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은 오는 22일부터 ‘공간공감’전을 갖는다.
10월12일까지 전시되는 공간공감전은 국내 유명 조형미술가들이 참여하는 전시회로, 평면회화에 머물렀던 평범한 전시문화에서 벗어난 조형미술을 통해 좀 더 폭넓은 예술감상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작가는 강인구, 김순임, 김다영, 차종례로, 이들 4인은 각자의 작품 속에 나열과 집합, 전개와 조화를 넘나들며 조형 특유의 세계를 화려하게 펼치게 된다.
미술관 이혜경 학예사는 “산책을 하듯 전시장을 여유롭게 거닐며 감상자의 위치에 구애받지 않도록 특성화된 전시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도시의 답답함을 벗어나 시원한 예술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난해하고 딱딱한, 어떻게 보면 불친절한 공간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미술관이 누구나 여가의 공간, 명상의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각별히 신경썼다”고 덧붙였다.
미술관의 이번 조형미술전은 2·3층 미술관을 4개의 섹션으로 구분해 각각 작가와 작품의 특성에 어울리는 공간을 배치·구성했다. 관람동선을 따라 힐링과 안식의 여유로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4인4색’의 세계를 접하는 신비감을 감지하도록 유도했다.
4인4색 ‘공간이여 공감하라’
‘공간공감’전에 참여한 작가들의 각 작품별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공간공감전'_강인구-Rise_abov
강인구 작가(공간을 기억하다)는 이쑤시개 등 사람들의 손을 통해 이미 만들어진 갖가지 인공물을 다시금 원래 자연의 형태로 되돌리는 작업을 한다. 또는 울퉁불퉁한 작은 돌멩이들을 재구성해 다시 원래의 바위처럼 커다란 형상물을 만들어내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이쑤시개를 하나하나씩 붙여 원래의 나무형태를 연상시키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이런 행위를 통해 작고 하찮은 존재들에게 새로운 형태가 아닌 원형으로 변화시키며 생명력을 실어준다.
'공간공감전'_김다영-그들만의_놀이터에_빠지다
김다영 작가(빛을 통해 공간을 바라보다)는 백열전구 안에 캐릭터 인형과 작은 소품 등을 넣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작가에겐 작은 백열전구 안이 무한한 도자기가 된다. 빛을 잃은 전구 안에 백설공주, 피노키오 등 아기자기한 동화 속 이야기들을 넣어 새로운 빛을 밝히는 작업을 한다. 각각의 작은 전구들은 작가의 손을 거치면 더 이상 개별의 전구가 아닌 하나의 세계이자 새로운 빛이다.
'공간공감전'_김순임-비둘기소년
김순임 작가(공간을 거닐고 머무르다)는 텅 빈 공간에 무명천, 양털과 바느질로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속도감을 즐기는 한 청년을 중심으로 실과 무명천 등 자연의 재료로 인공 벽과 연결시키는 설치작업을 한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는 비둘기 소년과 금방이라도 바람이 불면 흩어져 날릴 듯한 수천개의 깃털들은 우리의 시선과 발걸음을 그 공간에 머물게 한다.
'공간공감전'_차종례-Expose_exposed
차종례 작가(공간을 두드리다)는 작품들에서 볼 수 있듯이 무수히 많은 두드림과 쪼아내는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간다. 따뜻하지만 딱딱한 나무를 재료로 살짝 잡았다가 풀어놓은 듯한 부드러운 천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가 하면 대지를 뚫고나오는 듯한 섬세하게 솟아오른 융기들로 공간을 두드린다. 작가는 나무가 지닌 숨결을 존중하고 질서와 조화를 유지해 본연에 없던 새로운 공간을 다시 심어주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