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의 불모지, 천안에 최초로 ‘천안예술제’가 탄생했다.
21일(금) 회화부문이 시민회관에서 그 서막을 알리고, 둘째날인 22일(토)은 학생미술실기대회, 마지막 셋째날은 종합운동장에서 공연부문 위주로 개최된다.
삼거리축제가 지난해 시민이 함께 즐기는 흥타령축제로 성격을 달리하자 그 틈을 비집고 천안예술제가 빠져나온 것이다.
8개 부문이 모인 천안예총이 태동된 건 20년 전. 그러나 당초 ‘향토문화예술의 진흥’이라는 화려한 꿈은 몇발작 못걸어 지금껏 정체돼 왔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윤성희 한국예총천안지부장은 “예술제를 계기로 천안의 문화예술은 더 향기로워지고 생동할 것이라 기대한다. 이제 시작이다. 굳센 용기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널 수 있도록 갈채와 채찍을 바란다”고 감격해 했다.
성무용 천안시장도 아낌 없는 성원을 보내며 “봄에는 예술제, 가을에는 흥타령 축제가 천안의 문화적 긍지와 자부심이 돼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안예술제 성격을 규정하는데 관계자들의 고민이 컸지만 결국 ‘순수예술제’로 가닥을 잡았다.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건 시민체전과 흥타령축제가 맡아줄 수 있다고 봤다.
이정우 운영위원장은 “이젠 격 있는 예술제가 절실해지고 있다. 도시화에 맞춘 시민들의 문화향유욕구는 서울 수준에 접근해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예술제부터 ‘수준높은’ 위상을 보여주기가 만만찮다. 첫 시도에 대한 부담감과, 시민들의 참여를 높여야 한다는 압박감. 게다가 문화인프라, 예산, 예인들의 질적 수준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3000만원의 시예산을 지원받아 치르는 천안예총측은 이같은 문제로 한발 낮춰 예술인과 시민이 만나고, 그동안 소원했던 예술인들간 화합을 다지는 계기로 삼는데 우선 만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물론 시민들이 이번 행사를 즐기며 좀더 수준높은 예술제를 내년에는 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안고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데 평가를 두고 있다.
8개부문 협회… 각자 최고무대 마련
문인협회(지부장 이심훈)는 천안의 대표적 작가인 민촌 이기영 선생을 기념하며 제12회 시민백일장을 개최할 예정이다.
시와 수필 중 선택하며, 장원 수상자는 문협 입회자격을 주는 영예를 안게 돼 신인발굴의 등용문이 될 전망이다.
정일근 시인 초청 문학강연회도 열 참이다. 2003년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바다가 보이는 교실’이란 제목으로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정 시인의 ‘시대와 문학’을 주제로 한 강연회는 문인들의 즐거운 연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문인협회의 대표적 작가인 강석화?전명수?권복례?안수환씨의 시낭송도 있고 한쪽에는 관내 향토작가들의 작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판매코너도 개설해 놓을 예정이다.
미술협회(지부장 현남주)는 1백20여 회원 중 80여명이 각자 애착가는 작품 1점씩 내놓아 전시회를 갖는다. 80여 관내 화백의 대표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학생미술실기대회와 초상화 그려주기, 페이스페인팅 등 다채로운 행사도 준비돼 있다.
음악협회(지부장 정승택)는 초여름 밤의 향연에 적합한 금관3중주, 가곡, 오페라의 만남을 통해 시민들에게 낭만적 운율을 선사하며 연예협회(지부장 이근호)도 댄싱트롯가수 이지나를 내세워 ‘나빠’ ‘키스는 눈에’ ‘말문이 막혀서’ 등 신명나는 라이브 무대를 수놓는다.
무용협회(지부장 장미옥)는 태평무, 부채춤의 전통무용과 창작무용 ‘흔적’이 어깨춤 덩실거리게 만들고, 사진작가협회(지부장 조창희)는 천안의 아름다움을 담은 ‘이미지 사진전’과 즉석사진 무료촬영을, 국악협회(지부장 조한숙)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무대쪽으로 옮겨놓는 길놀이 한마당을 펼친다는 계획.
여기에 연극협회(지부장 김태원)는 뮤지컬 ‘아랑연가’로 인간의 욕망이 빚어내는 비극적 파국을 보여주며 예술제 행사를 빛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