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서북구선거관리위원회 이석용 사무국장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없을때 뭘 할까?”, “선거때만 일하는 거 아닌가?
며칠 전 길을 가다 우연히 듣게 된 두 사람의 대화내용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으로서 2014년인 지금도 그런 말을 듣고 있다는 것에 맥이 풀린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정부·법원 및 헌법재판소와 병립하는 독립된 합의제 헌법기관으로서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와 정당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반드시 설치하여 운영하도록 헌법에 규정되어 헌법개정에 의하지 않고 법률로써는 폐지할 수는 없는 필수적 헌법기관이다.
따라서 선거때만 생겨났다가 없어지는 기관도 아니며, 선거가 없다고 하여 할 일이 없는 기관도 아니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와 국민투표·주민투표 등의 관리, 주권의식 앙양 및 민주시민교육, 정당 및 정치자금에 관한 사무의 처리, 선거·정치제도 개선에 관한 사무가 주된 업무이면서, 심지어 온라인투표서비스로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공동주택 임원선거 등 생활주변선거를 지원하고 있음을 목놓아 외치고 싶다. 또한 “우리는 선거가 없는 때에 선거를 위한 교육과 준비, 그리고 각종 위탁선거관리, 상하반기 재·보궐선거로 1년 365일이 선거거든요” 라고 어리광이라도 부리고 싶다.
길을 가다 우연히 듣게 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없을때 뭘 할까?”라는 말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으로서 바쁘게 일하는 동료를 대변하고, 또한 소속된 직장에 대해 알려야겠다는 마음에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나열하였다.
이에 감히 고하고자 한다. 우리가 할 일이 없지 않다고. 지금 하고 있는 많은 일중에 한 가지 알려드릴 것은 내년에도 선거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2000년 7월1일 시행된 ‘통합농협법’ 등에 따라 실시된 직선제 조합장선거는 불법·타락이 계속됨에 따라 2003년 4월 정부에서는 ‘협동조합의 개혁을 통한 선거문화 쇄신’에 대한 개혁의지를 표명하였고, 이후 2004년 7월 대검찰청의 부정선거단속에 대한 의지천명 및 사회 각계각층의 조합장선거 개혁주장에 힘입어 2004년 12월31일 ‘농협법’ 등 각 조합법의 내용중 선거관련 규정이 대폭 개정되었으며, 2005년 5월부터 조합원이 직접 선출하는 지역조합의 조합장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관리하게 되었다.
조합장선거가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여전히 불법적인 금품수수가 근절되지 않고 공정성이 충분히 담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그동안 선거일 법정화 및 정례화 추진, 통일된 선거관리 규정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그럼으로써 2014년 8월1부터 시행하게 된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로 2015년부터 전국 약 1360여개 조합에서 3월11일에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전국적으로 치러지게 되었다.
작게는 우리 천안지역에서 서북구 관할 조합 6개, 동남구 관할 조합 7개가 동시에 치러지게 되는 것이다. 각 조합마다 선거일이 각각 달라 제각각 치러지던 조합장선거가 이제 3월1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동시에 치러진다. 각 지역마다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조합의 종류도 다르고, 조합수도 제각각이어서 공직선거와는 달리 조합장선거는 선거인 또한 조합마다 다르고, 선거와 관련한 투표소도 달라지게 된다.
이에 각 조합의 조합원인 선거권자는 조합장선거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도 각 매체를 통해 안내와 홍보를 열심히 하겠지만, 조합원 스스로도 조합장선거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조합장선거에 후보자로 나서고자 하는 입후보예정자는 공정하고 깨끗하게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탈법·위법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조합원으로서의 유권자 스스로는 소중한 한 표가 행사될 수 있도록 하고, 입후보예정자로서는 깨끗한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을 법 테두리 안에서 하여야 한다. 내년 3월11일에 치러지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소중한 한 표와 깨끗한 선거의 아름다운 조합’ 속에서 조합을 위한 진정한 일꾼이 선택되기를 기대해본다.
결국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 뿐 아니라 조합장선거를 관리함에 있어 한 치의 오차 없이 공정한 관리를 할 것이고,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