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맞이 행사가 열린 4일(수), 꽃샘추위도 한껏 기승을 부렸다.
오후 4시 천안박물관 주차장. 행사의 시작을 알렸지만 관객보다 행사관계자가 더 많을 정도. 문제는 ‘추위’였다. 손은 얼고, 귓가를 때리는 바람은 ‘씽씽’거리며 귓불을 빨갛게 물들였다.
아이들이 없다 보니 체험장은 한산했다. 연만들기, 제기차기, 줄타기, 딱지치기, 향낭만들기 등은 제대로 대결도 못해보고 상품권을 받아갔다. 준비했던 우승상품권이 참여상품권으로 전락했다.
맛보는 수준의 먹을거리도 상대적으로 풍성해졌다. 천안적십자사의 자원봉사로 고생해준 덕분에 귀밝이술과 부럼, 500인분의 떡국 등이 원하는 모두에게 돌아갔다.
난장앤판의 버너돌리기. “손이 얼어서 잘 될까나…”
올해부터 공모사업으로 바뀌면서 예전의 틀도 바꿨다. 그간 읍면동장이 진두지휘했던 ‘읍면동대항 민속놀이’를 빼버리자 그에 따른 1000여명의 주민들이 행사장을 찾지 않아도 됐다. 문화관광과측은 “올해부턴 주말로 옮겨 하지 않고 제때 하고, 참여도 자유롭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추운날씨에도 찾아온 관객들은 ‘일당백’의 용사처럼 공연을 관람하고 체험에 참여하며 즐겼다.
공연마당에는 발달장애인전통문화예술단 ‘얼쑤’를 비롯해 시립무용단, 하늘선국악원, 천안민요전수학원, 타악그룹 ‘산타’, 전통연희단 ‘난장앤판’, 시립흥타령풍물단이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오후 7시쯤, 천안역과 서북구청에 설치됐던 애기달집이 천안박물관에 도착하자 천안지역 마을풍물패들의 신명나는 풍물굿이 한바탕 벌어졌다. 애기달집은 광장에 있던 큰 달집과 하나가 돼 불이 붙여졌다.
천안시민의 정성과 소원을 담은 달집은 ‘2015 정월대보름’을 환히 밝히며 타올랐다.
“달님이시여, 높이높이 돋으시어 멀리멀리 비추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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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무용단의 멋진 공연. 추워도 우리의 공연은 멈추지 않는다.
바람이 이렇게 심한데, 왜 내 연은 못나르지?
이안복씨의 신명나는 민요가락. 그에 따라 관객들의 어깨춤도 덩실덩실.
맛있는 떡국 한그릇에 추위를 녹인다.
카메라후레쉬를 펑펑 터뜨리다 보니 줄타는 사람은 간이 콩알만해졌다나. 바람까지 심하게 부는데…
타악그룹 '산타'. 매서운 추위에 참을 수 없는 고통. 그래도 공연은 신나게.
처음부터 끝까지 행사를 보고 즐긴 의원은 엄소영 의원이 유일.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최종단계까지 남아 문화상품권을 받는 행운을 누렸다.
썰렁한 체험놀이마당.
진행은 신바람놀이패 조종현 대표가 맡았다.
달아달아, 내 소원을 꼭 좀 들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