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피부과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범국가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철저한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비롯해 공공장소나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착용도 요구되고 있다. 의료기관이나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마스크 미착용 시에는 출입도 제한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고 착용시간이 늘면서 얼굴의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온종일 마스크를 착용한 뒤 볼이나 코, 입 주변 등으로 붉은 반점, 가려움증, 뾰루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고온다습 환경이 피부 트러블 유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 마스크 안의 습도가 높아지면서 피부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나 KF80, KF94 마스크는 외부 공기가 안으로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강력한 차단 효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마스크를 장기간 사용하면 마스크와 피부 사이 공간에는 높은 습도가 지속되게 된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말을 많이 하는 경우라면 습도와 온도는 더더욱 높아진다. 그런 환경에서는 세균 번식이 보다 쉬워지고, 피지 등 피부 노폐물 분비도 더 많아져 피부 트러블이 잘 발생할 수 있다.
합성섬유가 피부염 유발
마스크의 재질과 성분에 따라서 접촉성 피부염 등 피부염도 유발된다. 특히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등의 합성섬유와 접착제로 만들어지는 1회용 마스크들의 경우 지속적으로 장시간 피부에 닿을 경우 피부장벽 손상으로 이어져 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다. 이에 더해 화장을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 노폐물과 화장품이 뒤섞여 모공을 막아 여드름, 모낭염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 착용 피하고, 화장은 옅게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 트러블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과 주의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마스크의 연속적인 장시간 착용은 피하고, 착용할 때에는 평소보다 가벼운 메이크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화장품 사용 시 유분과 밀폐력이 높은 제품은 피하고, 메이크업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여유가 있을 때는 마스크를 벗고 피부에 휴식을 주고, 안쪽이 오염된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말고 그때그때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스크 내부 습기로 인한 트러블이 우려된다면 습기 방지용 필터가 장착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마스크에 습기가 차기 전에 마스크를 교체해주는 것이 증상 개선에 좋다. 마스크의 재질도 살펴보고, 합성섬유로 제작된 1회용 마스크는 접촉성 피부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저자극 보습제로 피부 진정
마스크를 장기간 사용하고 귀가한 후에는 예민해지고 지친 피부를 진정시키기 위해 적절한 저자극 보습제를 도포해주면 좋다. 또한 세안 시 너무 강한 자극도 피부 장벽을 더 손상시켜 피부 트러블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충분한 휴식과 수면, 건강한 식습관으로 피부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도 피부 트러블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 같은 마스크 사용 시 주의사항들을 잘 지켰음에도 피부 트러블이 계속 이어질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시 경구약이나 국소 도포제 등을 처방받아 치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