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어 차갑게 식으면서 기묘한 모양의 검은 바위가 된다. 거친 파도가 바위 위로 자신의 몸을 내던지며 흰 물보라를 일으킨다. 물보라는 검은 바위에 수없이 자신을 부딪치며 흔적을 남긴다. 긴 시간의 흔적이 우리네 인생과 같이 느껴진다.>
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 임양환 교수가 14일 개인전시회를 열었다. 장소는 천안 목천읍에 위치한 구운돌 아트스페이스. 바로 자신이 운영하는 갤러리에서 11월28일까지 2주간의 전시나들이를 시작한 것이다.
2012년 12월 개관전에서 자신의 여덟번째 개인전 ‘겨울이야기’를 가진 바 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그는 ‘The Sea’라는 바다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2013년과 2014년, 대학에서 안식년이 주어져 제주도에 있었죠. 그곳에 머물면서 찍은 바다사진중에 15점을 이번에 전시하게 됐습니다.”
전시용 사진 외에도 그는 사라져가는 테마를 찾아 카메라와 동영상에 담고, 또한 책자발간용으로 ‘아, 이런 곳이 있었나’ 생각하게 만드는 멋진 풍광들을 담아냈다.
제주도에서 바라본 바다는 더 이상 일상에서 보여지는 바다가 아니었다. 수천년 흘러온 역사와 함께 수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었다.
파도가 때론 격하게 바위를 때렸다. 까만 바위는 흡사 사람같은 형상. 파도의 모진 매질에도 꿋꿋이 버텨내는, 바위는 바로 사람이자 굳건한 나 자신의 모습이었다.
겹겹이 쌓인 시간속의 바다를 찍기 위해 짧게는 30초, 길게는 3분 카메라의 시간을 함께 열었다.
개관전의 ‘겨울이야기’는 구운돌 아트스페이스의 바로 아래 용연저수지의 겨울풍경을 담아냈다면, 이번 ‘바다이야기’는 멀리 제주도의 낯선 풍광을 과거로 끌어들여 인생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풀어낸 것이다.
아내 김혜경씨는 이화여대를 나온 도예가. 18년 전 이곳 구운돌에 공방과 갤러리 공간을 마련하고, 순수창작예술을 하는 작가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하게 된 이들 부부.
지금 삶에 힐링을 원하시는 분,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을 좇고자 하는 분, 무엇보다 삶이 권태로와지는 위험을 느낀다면 바로 구운돌을 찾아 ‘바다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