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는 지난 2008년 7월부터 2011년까지 천안시 서북구 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으로, 2012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서천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했다. 이후 천안시 동남구 선거관리위원회에 근무하면서 뇌물수수, 사기 등의 범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2014년 5월 이모씨가 천안시의회 새누리당 비례대표 1순위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공천헌금을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윤씨는 이씨에게 공천헌금 제공을 문제삼아 조사할 수 있을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2000만원을 빌렸다. 이미 별다른 재산 없이 주식투자 실패 등으로 2억원 이상의 채무가 있는 상황에서, 윤씨는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기존 채무를 변제하는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차용금을 빙자해 금원을 편취할 생각이 있었을 뿐,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처럼 윤씨는 이씨의 공천헌금 관련 조사를 묵인하고 향후 선거관련 정보제공 등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았다.

윤씨는 2009년 7월 선관위가 위탁·관리하는 산림조합장선거를 앞둔 2월 오모 출마예정자에게도 선거단속 관련해 요구에 불응할시 집중단속 등 어떠한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2000만원을 빌렸다. 윤씨는 오씨에게도 향후 선거사무 등에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2월14일 1000만원, 2월23일 300만원, 2월24일 500만원, 2월25일 200만원을 윤씨 명의 농협계좌로 송금받았다. 이처럼 윤씨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함과 동시에 재물을 편취했다.

천안시의회 재선의원인 정모씨에게도 윤씨는 돈을 빌렸다. 정씨는 2006년과 2008년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인물로, 2009년 4월6일 100만원과 5월14일 900만원을 윤씨 농협계좌로 송금했다. 뇌물을 수수함과 동시에 재물을 편취한 것이다.

이외에도 윤씨는 2014년 6월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있던 풍세사람 이모씨에게 경쟁후보를 탈락시켜주겠다는 취지로 2300만원을 요구했고, 2013년 6월과 10월에는 목천 농협조합장으로 근무하는 최모씨에게 1000만원과 350만원을 건네받았다. 2010년 시의원에, 2014년 도의원에 출마했다 낙선한 허모씨에게도 2011년 2000만원을 요구해 1790만원을 받았고, 2014년에도 병천면 농엽조합장으로 근무하는 임모씨에게 950만원을 받았다. 2013년에는 대전의 농협조합장으로 근무하는 이모씨에게 1000만원을 융통하기도 했다.

2013년 3월경에는 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발하는 상시 선거부정감시단의 채용과 관련해 허모씨를 채용시켜주는 대가로 1000만원을 받았다. 법원은 윤씨와 관계한 10명중 허씨에게만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피고인 윤씨는 10명에게 돈을 빌린 것 뿐 돈을 요구하거나 편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오씨, 정씨, 임씨, 이씨의 선거를 관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가 아니었으며, 아파트 담보대출 등으로 차용금을 변제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원은 공무원의 직무와 금원의 수수가 전체적으로 대가관계가 있으면 뇌물수수죄가 성립하며, 특별히 청탁유무나 개개의 직무행위의 대가적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10인과 개인적인 친분관계는 없었고 특별히 연락하는 사이가 아님에도 이들 10인에게 연락해 금전 차용과 차용알선을 요구한 점은 위법성을 안고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