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있는 독수리를 발견하다.
지난 2월11일 오전 11시경 천안조류협회(회장 이동근)는 ‘독수리가 죽어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243호로 흔히 볼 수 있는 새가 아니다. 이동근 회장은 곧바로 풍세면 남관리 현대약품 뒤편 둑방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는 폐사한 독수리 한 마리가 발견됐다.
“바로 조류협회 중앙회로 연락하고 사체를 서울로 이송했죠.”
4마리가 집단폐사한 이유는 뭘까.
문제는 다음날. 동일 인근지역에서 동남소방서로 제보가 들어온 것이다. 이동근 회장이 현장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소방서구조팀이 출동했다.
현장은 네 마리의 독수리가 폐사한 채로 있었었으며, 간신히 숨이 붙어있는 독수리가 한 마리 있었다. 살아있는 독수리는 예산 공주대학교 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옮겨 긴급 치료하고 수액을 투여했다.
치료를 받고 있는 독수리.
“동시에 다섯마리가 죽어있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었죠. 조류독감도 의심했지만 이제까지 독수리가 발병돼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떼로 폐사된 원인이 뭘까. 농림축산부 검역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2월26일 검역원에서 1차 검사결과가 나왔다. 의심스러웠던 조류독감바이러스는 아니라는 입장이며, 2차 검사결과는 다시 수일 내 통보해주기로 했다.
치료를 받고 회복중인 독수리.
사고현장 인근은 양계 축산농장 등이 밀집되고 농번기를 대비해 계분을 많이 뿌려놓았다. 남관리 풍서천 주변은 예전부터 독수리들이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히 그곳에 독수리의 먹잇감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쓰레기를 뒤지는 경우도 목격되기도 하죠. 이번의 경우 굶어죽을 수도 있다고 보지만 여러마리가 동시에 폐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이동근 회장은 조심스럽게 독수리들이 중독된 동물사체를 먹고 2차 중독폐사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긴급치료중이던 독수리가 위에서 액체를 역류시켰는데 농약같은 냄새가 났거든요. 농약중독에 의한 폐사체를 먹고 2차 폐사된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결과는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