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과 23일 천안시의회에서 시정질문이 있었다. 주명식 의장을 제외한 21명의 의원 모두가 참여해 87건의 시정질문을 내놨다.
이번 시정질문은 추석연휴를 2~3일 앞둔 상황. 이 때문인지 질문일정도 짧았고 질문내용도 큰 화제성 없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됐다.
전 시장의 욕심?
“천안시 지방채무가 이근영 시장 시절인 민선1·2기 377억여원에서 성무용 시장때인 민선 3·4·5기 1693억원으로 늘어난 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박남주(새정치연합) 의원이 민선기간별 천안시 지방채무를 물었다. 또한 성무용 시장때 공약사업이 민선6기로 넘어온 것은 어떤 것들인지도 물었다. 시는 천안삼거리복지타운 건립, 동서연결도로 개설, 문화광장조성사업, 천안야구장 조성, 북부스포츠센터 건립, 직산 삼은리 체육공원 조성 등 6개사업(3333억원)이 넘어왔으며, 임기 이후 소요액은 1208억원으로 산출했다. 여기에 지방채무와는 구별해 성시장때 BTL사업을 추진, 20년동안 매년 130억원 정도의 채무를 갚아나가야 하는 2300억원의 부채가 발생해 있다.
이같은 답변을 듣고 박 의원이 불만을 표출시켰다. 전 시장이 욕심껏 벌여놓은 사업들을 현 시장이 생색도 못내고 청소(마무리)해야 한다는 것. 그런 이유로 현 시장은 새로운 공약사업들을 개발하고 추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의 지적은 구본영 현 시장이 하고싶었던 말일 수도 있다.
성무용 시장때 천안시세가 급격히 커지면서 필요한 사업들이 많아졌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인구 50만 이전과 이후의 도시형태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성 시장은 ‘적기에 해야 할 사업들’로 보고 추진했지만 의회에서조차 찬찬히 따져보지 못하고 통과시켜준 사업들이다.
박 의원은 “남겨진 빚과 이어가야 할 전직시장의 사업이 안전재정에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구본영 시장은 새로운 사업보다 꼭 필요한 사업만을 처리해나가는 지혜로 재정안정화에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모든 사업이 적기가 있는 것이고 차기시장을 배려하기 위한 사업과 사업비용을 둔다는 것도 맞지 않지만, 천천히 해도 될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려 하지는 않는지 시행정이 거르고, 다시 시의회가 제대로 검토해 판단해야 하는 것이 원활한 수순이다.
작은도서관 ‘취지만 좋았나’
엄소영 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받아낸 시의 답변은 작은도서관 이용이 극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규모가 제법 큰 도서관의 이용율은 높은 편이다. 올해 8월까지 이용율을 보면 중앙도서관이 17만9850명, 아우내도서관이 6만7450명, 신방도서관 42만7280명이다. 또한 쌍용도서관이 42만3187명, 두정도서관 59만9159명, 성거도서관 4만3887명, 도솔도서관 29만3988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7개 작은도서관의 전체이용자는 겨우 8764명 뿐이다. 풍세도서관이 133명으로 제일 적고 목천도서관이 2779명으로 제일 많다. 시내권인 신안동, 일봉동, 성정2동 작은도서관도 기껏해야 200명 남짓에 머물렀다. 이들 17개 도서관에 33명의 인력과 5억원 넘는 예산이 소요, 시행정이 강조하는 예산 대비 효율성도 크게 못미친다.
한때 ‘책읽는 나라가 부강하다’며 도서관 건립열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시민의 세금으로 지역마다 지어놓은 작은도서관은 수년이 흘렀어도 제 기능을 못한 채 오히려 ‘예산낭비’라는 지적에 직면해 있다.
‘도서관만 지어놓으면 책을 읽겠지’ 하며 안일하게 생각했던 사업은 아니었을까. 시의회는 수년 전부터 더 많은 도서구입과 다양한 이벤트로 도서관을 찾는 방문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먼저 시범사업으로 이용현황을 파악하고 활성화 체계를 갖췄어야 옳았다는 주장이다.
다양한 마을만들기사업 왕성
‘마을만들기 사업’이라는게 있다. 주민 스스로 자신들의 마을을 보다 발전시키는데 있다. 마을의 소득증대, 복지·문화수준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특히 취약한 생활여건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전종한 의원의 질문에 천안시도 국비 7억8700만원, 도비 3억6000만원을 포함해 모두 21억3500만원을 갖고 추진하고 있음을 알렸다.
여기에는 많은 부서에서 각각 다양한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건설도로과는 ‘살기좋은 희망마을만들기’라는 이름으로 1억2000만원을 책정했다. 광덕면 광덕2리는 호두를 이용한 성거읍 모전1리는 향후 소득사업과 연계한 마을브랜드 홍보를, 북면 연춘1리는 쌀을 이용한 향토음식개발을, 그리고 동면 화덕1리는 하천변 꽃길을 조성하기로 했다.
농업정책과는 ‘색깔있는 마을’과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색깔있는 마을은 2011년 13개마을을 시작으로 모두 29개마을에 농촌현장포럼을 실시하고 있으며, 녹색농촌체험마을은 2013년 3개마을, 2014년 2개마을에 마을마다 3억원씩 투입해 마을의 체험·휴양공간을 조성했다.
이들 부서 말고도 도시재생과는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2015년 성황동 8-27 일원에 대해 기반시설사업, 골목길 환경개선사업, 마을가꾸기 사업 등을 전개했고 자치민원과는 안심마을만들기를 통해 시범마을로 지정된 원성1동 전체에 대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경제과 또한 ‘마을기업육성’이란 이름으로 1억원의 사업비를 갖고 지역공동체 중심의 마을기업 2개 발굴·육성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인기최고는 ‘요가’
이준용 의원은 각 읍면동에서 운영되고 있는 주민자치센터 현황을 물었다.
천안시는 29개 읍면동에서 321개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176명의 강사가 뛰고있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은 무척 다양하다.
노래교실, 오카리나, 요가, 헬스, 댄스스포츠, 건강댄스, 농악, 게이트볼, 사물놀이, 배드민턴, 서예, 단소, 단학, 제과제빵, 통기타, 한글, 일어, 밸리댄스, 한국무용, 중국어, 폼아트, 예쁜글씨, 라인댄스, 미술, 챠밍댄스, 수필, 영어, 일본어, 에어로빅, 웃음치료, 토탈공예, 기타, 다이어트댄스, 생활영어, 포크기타, 사군자, 독서지도, 국선도, 탁구, 서양화, 합창반, pop글씨, 어린이밸리, 국선도, 오물조물만들기, 방송댄스, 웰빙댄스, 문인화, 다문화강좌, 훌라댄스, 사주와건강, 리본공예, 태극권, 꽃꽂이, 기공체조, 우쿨렐레, 시니어에어로빅, 난타, 이야기명심보감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뭘까. 댄스스포츠는 20곳에서 26개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노래교실 또한 19곳에서 가르치고 있다. 댄스스포츠와 노래교실 인기가 대단하지만 ‘요가’를 따라올 수는 없다. 요가는 25곳에서 64개반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운동기구 ‘이용효율성 낮아’
장재천변을 가끔 지나가다 보면 그곳에 설치된 운동기구가 이용되고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용곡동 현대아이파크 앞에도 설치돼 있지만 활용되는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북면 은석산에도, 원성천변에도, 주공7단지 등에도 있지만 누가, 언제 이용하고 있는지 찾아보기가 어렵다.
천안 관내 운동기구는 과연 얼마나 설치되어 있을까. 김각현 의원은 운동기구 설치현황과 관련예산 등을 물어 시의 답변을 얻어냈다.
답변자료에 따르면 천안 관내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1269개에 이른다. 근린공원에 254개가 있으며 등산로 246개, 어린이공원 388개, 그리고 기타지역에 381개가 설치돼 있는 것. 이들을 유지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년간 2억원 안팎.
운동기구를 보면 평행봉 139개를 비롯해 역기 91개, 윗몸일으키기 127개, 팔굽혀펴기 39개, 등지압기 49개, 공중걷기 102개, 달리기 59개, 파도타기 90개, 어깨근육풀기 94개, 노젓기 40개, 허리돌리기 213개, 다리펴기 78개, 기타 139개로 나타났다.
굳이 많은 예산을 들여 이런 시설들을 관내 곳곳에 설치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지만, 이용여부를 정확히 따져보지도 않고 굳이 그렇게 촘촘히 설치해놓아 먼지나 쌓이게 둘 필요가 있었는지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한 허리돌리기나 등지압기, 어깨근육풀기 같은 것 외의 기구는 그리 필요없다는 반응도 더러 있었다.
공중화장실 설치 ‘늘어난다’
공중(간이)화장실 설치가 늘어날 전망이다.
황천순 의원의 시정질문에서 나온 천안시 답변에 따르면 현재 공중화장실은 관내 88개가 설치돼 있다. 공원에 12곳, 체육시설에 8곳, 기타지역에 68곳이 설치돼 이용중에 있다.
기타지역에 설치된 화장실은 신안동 1곳 외에는 모두 자연발생유원지에 있다. 광덕면이 28곳으로 제일 많고 북면이 18곳, 성거읍이 15곳, 목천읍 6곳에 이른다.
그간 화장실 설치민원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읍면동 연두순방에서 주민대표들은 연신 공중화장실 설치를 요구했지만 ‘관리상’의 문제로 퇴짜를 놓은 것이 시행정이었다.
공식적으로는 지난 5년간 15개의 요구가 접수돼 5곳을 설치하고 5곳은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양해를 구했다. 나머지 5곳은 2016년도 예산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시는 화장실 설치요구가 주로 다중이용시설이나 자연발생유원지 등이라며 공중화장실 설치를 확대·추진해가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를 위해 향후 공중화장실 설치와 관련한 읍면동 수요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