미술대전에서도 대상의 영예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백59점의 높은 경쟁력에도 장씨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꺾지는 못했다. 단순한 기능연마보다 창조의 정신을, 특히 민족정서 함양과 새로운 조형추구를 위해 고전을 충실히 연마해 나가길 기대한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서예의 길에 입문하게 해주신 최민렬 선생님과 정태희?전윤성 대학교수님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묵묵히 도와준 가족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장씨는 서여기인(書與其人:서예는 그 사람과 같다)이라는 말을 빌며 “대상을 주신 것을 채찍으로 알고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도전에 많은 작품들이 출품됐지만 한글부문의 출품작이 적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작품명: 상촌선생 시>
문인화부문 대상(공진옥 | 44·천안 원성)
묵색의 처리, 활달
이번 6개부문 중 가장 많은 출품작(2백90점)을 자랑하는 문인화 부문은 최근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경쟁력이 높다 보니 일부 작품은 상당한 수준의 내용으로, ‘특선 이상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활달하고 묵색의 처리가 비교적 잘돼 있다’는 심사평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충남 미술대전에 도전해 30·31회는 입상, 32·33회는 특선을 받았던 공진옥씨는 이번 34회에 대상을 거머쥐게 됐다. “큰 욕심없이 화선지에 내 세계를 구축하며 행복했다”는 공씨는 “많은 분들이 저에게 자신감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심을 진정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작품명: 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