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전시로 목천읍사무소가 화사해졌다.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가을 단비다. 농작물들이 즐거워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목천읍사무소 광장에는 국화가 만발하다. 19일부터 국화전시회가 시작됐다. 읍사무소를 찾는 사람들은 다양한 국화를 눈으로 보고 코로 맡으며 마음을 상쾌함으로 채운다. “비가 이틀은 온다제.” “비가 개이면 꽃은 활짝 피울테지. 꽃향기도 더욱 진해질 테고….” 사람들이 두런거렸다.
국화꽃은 26일(일)까지 읍사무소 앞마당을 환히 비칠 것이다. 김영태 읍장도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 다시 국화를 바라보며 곧 만개한 국화꽃향기로 가득할 읍사무소를 기대한다. 평소 읍사무소를 찾지 않았던 주민들도 ‘국화꽃’을 보기 위해서라도 많이들 찾아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전쟁에 이기려면 3가지가 따라야 한다 했다. 천운, 지리, 인화가 그것이다.
국화꽃 전시 또한 이에 비길 수 있다. 3박자가 맞아떨어져 가능했던 전시다. 먼저 박시현씨가 올해 그의 집앞에 많은 국화꽃을 가꿨다. 국화꽃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덕전초 폐교에 농산물판매행사와 더불어 내놓을 생각이었다. 여러 사정으로 계획은 무산됐지만 그에겐 수많은 국화꽃이 ‘유산’으로 남겨졌다.
국화꽃을 가꾼 박시현씨.
도회덕 목천읍 주민자치위원장이 그같은 사정을 알게 되면서 김영태 목천읍장과 상의한 끝에 읍사무소 전시를 추진하게 됐다. 박시현씨에겐 꽃이 있고, 주민자치위원회는 인력과 예산을 갖고 있었다. “어제 오후 제가 다시 장식작업을 다했습니다. 요모조모 더 멋지게 전시하고파서 밤늦게까지 공들였는데 괜찮다고들 하니 기분이 좋네요.” 도 위원장이 손수 거들며 추진하니 전시는 일사천리. 다 갖춰놓고 보니 꽤 멋진 그림이 그려졌다.
20일에는 바자회를 열었다. 부침개도 부치고 막걸리도 한잔씩 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는 국화꽃 전시를 보러 오시는 분들에게 무료대접하며 즐기려 했지만 이날 독감접종하러 수백명의 어르신네들이 찾아들게 되자 ‘무료’ 보다는 ‘성의껏’으로 가격을 바꿨다. 이른 아침부터 재료가 떨어져 바자회가 문닫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국화를 전시하고 바자회를 여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행사다. 수백개의 화분을 일일이 차로 싣고 와 세심하게 전시해야 하는 일부터 그에 따른 인력, 인력의 식사, 바자회 등을 위한 천막 설치 등 도와주는 이가 적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 목천 주민자치위원회는 잘 뭉치고 화합하기로 소문났습니다. 아마 30개 읍면동에서 제일일 겁니다.” 도 위원장은 적어도 그가 생각하는 천안 관내 최고라는 말에 일말의 의심이 없다.
박중일 전 의장도, 동천안농협 최제은 조합장도 전시장을 찾아 한동안 머물렀다. 최 조합장은 국화꽃과 전시손길의 아름다움에 취해 몇 점을 사기도 했다. 꽃만 예뻐서 샀겠는가. 국화꽃 전시에 공들인 이들의 노고에 한 점 격려의 손길이기도 하지 않았겠는가. “사무실에 갖다 놓으면 참 예쁘겠네요.” 그의 눈에 보기좋은 국화는 선판매가 됐다는 이름표가 붙었다.
“위원장님을 비롯한 위원들, 또한 읍장님 등의 호응이 있다면 내년에도 전시를 하고 싶습니다. 국화꽃을 기르고 전시하는 것은 돈되는 사업이 절대 아닙니다. 좋아서 하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이 보고 좋아해주면 그것으로 된 겁니다.”
김영태 읍장과 도회덕 주민자치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도 기꺼이 호응했다. 이들은 내년 더 멋진 국화전시회를 구상해보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