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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호 선장 12년 ‘성무용 떠났다’

떠나는 이나 보내는 이나 모두 아쉬운… 몸 고달팠지만 변화발전 모습에 행복, 이젠 자연인으로~

등록일 2014년06월2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성무용 시장이 공무원과 각계각층의 배웅을 받으며 12년간 정든 집무실을 떠났다. 그는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 천안시민으로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이임식이 끝나고 앨범에 소중히 남길 기념촬영 한 컷~


“저 또한 정부미에서 일반미로 바뀝니다.”

사업가이자 정치인이었던 성무용 시장은 12년간의 공직생활이 무척 행복했다고 했다. 장장한 세월, 분주함으로 몸은 고달팠지만, 그런 만큼 마음은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절이었다는 것이다.

“매일 사람들을 만나면 야구장을 지어달라, 테니스장을 지어달라, 예술의전당을 세워달라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들이 필요한 지를 고민하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왔고, 지역사회가 변화되고 발전하는 모습에서 무한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12년 세월, 참 빠르네요”
 

성무용 시장과 아내 최무자. 얼굴 가득 시원섭섭함이 묻어난다.


성무용 천안시장이 25일 이임식을 갖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이날은 6·25전쟁이 발발한지 64년이 된 날이기도 했다.

민선 제3·4·5대 성무용 시장의 이임식이 25일 오후 2시 시청 봉서홀에서 열렸다. 7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이임식은 국민의례, 주요업적소개, 공로패·기념품 증정, 이임사, 기념촬영 등의 순서로 진행했다.

이에 앞서 성 시장은 지난 23일부터 구청 및 사업소, 기관·단체, 본청, 시의회 등을 방문해 그동안 협조해준 것에 대해 일일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각계각층의 대표로부터 공로패를 받는 성무용 시장.


천안시에 따르면 성무용 천안시장이 재임한 2002년 7월1일부터 12년동안 인구 43만명의 중소도시에서 65만 중부권 최대거점도시로 위상을 높이며 100만 광역행정도시의 기반을 구축했다.

민선 3·4·5기동안 ▷불당동시대 개막 ▷고속철도와 수도권전철 개통 ▷구청시대 개막을 통한 광역행정 실현 ▷불당·청수·신방지구 등 택지개발 ▷불당·서부·남부·북부대로 등 천안시 기간도로망 확충 ▷천안흥타령춤축제·국제웰빙식품엑스포 등 각종 전국·국제행사 개최 ▷인구65만 대도시 성장 ▷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유치 ▷시민 삶의질 세계100대도시 진입 등 많은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1800여 개였던 기업체가 3600여 개로 늘어나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창출됐고 예산도 5600억원에서 1조2600억원의 대도시로 성장했다.
 

눈물이 날 것 같은... 가까스로 자제하는 성무용 시장.


성무용 시장은 이임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 중부권에서 제일 잘 나가는 도시가 됐음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일부에서 못된 이야기를 하지만 모두가 다 잘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며 일부 비판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의 소감을 전했다. “이른 아침 주민들을 만나면 눈물이 글썽글썽하다. 그렇다고 나까지 그럴 수는 없어 참는다. 특히 인사는 여직원들의 얼굴을 못보겠더라. 정이 들어서…, 그간 내가 못하진 않았나 보다”고 했다.

이날 앞자리에 앉은 구본영 천안시장 당선자를 향해서도 덕담을 건넸다. “100만 광역도시 기반을 구축하며 열심히 시정을 이끌어왔지만, 앞으로 유능한 구본영 당선자가 더 잘 이끌어 갈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12년의 시정에 열정을 바친 성무용 시장. 이젠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에 아내 최무자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무대 위 유일하게 배정된 자리에는 성 시장의 아내, 최무자씨가 앉아 있었다. 성 시장은 “12년간 집에 늦게 들어오고 새벽에 일찍 나가느라 집안일에 소홀했다. 아내에게 미안하다. 이제 요리라도 배워서 집사람에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같은 말에 여기저기서 갈채를 보냈다.

성 시장은 “천안은 나를 키워준 곳이고 내가 살아야할 곳, 묻혀야 할 곳이라는 생각으로 열정을 바쳐 노력했다.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몸으로 뛰고 다가가는 행정구현을 위해 노력한 지난 시간들은 두고두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또한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천안시가 경제력이 지금보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100만이 살아도 넉넉한 도시로 발전되기를 기원한다”며 “12년간의 공직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시민여러분과 함께 천안발전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겨 보지만 12년간 정든 시장자리를 떠나는 게 쉽지 않다.


시청 봉서홀을 나온 성 시장은 배웅하는 사람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고 악수를 나눴다. 차에 타기 직전에는 아쉬움이 큰 듯 연신 사람들을 부르며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떠나는 이나 떠나보내는 이나 씁쓸한 표정은 진하게 묻어났다.

한편 이근영 전 시장과 성무용 시장의 비교가 재미있다. 이근영 시장은 2002년 6월26일 이임행사를 갖고 소시민으로 돌아갔는데, 날짜로는 성 시장보다 하루가 늦다.

나이로는 이근영 시장이 69세에, 성무용 시장은 그보다 1년 많은 70세까지 시장업무를 보았다. 또한 이근영 시장은 4선(관선2회 포함)에 11년을 근무했으나, 성무용 시장은 3선에 12년간 시청 집무실을 지켰다. 그렇다면 일은 누가 더 잘했고, 인기는 누가 더 많았을까. 아쉽지만 이를 비교할 데이터가 적다.
 

사진으로 보는 이임식
 

각계각층에서 성무용 시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

참석자들의 반응은?

그간 성무용 시장의 취미였던 서예를 가르쳐왔던 진중왕씨가 매년 정초 천안시(시장)가 내세웠던 사자성어를 정리해 읊고있다. 그가 쓴 사자성어가 매년 본청을 비롯한 각 산하기관에 내걸렸다.

전병욱 부시장이 공무원들을 대표해 성무용 시장 내외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

이임식 끝무렵, 성무용 시장이 아내 최무자씨를 불러세워 그간 시정에 협조하고 함께 해준 시민들을 향해 정중한 인사를 올렸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차량으로 향하는 성무용 시장을 참석자들이 배웅하고 있다.

차 앞. 성무용 시장은 마지막 한사람까지 찾아보고 악수를 나눈다.

떠날듯, 말듯... 성무용 시장은 전병욱 부시장을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악수를 나눈다.

누구의 손? 성무용 시장의 아쉬움이 손끝에 묻어난다. 터미네이터의 <아일 비 백(I‘ll be back)!>을 외칠 수도 없는 상황. 성무용 시장이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을 많이 펴왔던 만큼, 시장일에 12년의 세월을 보내고 이제 70을 넘긴 나이(어르신)가 돼버렸다. 참석자들은 이제 그가 가정과 개인일에 치중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며 떠나는 뒷모습에 손을 흔들어주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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