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공원중에 단 하나라도 멋진 공원을 만들 수 없을까요?”
“저희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데 돈을 줘야 말이지요. 사업예산을 달라 하면 복지다 뭐다 해서 다 깎고…, 해볼 수가 없어요.”
도심공원에 대한 불만은 수도 없이 들었지만, 공원관계자들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인근 아산만 해도 관련 예산이나 인력이 천안보다 곱절 많다. 천안시민들은 공원을 탐내는데, 공무원들은 넉넉한 예산과 인력을 부러워한다.
그래도 구본영 시장 들어서서 뭔가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건 다행. 도심공원이 제대로 살아야 시민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2개씩 정비해볼까”
황천순 의원.
지난 2013년 한 시정질문에서 황천순 의원은 천안시도 서울시의 상상어린이공원같은 것을 만들면 어떨까 주문했다. 여름에 물놀이할 수 있는 노원구 각심 상상어린이공원도 있고, 분수대가 설치된 강남구 개포목련 상상어린이공원도 있다고 소개했다. 경남 창원시 사림동 어린이공원은 공룡어린이공원으로 조성돼 인기가 높다고 부러워했다. 그는 “천안시도 이젠 각 공원마다 테마를 둬서 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한동흠 산업환경국장은 “그간 정형화되고 물량화된 것이 사실로, 앞으로는 공원재정비시 지역단위별로 공원별 특색있는 공원조성이 되도록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수 의원.
그래서일까. 이번 시정질문에 김영수 의원이 ‘도심공원 노후화에 따른 대책’을 묻자 시는 기다렸다는 듯 계획안을 꺼내놓았다.
올해 두정동 2205번지 ‘두정8공원’이 전액 시비를 들여 ‘행복공원’으로 탈바꿈시킨다. 5억원이란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고 보면 상당히 멋진 공원이 될 것을 기대한다. 또한 다가동 462-64번지 ‘천안천공원’은 생태놀이터로 조성된다. 5억원의 사업비중 국비 1억5000만원, 시비 3억5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철탑공원으로 불리는 ‘신부4공원’도 8000만원(도비50%)을 들여 어린이공원이 문화공원으로 뒤바뀐다. 산림녹지과측은 ‘시내중심상가 지역 내 어린이공원은 지정목적에 부합되지 않고, 상인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요청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2016년도에도 ‘행복공원’은 기존공원 2개소씩 리모델링할 예정으로 각 5억씩 배정하겠다는 것이 천안시 골자다.
물론 김 의원은 그래도 불만이다. “그간 지정된 어린이공원의 92%가 기부채납으로 주먹구구 조성된 것이다 보니 열악한 데다 모퉁이는 쓰레기수집장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인근 아산시처럼 풍족한 예산반영은 안되어도 잘 갖춰진 공원에서 맘껏 뛰놀기를 원하는 아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덧붙여 어린이공원에 대한 중기계획을 세워달라 요구했고, 최병호 산업환경국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한편 구본영 시장의 공약으로는 ‘마을쌈지공원 조성’이 제시돼 있다. 구 시장 임기 4년동안 500㎡ 내외 22개소에 100억원(시비70억원 포함)을 들여 ‘마을쌈지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공·폐가와 유휴지, 자투리땅을 활용해 생활권 내 녹색공간을 조성하고 수목식재, 휴게시설, 운동시설 등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천안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태조산공원도 124억원을 들여 새롭게 정비된다.
시는 2018년까지 국비 60억원, 시비 64억원을 들여 온실, 야생조류방사장, 테마식물원, 야영장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올해는 11억원을 들여 실시설계 후 조성에 들어가며 2016년~2017년 45억원(생태공원·치유숲 등), 2016년~2018년 68억원(중장기사업 검토추진)을 들여 연차별 사업으로 추진해 2018년 하반기 ‘태조산 테마공원’을 개장하기로 했다.
이제 천안도 그럴듯한 특색공원들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고 있다. 문제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다른 예산부담이 관건이지만 의지가 앞선다면 작게라도 변화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