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1년의 또다른 이름이다. 하지만 천안시민에게만 해당되는 또다른 365가 존재한다.
바로 1인1일 급수량이다. 천안시민 각자가 매일 365리터의 물을 사용한다는 말이다. 쉽게 말해 1.8리터짜리 200병을 쓰고도 3병을 더 쓴다.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자. 제품의 원료 취득에서 제조, 유통,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 사용되는 물의 총량과 잠재적 환경영향을 모두 정량화한 ‘물발자국(water footprint)’으로 살펴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가 먹는 커피 한잔에 131리터의 물이 필요하며 피자 한판은 1259리터가 소비된다. 소고기 1㎏에는 무려 1만5415리터가, 초콜릿 1㎏에는 1만7196리터가 필요하다. 놀랍기만 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50 환경전망 보고서’는 우리나라를 OECD 회원국 중 물 부족현상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분류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연간 이용가능한 수자원량이 1453㎥로, 세계 153개국 중 129위.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다
물 아껴쓰는 지혜 ‘주인의식 갖자’
인천 서구의 경우 ‘텐텐(10-10)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시민 각자가 물사용량의 10%를 절감하면 하루 수돗물 10만톤을 절약할 수 있고 이는 하루 1억1500만원, 1년이면 400억원이 넘는 물값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 부족 상태가 심각한 로스앤젤레스(LA)는 2017년까지 현재 물 사용량의 20%까지 강제적으로 줄이는 절수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천안시 맑은물사업소 또한 물 아껴쓰기를 실천하도록 홍보에 나선다.
4월27일 정례시정브리핑에 나선 맑은물사업소는 물절약 홍보팜플렛 8000매를 제작해 5월부터 시민들에게 배부하고, 2000개의 절수기를 저소득층에 보급하기로 했다.
물 절 약 실 천 수 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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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수형 변기수조를 설치합시다.
-설거지나 야채 등 음식재료를 씻을 때는 설거지통을 이용합시다.
-수도꼭지에 물조리개를 부착하고 절수기를 설치합시다.
-샤워시간은 반으로 줄입시다.
-양치할 때는 물컵을 사용합시다.
-샤워헤드를 절수형으로 바꿉시다.
-빨래감은 한번에 모아 빱시다.
-세탁기의 수위는 알맞게 조절합시다.
-헹굼은 적정횟수, 마지막 헹굼은 재이용합시다. |
맑은물사업소는 물 절약운동의 일환으로 화장실 양변기 절수형 교체, 절수기기 설치, 세탁기·식기세척기 교체때 절수형 상품구입, 일반수도꼭지에 절수기기 설치를 포함한 3대 실천운동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관내에서 절수를 잘 하고 있는 나사렛대학교를 소개하면, 제2창학관 화장실을 가면 수도꼭지부터 다르다. 수도꼭지인데도 물을 틀으면 샤워기처럼 나오는 기능을 달고있다. 이로 인해 충분히 손을 씻을 수 있으면서도 물의 양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수도꼭지에는 ‘절수’라는 이름도 붙어있다. 맑은물사업소를 운영하는 천안시청도 수도꼭지의 물낭비가 심한데 말이다.
한편 수돗물이 낭비되는 요소로 ‘누수’에 따른 영향도 크다는 것이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상수도 급수량 가운데 10% 이상이 상수관의 노후로 인해 낭비되고 있다는 통계는 새로운 수자원 개발 못지 않게 기존자원의 보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천안시 물값의 현실화율은 85%, 하수화율은 30%에 그치고 있다. 맑은물사업소 한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톤당 600원쯤 받고 있는데 강원도 정선같은 경우 1000원을 받고있는 것으로 안다”며 “물값이 저렴해 물쓰듯 하는 것이라면 이제는 선진문화의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물값이 비싸져야 비로소 아끼는 행위는 ‘소읽고 외양간 고치는 격’과 무엇이 다른가.
수돗물 음용은 건강의 첫걸음
풍세 남관리 취수장.
“음용수는 뭐니뭐니 해도 수돗물이 최곱니다.”
천안시맑은물사업소의 서강석 급수과장이 자신있게 말한다.
“원수쪽은 그럴지 몰라도 노후된 관을 타고 가정에 들어오는 것 아닙니까? 거기서 문제가 있겠지요.” 이에 대해서도 사업소측은 자신있어 했다.
“녹이 쓸지 않은 PE관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도 계속적으로 정비하고 있기 때문에 ‘녹슨 관’에 대한 우려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실제 그런가. ‘물탱크 관리가 좋지 않다’느니 ‘노후된 배관라인이 문제’라느니 ‘배관문제만 조심하면 된다’느니 한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 수돗물이 상당히 안전하다고 알고 있지만 그냥 수돗물을 먹기로는 찝찝하다고도 한다. 이런 이유로 ‘꼭 끓여서 먹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천안시맑은물사업소는 7일 수돗물 절약과 음용률 제고를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펼쳤다.
K-water 천안권관리단, 한국여성소비자연합충남지회와 함께 신부동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홍보캠페인을 진행했다. 시는 두 개의 구호를 마련했다. ‘건강하고 안전한 물, 수돗물을 애용합시다’와 ‘21세기는 물부족시대, 물은 생명입니다’란 문구다.
서강석 급수과장은 “수돗물은 취수원에서부터 관리돼 정수처리되기까지 공정별로 자동수질계측기를 설치, 24시간 철저하게 운영해 생산·공급되는 안전한 물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음용하는 비율이 낮은 실정”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시민들이 수돗물의 안전성을 믿고 애용해 줄 것과 수돗물을 절약해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누구든지 수돗물 수질이 궁금하거든 홈페이지나 급수과 수질관리팀(☎521-3151~6)에 문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