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8’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78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구 획정은 아직도 결정되지 않았다. 한개 선거구가 증설될 것으로 보이는 천안시는 더욱 혼잡하다. ‘갑구’와 ‘을구’를 가진 천안은 아직 존재하지도 않은 ‘병구’를 선택한 예비후보도 있고, 상황에 따라 병구를 선택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게다가 안철수신당으로 불리는 ‘국민의당’은 가시적으로 드러내놓고 있지 않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주공산되는 갑구 ‘해볼만 하다’
현재 천안갑선거구는 3선 양승조(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박찬우·김수진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에는 이규희·한태선 예비후보가 각각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하지만 병구 증설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양승조 현역의원은 일찌감치 ‘병구’를 선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갑구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될 것으로 보여지며,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당선가능성을 점치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갑구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현재 2명. 박찬우 예비후보는 제1차관 출신으로, 2014년 천안시장 후보로 경쟁하다 공천경쟁에 밀려 도전을 접어야 했던 그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다시 나서면서 “당리당략보다 민생을 먼저 챙기는 참된 정치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천안갑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박 예비후보는 풍부한 국정경험과 중앙에서 쌓은 정관계 인맥은 국가예산 확보와 지역발전에 강점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갑지역구에 나선 또하나의 인물은 김수진 전 새누리당 대표특보. 박 예비후보와 공천경쟁하게 된 그는 획기적인 공약을 들고 유권자의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의 대표공약은 천안에 관람객 2000만명을 목표로 하는 세계반려동물테마파크 조성, 대한민국의 아이비리그로 발전해나갈 교육특구 조성, 56조 자산의 주거복지공사 설립·유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규희·한태선씨가 예비후보자로 등록,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규희 예비후보는 노무현대통령후보 천안갑선대위원장과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며, 한태선 예비후보는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낸 바 있다. 이들은 이미 천안시장 후보와 국회의원 후보로 활동하며 지속적으로 지역정치인으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어떤 인물을 내세워 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지 드러나지 않은 형국으로, 알려지기로는 의사출신의 송모씨가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만 6명인 을구
먼저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공천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천안시의회 의장까지 지냈던 이정원 예비후보는 일찌감치 향후 증설될 것으로 보이는 ‘병선거구’에 나설 것으로, 그를 차치하고서도 5인의 공천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의사 출신인 박중현 예비후보는 천안시의회 의원을 2년 맛본 상황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해 낙마한 후 지속적으로 천안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고 있는 인물. 대부분 50·60대 도전자 중에서 30대의 ‘젊은 보수’를 부르짖는 김원필 예비후보는 현재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과 충남도당 청년창업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치가 싫다고 외치는 그는 “그래서 정치판을 뒤집기 위해 나섰다”고 했다.
여기에 도의원 출신인 정종학 천안을 당협위원장과 최민기 전 천안시장 후보가 가세했다. 정종학 위원장은 발전에 소외된 서부역세권과 북부4개읍면을 살리는데 힘을 쏟겠다며 해당지역의 유권자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고, 최민기 예비후보는 엄마의 마음으로 국민을 돌보고 천안의 신성장동력 마련과 함께 진정으로 일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약속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장석영(50)씨는 천안 갑·을 통틀어 유일한 여성임을 강조, ‘엄마 국회의원의 유쾌한 정치혁명을 기대하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특임장관실 장관정책보좌관과 한나라당중앙위원회 여성분과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과 함께 제12대 국회의원 비서로 출발해 19대까지 비서관·보좌관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초선인 박완주 현역의원만이 예비후보자로 나선 상황. 길환영 전 KBS사장이 지난해 12월4일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가 곧 ‘정치현실’에 부딪쳐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무소속으로는 민주당의 터줏대감이던 정재택(64)과 도의원 3선출신의 정순평 전 한국폴리텍4대학 학장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을지역구 예비후보자중 가장 나이가 많은 정재택 예비후보는 연륜과 그가 항상 주창해온 철인정치를 내세우고 있으며, 자천 ‘국민의당’을 통해 도전자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순평 예비후보도 무소속으로, 이들중 가장 마지막인 1월20일 조용히 천안 서북구선관위를 찾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국민의당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을구는 최한규, 병구는 이창수와 정순평씨가 나설 수 있다”고 귀띔했다.
여하튼 각 정당에서 경쟁을 통해 공천받은 자들이 대표주자로 나서 최종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병선거구 증설여부에 따라 후보이동 등 다양한 변수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