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에서 진기록이 나왔다. 하나의 조례안 심의에 6시간을 보낸 것이다.

2015년 12월4일은 총무환경위원회 전종한(위원장), 김연응, 유영오, 김영수, 정도희, 이종담, 김은나 소속의원들에게 잊지 못할 밤이 됐다. 문제의 조례안은 ‘천안시 시정홍보 활성화를 위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자정(12시)을 넘겨 자동산회, 의장직권으로 넘어갔지만 7일 의장은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의원간 갈등양상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시행정이 강한 의지로 브리핑실 개선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주명식 의장 외 8인이 공동발의한 제12조에 3항(신설)에는 ‘기자회견이 있을 때에만 개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기자회견을 하려는 자는 사전에 브리핑실 사용승인신청서를 작성하되, 긴급한 사항에 대해서는 예외로 했다.

주명식 의장 “일단 시 개선안 지켜보겠다”

제안이유는 8층에 설치된 브리핑실이 일부 언론사의 상시점유로 각종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점. 이를 개선해 이용자와 언론인 누구나 브리핑룸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상임위원회에서 유영오·김영수·김연응·정도희 의원은 한결같이 ‘부결’을 주장했다. 7명중 4명이 반대를 표명한 것이다. 언론취재편의를 해치는 것은 언론탄압으로 볼 수 있다는 이들은 ‘상시개방’ 외 어떤 방식도 거부의사를 밝혔다.

반면 주일원 의원은 “기본적으로 공감하지만 12개 언론사가 브리핑룸에 상주하며 정보와 광고비 등을 독점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이번 조례안은 오히려 시민알권리도 넓히고, 건전한 언론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례개정안의 취지가 일부 언론에 대한 탄압이 아닌, 그들의 독점적 폐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고육지책임을 강조했다.

전종한 상임위원장은 주일원 의원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했으며 이종담·김은나 의원은 반대근거가 명확치 않다는 이유로 보류입장에 섰다. 
결국 밤 11시45분경 김연응 부위원장이 회의를 진행, 반대의원들과 ‘부결’처리한 후 의회를 빠져나갔지만, 잠시 자리를 비웠던 전종한 위원장이 무효처리하는 헤프닝도 있었다. 심의는 자정(12시)가 넘어가면서 자동 산회됐다.

7일(월) 본회의장에는 반대입장이거나, 공개표결에 부담을 느낀 의원들이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병원에서 맹장수술을 앞둔 박남주 의원까지 의회를 찾아 과반수 성원을 이뤄 회의를 진행했지만 관련 조례는 상정하지 않았다. 본회의 처리를 고심 끝에 참은 주명식 의장은 “파행적 브리핑실룸 운영을 개선하겠다는데 왜 의원들이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시가 6일 합리적 개선안을 약속했기에 한번 믿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