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굿패인 ‘민족굿패 얼(대표 곽상용)’의 부단장, 이명숙씨가 예전 ‘국문학과’ 출신의 자존심을 살려 대본을 써냈다. 그가 쓴 환경풍물극 ‘방죽골 왕버드나무가 살아났슈!’는 바로 그의 단원들이 사용할 대본이기도 하다. 2011년에 첫 공연했던 ‘하늘꽃을 찾아서’가 첫 그의 대본이며, 이번이 후속작품이라 볼 수 있다.
곽상용 대표의 든든한 후원 속에 명숙씨의 대본은 환경보전분야의 정부지원을 따냈다. 주부아마추어들이 대부분인 단원들이 명숙씨 덕에 한명한명 배역을 맡고, 생전 안해본 ‘배우’로서의 꿈을 펼치게 됐다.
“매일같이 모이고 연습합니다. 천안 봉서홀에 서는 무대이니만큼 제대로 연습하지 않고는 안됩니다. 열심히 연습하는 수밖에는 답이 없어요.”
이미 공연일정은 잡혔다. 9월26일은 공주에서, 10월24일은 홍성에서, 그리고 11월8일은 천안 봉서홀에서 막을 올린다. 공주·홍성공연은 실전연습이라면 진짜무대는 바로 천안 봉서홀, 1000석 관객을 앞에 둔 무대라 볼 수 있다. ‘봉서홀 무대에 한번 서보자’는 것은 이들의 바람이기도 했잖은가.
그간 천안에서의 풍물은 사물놀이 중심이었다. 흥타령춤축제같은 대규모축제나 그 외 크고 작은 행사에서 풍물굿을 보여주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연극을 해야 한다는 것은 생소한 일. 연기학원을 다닌 것도 아니라서 ‘발연기’조차 힘겨운 단원들의 노력이 대견하다.
천안사람이 대본을 썼으니 응당 천안이 소재가 됐음은 미뤄 짐작이 간다. 우리에게 친숙한 방죽골이 무대의 중심이 되고, 김시민 장군이 심었다는 왕버드나무는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풍물극의 진짜 재미는 이야기의 중간중간에 삽입돼 펼쳐지는 공연에 있다. 서도소리도 있고 도살풀이도 있다. 극의 정점에서 곽상용 대표가 직접 나선 비나리 공연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이끌 것이다. 명숙씨 또한 설장구와 14명의 단원들이 함께하는 공연에 출연한다.
“봉서홀에서 이런 풍물극은 처음일 거예요. 우리 또한 이렇게 진지하게 준비하는 것은 처음이구요. 실험작이라 생각하고, 꼭 천안시민들이 좋아해주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관심 좀 많이 가져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