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영 천안시장이 내건 99개 공약중 61번째에 해당되는 ‘명품호수공원 조성’.
이 사업은 한마디로 물건너갔다. 지난 11월26일 천안시가 ‘사업방향 전환’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중간보고회를 거치고, 아직 최종용역보고회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 그만큼 전환의지는 확고하며, 명품호수공원 대신 시는 2016년부터 수변생태체험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2016년 상반기부터 수변생태체험공간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하반기부터 연차적으로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수변생태체험공간 조성방향은 호수공원의 규모를 중·소형으로 줄이고 지역별로 안배해 해당지역의 삶의질과 발전을 높여가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천호지와 청수방죽은 나무데크나 주차장 등 일부 시설보완을 했으며, 업성저수지와 용연저수지는 아직 문화·편의시설이 전무한 상황이다.
시 산림녹지과 나시환씨는 “명품호수공원 사업이 전환된 지금, 12월 중순경으로 잡힌 최종용역보고회는 기존 생태하천과 수변공원을 연계하는 시설보완, 신규조성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논의될 예정”이라며 “해당 호수의 지역적 특징 등을 담아 산책로를 조성한다든가 편의시설, 수질정화시설 등이 설치될 것”이라고 전했다.
무리하게 추진않는 건 ‘그나마 다행’
천안 목천 용연저수지.
공약에서는 호수공원 사업을 2015년부터 2022년으로 잡고, 호수공원 내 문화·예술공연, 조경, 운동,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려 했다. 구 시장은 뉴욕 센트럴파크나 영국 하이드파크, 한국의 서울숲공원처럼 도시의 먼 미래를 내다보는 천안의 대표적인 공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사업비를 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구본영 시장의 가장 상징적이고 중요한 공약. 그러나 무산시킨 걸림돌은 어디서 튀어나왔을까. 시는 일산, 광교, 세종시 등 대표적인 호수공원들이 대규모 신도시 개발계획에서 시작됐음에도 현재 호수공원 관리예산으로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 점에 주목했다.
그동안 외부전문가나 시민단체, 시민들 또한 기존 실패사례를 따르는 것을 우려했다. 의회에서도 오히려 같은 정당 출신의원들이 반발했다.
김선태 의원은 “재정압박에도 반드시 시행해야 할 사업인가”를 묻고, 황천순 의원은 “원래부터 랜드마크로 자리잡지 못한 호수공원은 의미가 없으며, 진행하더라도 도시개발사업과 함께 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내부검토 결과 더 큰 문제는 호수공원 신규조성때 유지수 확보를 위한 수원이 없다는 것과, 조성 후에도 공원관리를 위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명품호수공원이 무산되면서 구본영 시장의 주요공약이 허투루 발표되지 않았겠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천재지변이나 피치못할 변화요건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수준의 예측이 가능한 재정부담이나 유입수, 수질개선이 문제가 된 것은 그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후보시절 무리하게 내건 공약을 고집스럽게 추진하지 않고 사업방향으로 전환한 것은 그나마 현명한 일이지만, 구본영 시장 본인이 직접 시민 앞에 이해를 구하지 않은 것 또한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