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노조는 10월15일부터 파업을 시작하고 유성기업 서울사무소에서 점거 농성을 벌여왔다. 그러다 지난 11월22일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노무를 담당하는 김모 상무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조파괴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유성기업 서울사무소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유성기업 노조는 ‘회사 임원 폭행사건’이 벌어지자 공식 사과하고 46일만에 농성을 해제했다.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11월29일 언론사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폭력사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런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한다. 당사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며 사과했다. 이와 함께 “사측에서 지난 8년간 저질러 온 노조파괴공작, 직장폐쇄, 불법폭력, 용역투입, 대량해고, 인권유린 등으로 발생한 노동자의 죽음과 사측의 불법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상황도 함께 조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40일 넘는 파업과 농성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금속노조와의 교섭에는 나서지 않으면서, 제3노조(사측노조)와는 수차례 교섭했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 분노한 노동자들이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며 1~2분 안에 상황이 종료됐고, CCTV 상에서도 입증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다수 언론이 1시간 동안 폭행했다는 ‘거짓뉴스’를 전하며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그동안 사측이 저지른 불법과 노동자들에 대한 고통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충남경찰청은 11월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 발생 직후 아산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전담수사팀 3개팀 20명으로 확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CCTV를 분석하고, 목격자 및 관련자 19명 진술 등을 통해 폭행에 가담한 7명과 경찰과 소방관의 진입을 저지한 5명의 신원을 확인해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며 “이번 폭력사건을 매우 중대한 범죄로 보고 철저히 수사해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들이 출석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엄중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에서는 본청 정보화장비기획담당관(총경 김호승)을 단장으로 감사, 생활안전, 수사, 경비, 정보 등 13명으로 특별 합동감사팀을 편성해 경찰 초동조치 단계에서의 문제점 등 직무감사를 통해 경찰 대응 전반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라며 폭력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성기업의 불법과 노조파괴 진실 덮이면 안 돼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유성지회)는 아산공장에서 벌어진 불상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불필요한 갈등과 충돌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유성기업지회가 ‘노조파괴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40일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음에도 제대로 교섭이 이뤄지지 않은 반면, 제3노조(사측기업노조)와 단기간 수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하자 금속노조에 대한 사측의 노골적인 배제와 차별에 조합원의 분노가 폭발 직전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유성기업지회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당일 상황은 우발적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와 조합원들 모두 당일 당사자인 김 상무가 아산공장에 들어온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조합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소수의 인원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김 상무가 공장에 들어선 것을 목격한 조합원들이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강하게 이를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불상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1시간에 걸쳐 상황이 벌어졌다는 보도는 모두 거짓뉴스 라며, CCTV를 이미 확인한 경찰도 상황은 2~3분 사이라 확인했으며, 충돌은 1~2분 만에 정리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성지회는 노무담당 임원 김모 상무에게 분노의 화살이 향한 상태에서 이번 불상사가 발생했지만 책임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번 일로 유성기업에서 벌어진 노조파괴의 진실이 덮이거나 왜곡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조합원 대상 고소?고발 1300건
유성지회 조합원들은 8년째 노조파괴로 인한 탄압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는 노조파괴 전문업체인 창조컨설팅과 유성기업, 현대차가 결탁한 결과로, 당시 공격적 직장폐쇄, 용역투입, 회사가 주도한 제3노조 설립 등 사측의 불법행위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폭력이었지만 이런 사실을 언론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유성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8년 동안 34명을 해고했으며, 조합원 수백 명을 징계했는데, 이는 사법부의 판결을 통해 불법으로 판결났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노조파괴 행위를 계속했고, 작업현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노동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유성지회에 따르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이 1300건이 넘는다. 회사는 무혐의 판결이 나와도 고소·고발을 다시 넣는 무리수를 썼고, 징계를 멈추지 않는 등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는 상상을 초월했다고 폭로했다.
노조측 이야기도 들어달라
유성지회는 사측의 8년째 지속적인 노조파괴로 조합원들은 심각한 정식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유성지회에 따르면 2016년 노조파괴로 한 조합원이 죽음을 택했고, 현재도 정신건강 악화를 호소하는 조합원들이 수십 명이며, 이미 산재 승인을 받은 조합원도 9명에 이른다.
2016년 3월에 세운 ‘유성기업 괴롭힘 및 인권침해 사회적 진상조사단’이 2017년 1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괴롭힘을 경험한 조합원이 네 명 중 세 명인 67.6%에 이른다. 사회경제적 건강지수(웰빙지수) 조사 결과도 심각한데 잠재적 스트레스 군이 93%이고, 이중 죽음에 이를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 조합원들까지 있는 상태다.
유성기업지회는 8년에 걸친 노조파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월15일 ‘유시영 회장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45일이 지난 지금까지 유시영 회장과의 직접 교섭은 이루지 못한 채 농성이 장기화된 것이다.
유성기업지회는 사측에 대해 “노사간 교섭과 대화를 통한 노조파괴 사태 해결을 바란다”며 “경영진은 조합원들을 극한의 고통으로 몰지 말고 노조파괴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지난 2~3일간 (유성기업 임원 폭행사건에) 할애한 지면과 시간만큼 노동자의 피해상황과 고통을 보도했는가”묻고 “이번 불상사가 이토록 보도가치가 높고 주목할 사건이라면 지난 8년간 유성기업에서 발생한 사측의 불법, 폭력, 인권유린, 노동자의 죽음, 재벌과 관계 당국의 공조와 갑질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