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개나리와 벚꽃 시즌이다. 특히 벚꽃은 4월 초순 잠깐 폈다 지기에 잠시라도 늦장부리다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직장인 철수씨는 주말 가족과 함께 청주 무심천을 찾았다. 천안에서 자가용으로 40분, 길이 잘 뚫린 데다 교통혼잡은 볼 수 없었다. 몇 년 전 무심천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로 장관을 이뤘고, 바람이 살랑거리자 벚꽃눈이 함박눈처럼 내렸던 기억이 선하다.
이번에도 잔뜩 기대하고 간 무심천변. 하지만 나무에 매달린 것보다 길가에 쌓여있는 벚꽃잎이 더 많은 듯, 가족들도 실망이 컸다. 벚꽃은 지난 주말께가 정점에 있었던 거다. 다행히 청주대학교 위 우암산 우회도로에서 아직 싱싱한 벚꽃들을 볼 수 있었고,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천안도 주말, 북일고와 북면에서 벚꽃축제를 열었다. 북일고 교정은 오래 된 벚나무로 장관을 이뤘으며, 북면은 벚꽃구경과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펼쳐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도심에서는 곳곳에서 벚꽃들이 화사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신방동 길가도 은근히 멋진 ㅤ벚꽃가로수길이 만들어졌고, 산 주변 등에서 벚꽃눈이 사람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벚나무는 일본과 한국, 중국이 서로 원산지라며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벚나무 입장에서는 기분좋은 다툼이다.
벚나무와 함께 개나리꽃도 요즘 천안의 대표적인 눈요깃거리다. 개나리는 천안의 시화이기도 하다. 물론 전국적으로 개나리를 시화로 삼고있는 지자체는 수십곳에 이른다. 비둘기를 시조로 삼은 곳이 많듯, 지역마다 개나리를 시화로 삼은 것은 그만큼 사람과 친밀한 꽃이기 때문이다. 벚꽃이 가로수로 많이 피었다면, 개나리는 담장 위에서 생글거린다. 개나리꽃과 벚꽃, 그 노랗고 분홍색을 가진 꽃들이 어울려 피어있는 천안도심은 1년중 가장 멋진 도시미관을 자랑한다. 그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도 다른 때보다 밝고 활기차다.
이들 꽃들의 만개한 모습은 4월 11일과 12일 주말이 마지막이 될 듯 싶다. 곧이어 비소식이 있어 개나리와 벚꽃의 한 철이 지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