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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민원에서 행정민낯을 본다

행정에 유익한 민원제보, 민원인이 만족하는 행정처리시스템 필요해

등록일 2020년08월2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8월14일 14장의 사진과 함께 제보메시지를 받았다. 쌍용지하도 옆 인도가 사람 다니기 무척 불편하다는 내용이었다. “사람, 오토바이, 자전거, 장애인전동차, 노인 등이 많이 다니는데 매우 불편해요. 10일 정도 방치한 것 같아요.” 그는 시청 시설보수팀과 천안 철도안전보수팀에 몇 차례 전화를 했는데 ‘보수한다’고만 하고 안한다고 불만이었다.
 


현장을 살펴보니 지난 폭우로 발생한 피해였다. 인도 한 켠으로 비탈진 흙더미들이 쏟아져 내려왔는데, 사람들의 왕래로 어느덧 인도 위로 흙더미들이 단단히 굳어져 있었다. 사람이나 자전거 등이 못 다닐 정도는 아니었다. 울퉁불퉁한 흙길을 생각하면 되는 상황. 그래도 어두워지거나 보행약자 등은 자칫 넘어지거나 다칠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해당 행정복지센터(쌍용1동)에는 말해 보셨나요?” 물으니 그쪽은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동장을 만나 상황을 말하니 “곧바로 현장을 살펴보고 조치하겠다”고 했다. 동장은 반대편 인도는 지나갈 일이 있었지만 건너편의 불편한 현실은 모르고 있었단다.

8월19일 담당자를 통해 작업을 마쳤다는 메시지와 두 장의 사진이 들어왔다. 바닥의 흙을 치우는 응급조치를 생각했는데, 마대작업으로 깨끗하게 보수한 사진이었다. 제보자에게도 그 사실을 알렸더니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덧붙여 “큰 문제는 아니라도 우리(일반인)가 말하면 조치가 바로바로 안된다”며 “보안등의 경우도 한 달이 지나도 그대로 있는 데도 있다”고 전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몰라도 행정에 신고경험이 많아 보였는데, 불신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왜 그가 전화했던 곳들은 ‘어떻게 하겠다’는 답변을 제대로 주지 못했을까. 또한 일선기관에서 처리할 일이라면 바로 전달해 조치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을까. 여하튼 시민들의 민원제보가 적합할 때도 있고, 적합하더라도 행정조치가 절차상 늦어질 수도 있지만 제대로 대응한다면 민원인이 고마워할 텐데, 오히려 감사한 민원제보를 ‘불만’과 ‘불신’으로 돌려세우는 일들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민원에 대한 행정의 대응메뉴얼(사용설명서)이 있다면 좋겠다. 지역 곳곳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제보해주는 것은 행정업무에 유익하다. 그들에게 인센티브는 제공하지 못하더라도 ‘불만과 불신’을 갖게 해서는 안될 일이다. 표준 대응메뉴얼을 마련하고 적어도 그대로 조치하도록 한다면, 또한 향후 조치결과에 대한 만족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지역사회가 되지 않을까.

이런 부분을 잘 하는 시장이 ‘시민의 시장’이다. 천안행정은 각 분야에서 일하는 담당자가 있고 2조원대의 예산이 받쳐주고 있다. 부서장(과장)과 국장, 최종 실무라인인 부시장까지 있다. 시장이 없어도 원활히 돌아간다. 그렇다면 시장이 해야 할 일은 시민과 행정의 가교역이며, 부족한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하는 일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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