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을 지키라 했지만 고양이는 지켜내지 못했다. 생선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먹이였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

선거관리위원회 존재이유는 무엇보다 ‘공명선거’ 관리에 있다. 그런데 선관위 직원이 단속에 걸린 후보에게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검찰은 지난 1일 천안시 동남구선거관리위원회 소속 윤모 지도홍보계장을 구속했다. 또한 새누리당 천안갑 당협위원회 박모 사무국장을 구속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 6·4지방선거때 출마자에게 금품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해당 선관위 계장에게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이복자(45·비례대표) 천안시의원을 11일(월)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천안갑 사무국장과 지도홍보계장에게 각각 2000만원을 건넨 혐의다. 알려지기로는 이씨는 공천금 2000만원을 사무국장에게 건넸고, 이를 선관위 지도홍보계장이 알게 되자 또다시 2000만원을 건넸다. 이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해당 선관위 계장은 이씨 외에도 다수의 출마자에게 단속편의를 제공하고 수천만원을 받았다. 그는 돈을 잠시 빌렸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금품수수로 보고 수사중에 있다.

한편 전용학(새누리당 천안갑) 당협위원장은 6일 오후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천안에서 정치활동을 처음 시작할 당시부터 함께 해온 박모 사무국장이 공천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과 관련,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는 점을 해명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천안 갑선거구 공천금 논란이 과장되거나 왜곡돼 알려지고 있음을 우려하며 “6·4지방선거에서 청탁받은 사실이나 돈 받은 일이 없다”고 했다. 덧붙여 “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천)권한이 있으며, 당협위원장은 다만 필요한 의견을 내는 것 뿐”이라며, 그럼에도 마치 특정인의 문제가 당협 전체로 확대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또한 같은 날 당협 사무국장과 선관위 직원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선관위 직원과 새누리당 문제는 전혀 별개”임을 강조하며 연결지어 추측하거나 해석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전 당협위원장은 검찰이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엄정한 수사가 되길 주문하고, 일부 언론에게도 사실에 근거해 보도해달라고 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