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두달여 앞두고, 새누리당 천안갑선거구가 내홍을 겪고 있다.
내홍의 진원지는 갑선거구의 새누리당 예비후보 박찬우(56)와 김수진(49)에게서 시작됐다. 이들은 공천경쟁을 해야 하는 이유로 같은 편이기에 앞서 ‘적’과 같은 상황. 지난해 7월 천안갑 조직위원장 경선이 끝난 뒤 김수진 예비후보는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내용은 ‘국방의 의무중 아들문제는 아버지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내용이었다. 바로 박찬우 예비후보의 아들이 ‘제2국민역 병연처분’을 받은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아파서 못간 것이지만, 비리혐의라도 있는 듯한 발언을 두고 박 예비후보가 발끈, 동남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기자회견도 갖고 “혈소판감소증을 앓고 있는 아들의 병역면제를 마치 비리가 있는 것처럼 SNS나 문자 등 지속적으로 유포하고 있다”며 문제삼았다. 이후 김수진 예비후보가 조사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지난 1월12일 김수진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박찬우 예비후보의 자서전 ‘노정’에서 언급한 내용을 근거로 재차 병역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선출직에 나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의혹이 제기됐다면 설혹 인권침해 우려가 있어도 기꺼이 감수하고 국민에게 해명해야 한다”며 공천경쟁의 2차전을 알렸다. 그가 의문을 삼은 건 3가지. 일부 언론에 의해 이같은 의문이 번져나가자 박찬우 예비후보는 1월21일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상대후보가 사실관계 확인없이 ‘아니면 말고’식의 흑색선정을 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모든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오늘 이후로 더 이상 가슴아픈 가족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수진의 의혹과 박찬우의 해명을 문답식으로 정리하면,
기자회견하는 김수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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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하는 박찬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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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아들이 15세에 기능이 정상이라고 의사가 확진했는데, 2012년에는 아파서 제2국민역 병역처분을 받았고, 바로 1년만에 완쾌돼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말인데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박/ 2006년 6월 최초 징병검사에서 재검판정을 받고 이후 6개월 간격으로 6년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검사받은 결과 만성 특발성혈소판감소증으로 진단받았다. 2012년 병무청에서 심사위원 전원합의로 5급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관련 진단서 5종기록 공개)
김/ 아들이 올린 SNS를 보면 음주와 다량의 인스턴트 식품, 육류 등을 섭취하며 일상생활을 해왔고 힘든 해외여행도 즐겼다고 한다. 병역법상 6개월 추적조사를 받는 때에도 버거, 도넛 등 전투적 식사를 했다든가 와인을 계속 마셔 해롱해롱 했다는데.
박/ 환자라고 해서 먹지 말라는 것을 항시 엄격히 지킬 수가 있는가. (혈기왕성한 젊은이가) 때론 피자도 먹고 와인도 마시며 잠시 일탈하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김/ 2006년 신체검사 결과의 수치와 2012년 재검 시기별 PLT 수치가 어떻게 변하였는지 밝혀야 한다.
박/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혈소판 검사결과 2006년 12월 9만1000이었고 2008년 8월 7만9000, 2009년 8월 8만7000, 2010년 10월 9만8000, 2011년 9월 9만, 2012년 7월 7만4000으로 6년동안 반복적인 검사결과 혈소판 수치가 계속 10만 미만으로 나왔고 행정안전부 제1차관 임명시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에서 검증받은 사실도 있다.
논란의 빌미가 된 박찬우 예비후보의 자서전, 노정.
박찬우 예비후보는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희귀병을 앓고 있는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구만리같은 아들의 장래에 약점을 공개하는 심정은 침통하기 그지없다”며 “자서전에 쓴 ‘아들의 기능이 정상이 됐다’고 기술한 것은 아버지로써 아들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것으로, 아들의 조혈기능이 남들과 달리 약하지만 생활하는데 이상이 없음을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