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천안시의회는 폐회식을 진행하던 중에 갑자기 정회를 가졌다. 무슨 일일까? 주변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사무국 직원들은 몇몇 본회의장에 남아있는 의원들에게 귓속말을 하고, 의원들은 마지못해 의원휴게실로 따라가는 풍경이 벌어졌다.
내용인즉, ‘천안고교평준화 조례안 개정촉구 결의문’을 채택하는데 있어 대표명을 ‘천안시의회’로 할 건지 ‘천안시의회 의원일동’으로 할 건지를 결정하고자 의견취합에 나선 것이었다. 천안시의회와 천안시의회 의원일동은 대표성의 차이가 있었다. 천안시의회는 전체가 한목소리로 참여하는 것이고, 의원일동은 21명의 의원중 빠지는 의원을 제외한 명단만을 집어넣는 방식이다. 고교평준화를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은 결의문에 동참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20분 안팎의 시간이 흘렀다. 가까스로 ‘천안시의회’를 대표명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다시 속개된 제17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종담 의원이 대표발의한 촉구결의문이 채택됐고, 주명식 의장은 충청남도의회와 충남교육청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대표발의에 나선 이종담 의원이 천안 고교평준화 조례안 개정촉구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전문) 천안 고교평준화 조례안 개정촉구 결의
충남도의회가 제274회 본회의에서 천안고교평준화 조례안을 부결시킨 것은 천안지역의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무시한 처사로 65만 천안시민을 분노케 하였다. 더욱이 교육위원회에서 가결된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부결한 것은 천안시민의 소중한 의견이 묵살되었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천안지역 학생·학부모의 열망에 의해 2012년 7월26일 충청남도교육청은 고교평준화에 대한 조례공포, 2012년 12월 학생·학부모 등 2만9000명의 대상자 중 73.8%가 찬성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2016년부터 고교평준화가 정상 추진되기를 갈망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충청남도의회는 천안지역 학생 및 학부모의 여론을 존중하지 않고 평준화를 시행하기 위한 준비와 여건이 미비하다는 판단으로 그동안 9개월이나 조례안 개정을 지연해 왔을 뿐만 아니라, 천안시의회에서 지난 9월5일 제177회 정례회의 본회의에서 조례안 개정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 도의회에 제출하였으나 도의회는 상정된 조례개정안을 끝내 부결시킴으로써 천안시민은 매우 큰 실망과 충격에 빠져있다. 이는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한 처사로 충남도의회의 결정에 대해 65만 천안시민과 천안시의회는 심히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이에 충청남도의회는 고교평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학생들을 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고민해 보고, 고교평준화가 정쟁이 아닌 학생의 입장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 주기를 요구하며 천안시의회는 천안시민의 뜻에 따라 고교평준화 관련 조례안을 조속히 개정할 것을 충청남도의회와 충청남도교육청에 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14년 11월7일 천안시의회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