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에서 창작무용을 선보이는 시립무용단.
‘천안흥타령춤축제2014’의 막이 올랐다.
흥타령과 삼거리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천안삼거리공원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원이자, 천안춤축제의 산실이기도 하다. 하루 방문객이 평균 300명이나 될까 한 삼거리공원은 축제 6일간 집중적인 관람객들의 발길로 130여만명(천안시 추산)이 다녀가는 방문최다의 공원이기도 하다. 이 숫자는 매일 3000명 이상이 공원을 이용해야 가능한 통계치다.
흥타령춤축제가 열리기 전날인 9월30일, 제국의아이들과 나인뮤지스를 보러온 학생들로 초만원을 이룬 전야제 행사장.
올해도 수많은 인파의 물결이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렁였다. 웃는 사람들은 많아도 찡그리거나 다툼이 보이는 곳은 찾아볼 수 없는 축제의 장. 먹거리장터에서조차 취객들의 난잡한 행위가 보이질 않았다. 그만큼 흥타령춤축제는 10년 이상의 노하우를 안정된 시스템에서 녹여내고 있었다.
춤경연 외 볼거리·먹거리 3파전
국제춤축제연맹에서 연설하고 있는 구본영 천안시장.
춤축제연맹 세계총회가 열린 가운데, 그 구심축이 천안시라는데 자부심이 느껴진다.
흥타령춤축제의 메인메뉴를 고르는데 주저할 이유는 없다. “그것도 모르세요. 당연히 춤 아닙니까” 한다. 맞다. 외국팀들을 상대로 한 민속춤대회와 국내팀을 대상으로 하는 춤경연이 어우러져 있다. 국내팀은 연령별로 구분한 경연장을 선보였고, 대학생들 위주의 수준높은 창작경연대회도 프로그램화 했다.
삼거리공원 주무대. 예선·본선 경연이라 그런지 낮시간대 주무대는 관람객들의 열기가 식어있다.
그러나 이같은 ‘춤’은 무대의 주인공이면서, 축제의 큰 틀에서 보면 조연이기도 했다. 춤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전체에서 1할이나 될까. 춤판으로 끌어들였지만, 주최측의 다양한 배려는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있었다. 대낮. 사람들의 발걸음은 세계인들의 문화장터로, e스포츠로, 한마당농산물마당으로, 또한 먹거리장터로 몰렸다. 아이들은 춤판에 머뭇거리는 부모들의 손을 이끌고 공예체험장으로 달려갔다. 낮시간대 춤경연의 주무대조차 500석을 채우기가 쉽지않아 보였다. 안락한 그늘과 의자마저 없었다면 나이드신 분들의 쉼터로 활용되는 일조차 없었을 것이다. 결코 춤경연이 재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들을 유혹하는 갖가지 메뉴들이 춤판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있었던 것. 그렇게 축제장에서의 춤은 약방의 감초로, 또한 그림의 바탕색으로 ‘주인과 객’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었다.
탄탄한 운영시스템… 불편없는 축제, 완벽에 가까워
천안흥타령춤축제는 개막식 전날, 항상 전야제로 ‘축하음악회’를 연다. 전야제는 축제의 성공여부를 알리는 척도로, 가장 화려한 물량을 쏟아낸다. 지난 9월30일 열린 축하음악회에도 여지없이 제국의아이들, 나인뮤지스, 장윤정, 박현빈, 김장훈, 알리, 정훈희, 이치현밴드, 구나운 등을 무대에 세웠다. 특히 아이돌 가수들은 학생들을 삼거리공원으로 불러내는 힘을 가졌다.
e스포츠 개막식을 알리는 구본영 천안시장(화면 왼쪽).
10월1일 오후 7시에는 같은 장소(천안삼거리공원 주무대)에서 흥타령춤축제 개막식이 열렸다. 참석내빈이 소개되고 개막퍼포먼스와 함께 구본영 천안시장의 개막선언이 내려진다. 개막식공연은 주로 춤축제에 참여한 외국팀들의 민속춤 공연이 주를 이루고, 여기에 비보이공연, 팝핀현준의 팝핀댄스, 2013년 대상팀인 백영태 발레류보브 등이 뜨거운 열기를 확산한다.
전야제와 개막식이 끝난 10월2일(목)부터 4일간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된다.
춤경연은 올해 182개팀이 참가했으며, 이중 천안이 54팀을 차지했다. 학생부 52팀, 일반부 27팀, 흥타령부 39팀, 실버부 57팀, 창작분야 7팀이 자웅을 겨뤘다. 노인팀으로 구성된 실버부는 천안팀이 4팀 뿐인데 반해 전국에서 53개팀이 참여해 높은 열기를 보였다. 대학생팀으로 구성되는 창작분야에도 외지팀만 7개팀이 참여했을 뿐, 관내 10여개 대학에서 한 팀도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을 던져줬다.
이들 팀 말고도 ‘국제민속춤대회’는 올해 21팀이 참가했다. 참가나라 면면을 보면 불가리아, 체코, 핀란드, 그리스, 인도,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라트비아, 멕시코, 오세티아, 폴란드, 러시아, 러시아(사하공화국), 슬로바키아, 타이완, 태국, 터키, 방글라데시, 중국 문등시,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은 천안시립무용단이 참여했다.
거리퍼레이드 열기 ‘압권’
세계풍물·먹거리체험마당은 주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장소로 인기가 높다.
인디언복장의 연주자들. 이들은 매년 이 자리에서 공연을 하며 물건파는 터주대감이 되어있다.
“이 많은 악세서리 중에 당신이 좋아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춤경연이 예선과 본선을 치르는 가운데 굵직한 행사들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거리퍼레이드는 3일(금) 오후 7시에 시작해 4시간에 걸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모두 36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경연팀은 27팀이 맞붙었다. 춤한마당은 4개구간에 놓여졌으며, 도착지인 아라리오 광장 주변에는 2000석의 계단식관람석을 설치해 관람편의를 도모했다. 거리퍼레이드는 흥타령춤축제의 가장 폭발력 있는 행사로써 축제의 열기를 부추기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4일(토) 오후 5시30분에는 천안삼거리공원 주무대에서 ‘전국대학응원대전’이 열렸다. 참여대학은 건국대, 경기대, 경희대(2팀), 동국대, 명지대, 백석대, 선문대, 을지대, 인천대, 인하대, 한양대, 연합팀(대한민국응원단)이 함께 했다.
90분간 응원대전이 끝나자마자 지난해부터 신설된 ‘막춤대첩’이 주무대를 차고 올라가 세상에서 가장 웃긴 춤서바이벌을 펼쳤다. 총상금이 260만원이나 걸렸으니, 막춤꾼들의 물러서지 않는 한판이 관람객들의 배꼽을 잡았다.
‘능소전’ 무대는 항상 만원이다. 공연주체가 몇번 바뀌었어도 아랑곳 없이 늘 가득 찬다. 이유가 뭘까?
댄스드라마 ‘신능소전’도 9월30일부터 매일 한두차례씩 ‘능소무대’를 달궜다. 지난해 천안연극협회측이 맡았다가 올해 입찰방식을 도입, 상명대 연극학과(최준명 교수) 학생들이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얻었다.
나이드신 분들에겐 한국서예가협회에서 주관한 ‘가훈써주기’에 관심, 좋은글 받아가는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춤축제의 먹거리장터는 언제나 호황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춤은 지나쳐도 음식의 유혹에는 장사가 없다.
국제민속춤대회에 참가한 한 외국인팀 선수들이 유쾌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폐막식의 휘날레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수놓았다.
이외에 부대행사로는 e스포츠대회를 비롯해 거봉포도와이너리, 외국인전통혼례, 읍면동 화합한마당, 세계문화체험, 청소년 어울마당, 실버짱 콘테스트, 다문화가족 한마당, 건강증진관, 도시농업전시관, 풍물난장, 전통차체험, 농특산물판매장 등이 삼거리공원 곳곳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 주차장은 13주차장까지 운영돼 교통불편을 최대한 없앴으며, 수많은 봉사원들의 수고와 땀이 한건의 불편사고 없이 행사를 치르게 한 원동력이 됐다.
‘선문대동아리팀’ 일반부대상
‘천안흥타령춤축제2014’의 대미를 장식한 춤경연 일반부에서 선문대학교 동아리팀이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국에서 참여한 182개팀 5000여 명의 춤꾼들이 4일간 열전을 벌인 춤 경연의 부문별 수상자가 5일 밤 결선무대에서 가려졌다.
일반부 결선에 오른 8개팀 중에서 천안을 대표하는 유관순 열사와 같이 천안시에서 춤을 통해 세계에 희망을 전달하고 천안과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을 화려하고 다채로운 춤동작으로 표현한 선문대학교 동아리팀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일반부>
-대상/ 선문대학교 동아리팀
-금상/ 김포시 문화예술단
-은상/ 서울시 Rainbow Cheer팀
-동상/ 가온누리, 신세계댄스동호회
-장려상/ 꿈나무태권도, Resturn-Up CREW, 디펄스팀
<흥타령부>
-대상/ 천안시 ‘일봉동 여신들’
-금상/ 서울시 예림무용단
-은상/ 성정1동 하릿벌
-동상/ 늘춤무용단, 짚신과 하이일
<학생부>
-대상/ 부천시 환타지아팀
-금상/ 부천링컨
-은상/ (사)푸른잎사귀 늘해랑 공연단
-동상/ 충남예술고등학교, 하늘태권도
<실버부>
-대상/ 곡성 한우리예술단
-금상/ 해맞이 우리춤 동아리
-은상/ 춤사랑
-동상/ 한솔멋쟁이, 당신 멋져
<국제민속춤대회>
-대상/ 오세티아공화국의 Arfan팀, 터키의 Tuana Sanat Kulubu팀
-은상/ 라트비아의 Gatve팀, 슬로바키아의 Vrsatec팀
-동상/ 불가리아, 멕시코, 러시아팀
<창작분야>
-대상/ 수원대학교 무용학과 ‘오혜순 무용단’
-금상/ JW Ballet Company(염정우발레단)
-은상/ 김주범 발레단
<거리퍼레이드>
-대상/ 단국대학교팀
-금상/ (사)푸른잎사귀 늘해랑 공연단
-은상/ 러시아, 오세티아공화국, 충남예술고등학교
-동상/ 멕시코, 폴란드, 핀란드, 국제청소년연합
|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