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문화관광진흥 기본계획이 뼈대를 드러냈다.
시가 용역을 발주한 기간은 지난 4월. 그로부터 4개월이 흘렀다.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현재 환경을 진단하고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비전과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이를 위해 시는 용역업체에 ▷천안 일반현황 및 관광자원 분석 ▷천안문화환경 및 자원분석 ▷문화예술 수요조사 ▷종합분석 및 기본구상 ▷문화예술발전방안 제시 ▷관광활성화방안 제시를 주문했다. 용역은 (사)위례도시포럼이 수행했으며, 시는 이를 위해 2700만원을 부담했다.
천안시 문화예술정책지표 ‘무척 낮아’
천안시는 지난 8일 오후 4시30분 시청 중회의실에서 ‘문화관광진흥기본계획수립 최종용역보고회’를 가졌다. 용역기관은 천안시 문화예술과 관련한 여건을 다양하게 분석했다.
천안시의 문화예술정책 지표는 무척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문화정책 발전방안은 전국 시평균 21%가 수립했으나 천안시는 수립하지 않았고, 문화분야 발전을 위한 보고서도 시 평균 3.3개에 비해 천안시는 한 건도 발행하지 않았다. 외부 문화전문인력 고용건수도 시 평균 1.86명에 달했지만 천안시의 고용건수는 0명, 지역문화관련 조례제정건수도 0개로 시 평균 0.74개에 못미쳤다.
예산 대비 문화정책 예산비율은 시 평균이 2.58%, 천안시 1.95%로 열악했으며 인구 1000명당 문화정책 예산규모 또한 천안시는 4478만원으로, 시 평균 6874만원에 크게 부족했다.
천안시는 매년 문화예술부문 예산에 평균 270억원 정도를 써왔다. 2010년 239억원, 2011년 297억원, 2012년 262억원, 2013년 303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246억원으로 들쭉날쭉한 상황이다.
용역은 올해를 기준으로 타 지역(수원·부천·성남·전주)과 비교해 문화예술에 대한 예산규모 비율이 낮아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예산총액 대비 천안시의 문화예술 부문은 다소 적게 나타났다. 반면 체육부문은 월등히 높다. 천안은 기존에 배정하던 체육부문 예산을 올해 두배 이상 높인 이유도 한 몫 했다.
충남에서 관광객 이용현황을 보면 보령·아산·당진·예산·태안에 이어 천안시는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령·아산·당진 관광객이 워낙 많다보니 천안(676만명)은 충남평균(689만명)에도 못미친다. 천안을 찾는 방문객들의 대부분은 광덕산(25%), 독립기념관(21%), 천안삼거리공원(15%)에 머문다.
관람·전시 정보부족 최대악재
용역기관은 지난 6월 설문조사를 통해 345명의 의견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영화를 관람한다는 사람이 미술전시나 연극관람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영화를 15번 관람할때 미술전시나 연극관람은 한번 볼까 말까 할 정도였다.
또한 문화예술행사에서 편의시설이나 접근불편 보다는 선호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과 시간부족, 관람비용이 관람의 가장 큰 장해요인이라고 답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 3대악재 중에 전국과 천안의 호불호가 갈렸다. 선호프로그램이 없다는 불만은 전국평균이 31.7%에 달했지만 천안시민들은 겨우 12.8%만이 문제라고 응답했다. 반면 정보부족은 전국이 14%에 그쳤으나 천안시민은 30.1%가 불만을 내비쳤다. 정보부족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문화예술교육과 관련, 천안시민들은 현재 교육방식이 공공기관이나 대학의 부설기관 또는 인터넷 교육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동호인모임이나 개인레슨 쪽으로 관심이 높다는 반응을 보였다.
5개 시립예술단이 문화예술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높다. 그럼에도 이들 공연의 관람률은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흥타령풍물단 12.8%, 시립합창단 6.7%, 시립교향악단 6.4% 순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교향악단·무용단·흥타령풍물단·시립합창단·국악관현악단에 대한 앞으로의 관람의향이 3%도 안된다는 점이다. 즉 100명중 3명만이 관람의향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공연방식의 변화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용역기관이 파악한 것으로, 천안의 지역축제는 모두 8개. 천안흥타령춤축제를 비롯해 e스포츠대회, 천안판페스티발, 입장거봉포도축제, 성환배축제, 천안호도축제가 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68%가 이들 개최축제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중 50%가 참가의향이 있다 했고 33%가 보통이라고 답했으나 의향이 있다 해서 꼭 참가하겠다는 말은 아닌 것. 여기서도 홍보확대(26.5%)는 보완점으로 제일 중요하게 이야기되고 있었다. 이들의 참가기준은 오직 ‘볼거리다양성(44.7%)’에 의존한다. 다음으로 교통편의성(14.6%)과 참가비용(14.2%)을 살펴보는 정도다. 다시말해 68%가 축제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볼 만 하지 않다는 것과, 개최정보를 몰라서라 볼 수 있다.
천안문화예술 강점과 약점
용역기관은 여건조사 및 분석을 통해 천안 문화예술의 강점과 약점을 끌어냈다.
이들이 강점으로 본 것은 ▷문화예술 발전기반 확보(문화재단·시립예술단) ▷민선6기 시정방침 ‘품격높은 문화예술’ ▷작은도서관 등 소규모 문화확산시설기반 우수 ▷젊은인구 구조▷지역내 다양한 교육기관 입지 ▷삶의질에 대한 관심 고조 ▷범정부 차원의 문화진흥 지원정책 ▷여가시간 증대에 따른 문화예술수요 지속확대를 꼽았다.
반면 약점으로는 ▷도시지역과 비도시 지역간 불균형 심화 ▷문화예술기반시설 부족 ▷문화예술행사 홍보부족 ▷문화·관광 체계적 발전계획 부재 ▷문화예술분야예산 부족 ▷문화예술관람의 수도권 의존현상 존재 ▷원도심 공동화 현상 ▷인구증가에 따른 문화예술인프라 대응력 미흡 ▷국내 경제의 전반적 침체로 인한 위축심리 ▷세종시 개발에 따른 인구유출 등이다.
용역기관은 이같은 강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대응전략으로 ▷시립예술단 및 문화재단 역할 및 기능강화 ▷중앙정부의 문화정책과 천안시 문화정책의 연계 ▷동아리 및 프로그램 중심의 문화예술 확대 ▷문화예술전문인력 양성 ▷원도심 유휴공간 활용 ▷1인1문화예술 활동지원 ▷지역과 계층에 따른 문화복지혜택 제공 ▷찾아가는 문화예술서비스 진행을 언급했다.
흥타령춤축제 모티브로 한 체험도시 주문
용역기관은 문화관광분야 통합비전으로 ‘흥타령춤축제를 모티브로 하여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거움을 체험하는 도시로 전개되는 청사진을 내보였다. 문화예술분야 비전으로는 천안시를 다양하고 즐거운 문화예술 콘텐츠로 채우고, 관광분야 비전으로는 천안시의 도시적·현대적 이미지를 도시관광의 범주에서 전개하는 그림을 그렸다.
다양한 세부사업계획도 제시했다.
문화예술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예술가 창작활동지원을 위한 창작스튜디오 조성, 천안시 문화예술인 및 문화예술동아리 전수조사를 통한 문화예술DB사업, 도시문화관광 전문가 양성 및 배치를 필요로 했다. 문화재단의 기능도 강화하고 시립예술단도 공연중심이 아닌 교육과 체험중심의 운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예술공연을 진행하기 위한 스쿨콘서트와 천안문화관광진흥 시행계획 수립, 천안문화관광진흥조례 제정, 문화관광성과지표 개발, 찾아가는 문화버스 운영, 천안문화통합 콜센터, 천안시립미술관 조성, 작은공연장 조성, 한뼘미술관 조성, 주민참여형 문화마을 조성, 천안문화예술동아리 조성 및 지원, 생애주기별 생활문화활동 지원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매혹적인 도시관광중심 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 프로그램도 밝혔다.
도시관광경관 개선사업, 생활문화예술 이벤트 육성, 문화예술 길거리장터 개최, 교통·시설·관광지 등을 무제한 이용하는 천안패스 도입, 근대문화거리 조성, e스포츠 스튜디오 조성, 전통재래시장 활성화 사업, 경유관광시설 개선, 도시스토리텔링 및 리네이밍 사업, 역사관광벨트화 사업을 주문했으며, 무엇보다 천안삼거리 명소화 사업을 통해 천안의 대표관광지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