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산책음악회’가 천안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민간차원의 작은음악회가 정부나 기관의 도움 없이 벌써 4번의 음악회를 열었다. 매월 넷째주 토요일 불당동 야외공연장에서 음악회를 연 지 벌써 4개월 여. 지난 8월23일에는 300명 가까운 주민들이 공연장을 촘촘히 채웠다.
육수희·한성희·이종찬·이서경 4명이 오직 그들만의 힘으로 시작한 불당마을 작은음악회(저녁산책음악회)가 입소문을 타며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물론 재정적 후원이 절실히 필요한 건 맞습니다. 치킨점과 미용실 등 협찬해주시는 분들이 생겼지만, 더욱 많은 불당마을 주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어려움 속에도 꿋꿋하게 해나갈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갖고 있는 진정성에 있다. 불당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문화를 개척하고 유지해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를 꿈꾸는 이들은 ‘스스로 즐기자’는 구호를 내세우며 매회 최선을 다하고 있다.
4번째 되니 단골관객도 늘어
소프라노 이미애가 '넬라판타지아'를 열창하고 있다.
우쿨렐라앙상블 '하노하노'가 하와이풍 의상과 노래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오카리나앙상블 '소리애'의 경쾌한 연주와 멋진 화음이 공연의 즐거움을 더했다.
지난 8월23일 열린 네번째 음악회. 처음 쭈뼛거리던 주민들은 어느새 저녁산책음악회의 단골방청객이 된 듯 자연스럽게 호응하고 있었다. 장재천변을 산책하며 운동하는 이들과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로 이곳 일대는 불야성을 이뤘다.
우쿨렐라앙상블팀 ‘하노하노’가 하와이풍 옷을 입고 무대에 오르자 방청객 또한 관광객으로 화했으며, 이들의 경쾌한 연주와 노래에 따라 관객석도 흥겹게 장단을 맞췄다. 소프라노 이미애의 ‘넬라판타지아’는 가슴을 탁 트이게 했고, 오카리나앙상블 ‘소리애’는 이웃집토토로 등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4곡을 골라 들려줬다.
'거위의꿈' 코너에 등장한 나신천 옹이 90세의 노익장을 과시하며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다.
거위의꿈 코너에는 90세의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갖고있는 나신천 옹이 등장했다. 목회활동을 하다 퇴임 후 컴퓨터, 서예, 사진을 배우며 제2의 인생을 가치있게 살고있는 그. 이날은 수년 전부터 배운 아코디언을 들고 나와 무대 위에서 실력을 뽑냈다.
“이젠 예전같지 않아 음도 두개씩 눌려진다”며 듣기좋은 빼어난 연주실력은 아니라 양해를 구했지만 관객석에서 나온 것은 격려와 존중의 박수였다.
저녁산책음악회로 인해 이곳 불당마을은 다른지역보다 문화마을로 앞서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삶의질 수준도 한발짝 빠른 걸음을 내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