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저 고기좀 봐.”
“어디, 어디…. 와우, 장난 아니게 크네.”
불당초등학교 앞 장재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 한쌍의 연인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오후 2시쯤 됐을까. 햇살이 따사로이 비치는 초가을, 20대 남녀는 그렇게 한참을 서성이며 하천을 바라보았다.
역펌핑 등으로 유수량이 많아진 천안천, 원성천, 장재천은 예전에 없던 고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장재천은 팔뚝만한 고기가 더러 하천을 유영하며 떠다닌다. 커다란 고기를 잡고싶어 하는 사람들로 잠깐 몸살을 앓던 장재천. ‘낚시금지’라는 푯말까지 세워놨다.
“내 어릴 적에는 하천에서 멱도 감고, 고기도 많이 잡았지요.”
60 나이에 가까운 분들은 어릴 적 원성천이나 천안천에서 발가벗고 멱감던 추억을 간간히 이야기한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그 시절, 송사리나 좀 더 큰 물고기들을 잡는 것은 재미와 함께 한끼 맛난 식사거리도 될 수 있었다.
“어쨌든 도심하천에 물고기가 산다는 건 즐거운 일이야. 사람만 바글바글 사는 도시보단 물고기가 함께 사는게 좋지 않겠어.”
붕어·동자개·대농갱이가 사는 원성천
지난 14일 오후 4시쯤 되자 유량동 단비(음식점) 앞 하천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오후 5시가 되자 원성1동 7개 단체장 등이 모두 모였다. 토종어류 4만마리를 방류하는 행사를 가졌기 때문이다.
치어들은 논산에 위치한 충남 수산연구소 내수면개발시험장에서 길러진 것들로 붕어, 동자개,대농갱이 등 우리나라 대표 토종어류들이었다.
간단한 행사취지를 밝힌 후 단체장들은 치어들이 담긴 비닐주머니를 풀었다. 4만마리의 치어들이 일시에 물길을 타고 흘러내려갔다. 이들 치어들은 원성천 물길을 타고 자신들의 삶터를 스스로 정해 살아갈 것이다.
천안천과 함께 도심하천을 양분하는 원성천. 얼마 전만 해도 악취로 진동하는 메마른 하천이 시행정과 주민들의 노력으로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치어방류행사를 통해 원성천은 어족자원도 더욱 늘어나고 생태계의 다양성과 복원기능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