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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환경위 “공무원들이 뭘 알아”

주일원 의원 일방적 태조산 공원시설 주차료 무료개정안 상장에 동료의원들 동조… 시 의원행태 우려

등록일 2014년11월0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한 시의원이 ‘태조산 공원시설 내 주차료를 무료로 한다’는 개정조례안을 상정하고, 동료의원들이 이를 통과시켰다. 시설관리공단과 천안시는 ‘멘붕’에 빠졌다. 그간 많은 의원발의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의원들이 시 운영방침에 직접 칼날을 들이밀진 않았다. 한 관계자가 볼멘소리를 한다. “도대체 시장이 몇 명인 겁니까.” 심각한 문제지만 소소한 내용이니 대응하기도 난감하다는 천안시. 일단 한 발 물러서겠다는 입장이나 이런 식의 행태는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발의한 주일원 의원과 심의·통과시킨 총무환경위원회는 그리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주 의원은 “주차료와 시설사용료 등으로 8611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실익이 없다”며 “보다 많은 시민들이 태조산 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조례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종한 총무환경위원장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고, 주차장 무료화가 시민들을 위해 더 나은 정책결정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거부권행사하기도 그렇고’ 천안시 답답

주일원 의원이 ‘천안시 공원시설 사용료 징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주차료를 무료화해 태조산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복리증진에 이바지하자는 것이 개정이유다.

주차료가 부담될 정도로 비싼 것은 아니었다. 승용차·소형화물은 당일 1000원, 버스·대형화물은 3000원을 받았다. 승용차로 한달에 두번씩 1년을 꼬박 이용해도 2만4000원이면 해결될 혜택이지만 의원들은 ‘공짜를 싫어할 사람은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나 문제는 천안시의 운영방침과 다르다는데 있었다. 이에 대해 시 산림녹지과측은 ▷세외수입 감소 ▷주차장 청소관리 소홀 ▷인근 계성원으로부터 유입되는 주차문제 심화 등을 우려했다. 박건서 팀장은 “태조산 공원시설은 시설관리공단에서 4명이 상주하며 관리운영하고 있는데 수익창출이 없다면 그들이 관리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자칫 공무원들이 관리업무를 맡아야 할 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실제 시설관리공단측은 가뜩이나 경영평가점수가 좋지 않은데 세외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해 ‘주차료 무료방식’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대의 또다른 이유로는 2·3년 후면 재난안전체험관이나 태조산 태마형공원이 조성되면서 방문객들이 늘고, 이에 따라 부족한 주차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현재 인근 계성원측 방문객들이 태조선 공원시설의 주차공간을 이용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으로, 다른 목적의 체류차량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오히려 낮은 주차요금체계를 현실화하고 대신 천안시민이나 순수이용객들을 대상으로 감면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주일원 의원이 일방적으로 올린 개정조례안과 동료의원들이 이를 통과시킨 것을 두고 천안시는 법적검토까지 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이 이런 식으로 결정권자가 돼버린다면 시정의 혼란은 불보듯 뻔한 것이 아니겠냐는 위기의식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의원들이 마음에 안든다고 운영방식을 마음대로 주무르면 어찌 되겠는가. 시는 ‘거부권 행사’까지도 염두해봤지만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도 아닌 내용이라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다.

“충분히 이해를 구해보기도 했다”는 김대응 시 산업환경국장은 “2·3년 후 변화여건이 조성되면 그때 지금처럼 유료화 운영방침을 다시 상정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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