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권(56) 나사렛대학교 평생교육원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에게 ‘열정’이 있음을 알 것이다. 방송인 강호동을 보면 ‘에너지가 넘친다’고들 한다. 항상 밝은 표정의 최 원장도 그같은 부류다.
그는 ‘거버넌스(governance)’를 꿈꾼다.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 세상은 수평적 파트너쉽이 필요하다. 그것이 정치든 기업이든 문화든간에 ‘협치’는 기본이고 기준이 돼야한다. “거버넌스 없는 성장은 감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부품이 정확히 맞물려야 시계초침이 돌아가듯, 서로간의 장점과 재능이 상호보완하며 더 나은 세계로 이끌어야 합니다.”
최 원장이 평생교육원장으로 온 건 올해 1월. 그 전엔 사회적기업인 ㈜드림앤챌린지 대표였다. 학교법인 나사렛학원이 만든 장애인 표준사업장 ㈜드림앤챌린지는 커피전문점, 관광사업, 뮤직코칭, 공연기획, 교육사업, 청소용역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장서 왔다. 장애인들은 직업을 갖기가 쉽지 않고, 직업을 갖더라도 제품을 생산하는 단순 반복작업을 하는 노동이 대부분이었다. 드림앤챌린지는 직업의 유형을 좀 더 다양화해 장애유형에 따라 그들에게 맞는 적절한 직업을 찾아주는 역할에 힘을 쏟았다.
나사렛대 구심축의 행복문화 추진
요즘 평생교육원은 대학마다 부설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이상 몇몇 대학교의 독점적 특징이 되지 못한다. 나사렛대 평생교육원도 그같은 바탕 위에서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 정도를 내세울 뿐이다.
평생교육원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최재권 원장은 어디나 비슷한 프로그램과 강사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타 대학보다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이 무얼까를 골몰하던 그. 오랜 생각 끝에 내놓은 해법은 ‘철학’적 개념을 중심에 두자는 거였다.
그래서 전문가과정에 ‘GPA 도형심리카드활용 삼성개발과정(오미라)’, ‘사회변화와 혁신촉진 전문가양성과정(정완숙)’, ‘탈무드 하브루타 기초과정(노희원)’을 추진했다.
“우리사회는 무슨 일을 하든지간에 그 일을 왜 하는지, 어떤 목적을 두고 있는지 철학적 가치를 두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작은 폭우에도 흔들리고 주저앉고 맙니다. 대화하는 법이나 토론하는 법을 익히고 사색을 통해 좀 더 인생의 의미를 성찰한다면 삶이 더욱 즐거울 것입니다.”
지난 3월 평생교육원은 ‘발달장애인 뮤직 아카데미’ ‘발달장애인 보조사서 아카데미’ ‘발달장애인 리더십 아카데미’ 등 3개 과정을 무료로 운영하기도 했다.
또한 충남도청이 기획한 ‘충남학 교육과정’을 위해 충남북부권 거점대학으로써 충남학 강사양성에 힘썼다. 도내 16개 시·군에서 2개 시·군이 올해 충남학 강의를 시도하지 않았고, 그중 천안이 내년부터 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어긋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 원장은 “충남학 강좌는 지역민들에게 우리고장에 대한 정체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며, 미래발전에도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5만클럽’도 직접 추진하고 있다. 자칫 5만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클럽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뜻은 ‘5만원’클럽이다. “소공연이되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는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음악회에는 반주자·연주자·사회자의 개런티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없는 공연을 지향하는 겁니다. 즉 음향이나 화려한 조명 등이 필요없다는 겁니다. 좋은 음악가를 초대해 운영하는 데에는 300만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고, 매달 5만원씩 내는 회원 60명만 확보하면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성정동 축구센터 인근에 100명 정도를 관객으로 삼을 수 있는 적합지가 있다는 최 원장은 60명의 5만클럽이 채워지면 매달공연을, 조금 부족하면 격월공연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실행중이다.
“제가 나사렛대 평생교육원과 함께 천안지역에 심고자 하는 것은 의식이고, 철학이며, 그리고 문화입니다. 이를 위해 많은 이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거버넌스’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