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천안문화재단 폐지는 ‘유치한 발상?’

구본영 ‘문화·예술·체육공약’ 발표/ 빈건물 매입 작은공연장 마련, 천안창작스튜디오, 문화예술뱅크 추진

등록일 2014년07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문화재단 구성원들은 전문성이 부족하다. 게다가 인사채용에도 부적절한 모습들이 있었다. 위탁사업에 치중한 단순운영과 문화예술 기획력 미흡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한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과 부적절한 운영은 천안시와 천안시민 사이의 신뢰를 떨어뜨린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문화재단을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문화재단 업무는 기존대로 본청 문화관광과에서 맡고, 시는 검증된 문화예술 전문가를 영입해 정책을 기획, 보다 실효성 있는 사업들을 펼쳐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일조해야 한다.>

시가 만들고 시가 없애는 헤프닝? 천안문화재단 존폐여부를 놓고 각계각층의 여론수렴을 준비하겠다는 것이 천안시 입장이다.

이같은 내용은 구본영 천안시장이 구성한 인수위원회가 3주간의 검토 끝에 내린 천안문화재단 운영방안이다. 이같은 결과를 도출한 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은 서정호 공주대교수, 이남홍 전KBS 피디, 이용재 호서대교수, 전종한 시의원이다. 또한 김병국 홍익스포츠대표, 김재선 화백, 문해철 남서울대교수, 박상국 천안미술협회지부장, 유홍준 천안시노인회부회장, 육주혜 나사렛대교수, 정낙철 미소금융충남재단 이사장, 정덕기 백석대교수, 한영신 행복다문화회장, 현남주 예총회장이 복지문화분과 자문위원으로 함께 했다.

시측 “폐지보단 쇄신안 마련이 우선”

시는 지난 16일 시장실에서 간부공무원 몇몇이 모여 토론을 벌였다. 매주 한두건씩 주요 시정현안을 놓고 관계공무원들이 모여 심층토론을 거쳐 중지를 모아 결정하자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첫 논의 주제는 민선6기 천안시정 인수위원회에서 권고안으로 제출한 ‘천안문화재단 해체’로, 구본영 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이 심도있는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화재단 설립배경, 그간 운영상황, 제기된 문제점을 놓고 검토한 결과는 ‘천안문화재단 해산여부는 시민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재단 쇄신안과 문화예술계 활성화와 함께 복잡적인 요소를 충분히 고려한 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문화재단과 관련한 천안시 입장은 ‘재단 해체에 대한 의사결정은 천안시민, 학계전문가, 문화예술인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공론화 과정을 빠른 시일 내에 갖고, 여기서 결집된 시민의견에 따라 합리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한 이후 문화재단 해산여부와 혁신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없애지도 못할 재단폐지, 답 있나

전국에 문화재단이 설립·운영되고 있는 곳은 50여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인근에는 아산시가 문화재단을 운영중이며, 충청남도도 최근 문화재단을 설립·운영중에 있다. 전국적인 추세는 ‘문화재단’을 통한 지역문화예술의 활성화에 있으며, 정부도 앞으로는 지자체가 아닌 문화재단을 중용해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처음 단출하게 출발한 천안문화재단이 기껏 2년을 운영하고 폐지가 거론되는 이유는 뭘까. 구본영인수위에 따르면 단순운영, 기획력부족, 그리고 인사문제가 문화재단 폐지의 이유다. 짧은 시간, 몇몇에 의한 의견수렴이니만큼 제대로 연구됐을까만은 그들이 ‘인수위’라는 이름을 내걸고 밝힌 것이어서 가벼운 참고사항으로 보기에도 어렵다.

성무용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다 해서 비단 시장 개인의 판단으로 볼 수 없다. 이를 위해 해당부서의 타당성 분석이 진행됐고, 심의를 거쳐 시의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시민여론 또한 재단 설립을 문제삼지 않았다.

인수위가 문제삼는 것은 재단의 운영부실과 인사논란인데, 걸음마를 뗀 지 얼만 안된 문화재단이 문을 닫아야만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단순운영 및 기획력 부족’을 살펴보면 특별한 문제로 보기 어렵다. 애초부터 천안시는 1·2·3단계로 추진해 재단설립에 따른 투입예산을 조정해가기로 한 바 있다. 30명에 이르는 정원을 단계별로 채워나가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첫단계에 주어진 소수인력은 기본업무와 흥타령춤축제, 반딧불음악회 등 몇몇 업무를 수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물론 시 예산도 그같은 범위에 한정돼 있었다.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인력이나 예산이 어느 정도 확충된 상황에서 업무를 논할 수는 있어도 아직 형식만 갖춰놓은 재단에 무엇을 바라느냐”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정형교 문화재단 신임본부장 또한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문화재단이 해야 할 역할이 시도조차 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며 “앞으로 새로운 사업을 비롯해 지역 문화예술인과의 상생교류, 시민들과의 소통문제 등을 빠르게 풀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본부장은 그 디데이를 내년으로 보았다. “올해 사업예산은 모두 정해져 있는 상황으로, 문화재단이 앞으로 어떤 사업들을 펼쳐나가야 할 지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내년 사업예산이 반영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 운영과 관련해서도 기금 400억원이 걸림돌이 됐지만, 얼마 전 ‘너무 과한 기금설정’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현실적으로 2020년까지 ‘100억원 조성’으로 낮췄다. 이마저도 기획공연 등에 따른 수익금을 그간 세외수입으로 잡았지만, 이를 문화재단 기금으로 돌렸다. 문화재단 설립 2년이 지난 지금 기금은 2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또다른 예술관계자는 “옹호하고 싶진 않지만, 잘못 운영될 경우 다양한 경로로 경고도 하고 문제지적에 따른 논란이 쟁점화되는 시간을 거쳐 존폐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며 “갑자기 인수위라는 곳에서 폐지를 운운한 것은 오히려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인사문제 또한 정확히 따져 적법하지 않았는지, 인사에 있어 재단이사회의 결정에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한 논리적 타당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게 순서다. 인수위는 일부 언론 등에서 제기한 의혹수준 또는 불합리성의 추론적 근거로 ‘폐지’라는 극단적 판단을 내놓아선 안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인수위 결과발표 기자회견장에서도 질문이 됐으나 ‘우리의 생각’ 또는 ‘우리의 결정’ 정도로 그 판단을 시장에게 떠넘기듯 했다. “우리는 우리의 의견을 낼 뿐 결정권한은 시장에게 있는 것으로, 시장이 잘 판단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만약 시가 폐지로 결정한다 해도 공채로 들어온 20명의 인력을 적법하게 해소·처리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한 문화재단측 관계자는 “이사회로 운영되는 재단법인 형태의 천안문화재단을 천안시장 또는 이사장(시장)이라 해서 존폐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재단 이사회 3분지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5가지 해산사유에 포함돼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성희 충남예총 회장은 “천안문화재단의 해산여부를 검토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며, “쇄신안 운운 이전에 이제 2단계 20명이 넘어선 인력구조에서 문화재단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함께 고민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로부터 제기된 문화재단 폐지논란에 대해 일부 지역문화예술계에서는 문화재단의 필요성, 또는 활성화를 두고 세미나를 준비중에 있기도 하는 등 그 여파가 점차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김학수 기자>

천안문화재단 설립과정

2010년 7월1일 3선도전에 성공한 성무용 시장의 시장취임식. 민선5대에도 많은 공약을 내걸었고, 문화관광과 관련해서도 위례성 복원, 고려태조 왕건 유적복원, 천안흥타령축제의 세계화, 어린이테마공원 조성, 천안삼거리 테마공원 도시개발사업 추진, 호국충절관광벨트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천안문화재단 설립’은 성무용 시장의 야심찬 계획이었다.

문화재단 설립은 그간 3년간 파행으로 천안문화원이 실질적인 기능을 못하고 있었던 것도 한 몫 했다. 시는 천안문화원 활용도를 놓고 일부 공간을 문화재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2011년 천안문화재단 설립 타당성에 대한 최종 용역보고회가 있었다. 여기서 천안문화재단은 기존 문화시설의 효과적 관리뿐만 아니라 지역 내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고 직접 공연·전시물의 기획·운영까지 도맡는 역할을 부여했다. 무엇보다 문화재단의 가치는 ‘전문인력’을 통한 문화예술의 체계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었다.

용역보고회 자문위원들은 문화재단 설립 타당성에 대체로 공감했다. 이들은 문화재단이 문화예술단체간 ‘문화예술 콘텐츠 제공’과 ‘문화예술 창작지원’, ‘지역여건을 고려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공급’, ‘문화예술부문의 관심과 참여 제고’를 목표로 삼고 열심히 뛰어줄 것을 주문했다. 다만 예산문제로 2020년을 1·2·3단계에 걸친 인력확보 및 정상운영 기점으로 삼았다.

관련 예산은 2020년까지 모두 43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렇게 된다면 2021년부터는 16억여 원의 기금이윤으로 15억원의 인건비를 충당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덧붙여 2023년쯤에는 기금규모가 600억원에 도달, 기금이윤은 약 2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게 천안문화재단은 2012년 6월21일 오전 11시 창립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김>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