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열리는 ‘천원의콘서트’가 이번엔 천안예술의전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76번째를 맞는 천원의콘서트가 봉서홀을 떠난 것은 이번이 처음. 규모있는 공연이 서민적이고 발랄한 천원의콘서트를 빌어 나타난 변화다.
한국피아노학회를 이끌고 있는 장혜원 교수의 고향은 천안. 그가 운영하는 이원문화원도 성거읍 천흥저수지 옆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인연으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오던 ‘그랜드피아노 콘서트’를 이번엔 천안공연으로 잡게 됐다.
천안공연을 위해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상급 64인의 피아니스트들이 천안을 찾았다. 시 문화관광과 이진우씨는 이들 전원이 ‘재능기부’로 참가해 의미가 남다르다며 “국내에서 이같은 공연관람이 쉽지 않다”고 했다.
8인의 환상호흡 ‘폭풍무대 선보여’
10월29일(수) 저녁 7시30분. 관람료가 달랑 2000원으로 책정돼 있는 천원의콘서트가 시작됐다. 천원의콘서트를 자주 찾은 사람들은 봉서홀에 익숙해서인지 얼떨떨, 자리에 앉아서도 연신 두리번거린다. 무대 위는 어떤 꾸밈도 없이 그저 그랜드피아노 4대가 나란히 놓여있다.
잠시 객석의 자리가 정돈되자 8명의 피아니스트들이 두명씩 짝을 지어 피아노에 앉으면서 공연이 시작됐다. 장혜원 교수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천안에 클래식음악의 중요한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피아노 장르가 천안 시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고, 뿌리내렸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1999년 가을에 시작된 ‘그랜드피아노 콘서트’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전문 피아니스트들이 총망라하여 열정을 가지고 수많은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한국 피아노음악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특히 한국피아노학회(이사장 장혜원 교수)는 1991년 창립된 전문 피아니스트들을 위한 음악단체로서 천명의 전문 피아니스트로 구성돼 체계화된 연구와 연주를 통해 한국의 음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날 1000석에 가까운 관객들이 예술의전당을 찾았으며, 피아노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한 초등학교 여학생은 “정말 재미있고 즐거웠다”며 배시시 웃었으며, 두명의 여고학생은 야간학습도 빼먹고 찾아왔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