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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을미년 새해 '양띠를 말하다'

<기고> 김성열 천안시역사문화연구실장

등록일 2015년01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올해는 을미년(乙未年) 양띠 해이다. 옛부터 일년을 12지지 하루 12시를 말할 때 보통 양()과 염소()를 같은 의미로 쓰는 경우가 많다. 엄격하게 말하면 면양(綿羊)을 양이라고 하고, 산양(山羊)을 염소라 부르는 게 맞다. 우리나라에서는 양 대신 염소를 기르고 있어서 염소의 수염난 모습을 흔히 할아버지에 비유하여 인자하고 덕이 있는 동물로 여겨져 왔다.

단군시대에는 5부족이 한 지역에 모여 살면서 유목생활의 필요에 따라 도(돼지), (), (), (), ()의 위치를 배정하고 질서있게 살았다. 유목생활에서 옮겨 다니기에 편리하고 사육, 식용, 의복, 음막(부스)에 도움이 되는 동물들을 부족들이 맡았다고 한다.
세시풍속에 정초에 즐기는 민속 윷놀이에도 양이 나온다. 걸이 곧 양()이다. “걸도 큰 살이라는 속담에서 보듯이 양처럼 의롭게 한 걸음씩 전진하는 것을 옛 사람들도 덕으로 여겼다.
일년 중 첫번째 상미일(上未日)은 염소날이다. 염소는 순하기 때문에 이 날은 무슨 일을 해도 장애가 생기지 않는다고 전해온다. 양은 동서양 모두 사람들과 같이 오랜 세월 살아온 동물이다.
올해는 양 중에서도 청양(靑羊)의 해다. 십간(十干)의 갑과 을의 상징색이 청색이어서다. 양은 12지지(地支)의 여덟 번째 동물로 평화의 동물이다. 천성이 순박하고 온순하여 큰 눈망울은 금세라도 눈물을 흘릴 듯하다. 뿔이 있지만 다른 동물을 해치는 법이 없다. 무리지어 다니면서도 위계를 놓고 좀처럼 싸우지 않으며 암컷을 독점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자연에 순응하는 환경 친화적인 동물이.
양은 희생의 동물이다. 성질이 온순하고 마음이 맑고 인내심이 강하니 번제물로 이만한 동물이 없다. 그래서 희생양이고 속죄양이다. 상형문자인 양()의 글자 모양의 한자를 풀어 파자(破字)하면 아름다움(), 착함(), 상서로움()과 뜻이 상통한다. 큰 양(大羊) 두 글자가 위 아래로 합쳐져서 아름다울 자가 되고, ()의 좋은 점()을 키우니 의로울 자가 된다. 양은 이렇게 글자만으로도 착하고, 아름답고, 의롭고, 상서로움을 드러낸다.
양은 은혜의 동물이다. 털로 뒤덮인 양의 신체에서 털이 없는 부분이 한 군데 있다. 무릎이다, 습성 상 무릎을 꿇고 있는 시간이 많아 굳은살이 박인 탓이다. 옛사람들은 이를 보고 양도 무릎을 꿇고 어미 은혜를 안다고 했다. 어미젖을 먹을 때도 무릎을 꿇고 아비 양이 늙어서 기력이 떨어지면 제 젖을 물려서 봉양할 만큼 효심깊은 동물이 양이다.
한국인의 관념 속에서 양은 어질고 참을성 많고 길한 동물의 상징이다. 그래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체로 양띠에 호감을 갖는다. 양의 좋은 품성을 닮았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양의 해엔 딸을 낳아도 며느리를 구박하지 않았다는 속설까지 있다.
속담에 양띠는 부자가 못 된다는 말도 있다. 양처럼 순하고 정직해서 부정을 보지 못하고, 너무 맑아서 부자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양띠 인물들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1955년생 양띠다. 철강 왕 앤드루 카네기, 버버리 신화의 토마스 버버리도 양띠 생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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