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꽤 유명한 만화작가 사단에서 스토리작가로 널리 알려진 이현복(57)씨. 그가 이번엔 웹툰작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1000권 넘는 만화책의 이야기가 그의 손에서집필됐으니, 처음 시도하는 웹툰작가라지만 늦깎이로 볼 수도 없다. “곤충일기는 이미 컷까지 완성돼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곤충들을 세밀히 관찰해 지식이 풍부했던 것이 주요했죠.”
실제 그가 보여주는 ‘곤충일기’는 재미와 유익함이 함께 했다. 읽는 사이, 각 곤충들이 갖고 있는 습성을 알게 되고 간혹 징그럽게 생각됐던 것도 친밀해져간다.
시골로 내려온 도시개 ‘똘똘이’가 숲속을 탐험하면서 다양한 곤충들과 엮어지는 이야기다. 단락이 있으니 웹툰에 안성맞춤, 웹툰을 위해 준비한 건 아니지만 아직 미발표작으로 웹툰화가 가능한 작품이다.
“가능하다? 아니에요. 지금 보면 오히려 웹툰을 위해 쓴 글과 그림 같아요.”
그러나 그의 진짜 야심작은 따로 있다. 바로 ‘야생화는 말한다’이다.
천안에 내려와서 야생화를 공부하고 가꾸다 보니 어느덧 천안야생화연구회장의 직함도 갖게 됐다. 야생화와 생활한지 어언 10년. 그의 수신면 백자리 산골집은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이다.
‘야생화는 말한다’는 주제는 그의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로부터 풀어낸다. 이현복씨는 예로 ‘복수초’ 이야기를 들었다.
“고아로 자란 고시생과 여자친구가 갈등을 느끼며 이곳을 찾습니다. 이기적인 성격들을 보면서 여자친구는 헤어질 결심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둘에게 집주인은 산 속의 복수초를 소개합니다. 복수초는 흔히 떠올리는 ‘복수’ 하고는 거리가 먼, 장수와 행복을 뜻합니다. 슬픈 유래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꽃이 꼭 오목렌즈 형태를 닮았다는 것을요. 그건 햇빛을 더 모으겠다는 의지고, 주변의 관심을 더 받겠다는 노력이죠.” 고시생은 자신의 처지를 복수초와 비교하며 반성하고, 둘은 화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사위와 장모와의 불화로부터 시작되는 ‘사위질빵’이라든가… 이런 류의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여기는 힐링의 장소이자 새롭게 시작하는 출발선인 셈이죠.”
그는 생각한다. 야생화를 이야기하면서 인생을 써야 하는 글이 돼야 하기에, 그는 “내가 쓸 수 있는 나만의 글”이라며, 인기웹툰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욕심도 부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