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생에 공주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공학석사 출신. 재산은 5억7000만원에 육군상병 복무 만료. 부전자전이랄까. 그의 아들도 제1국민역에 올랐다. 그 외 체납도 없고 전과기록도 없다.
누굴까. 바로 천안기초의원선거 아산거구(쌍용1·3동과 불당동)에 출마해 당선된 이종담(새정치연합)씨다.
현역의원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유영오(새누리당) 의원. 하지만 초선의원이 된 이종담씨는 그가 얻은 47.79%보다 더 높은 53.55%를 얻었다. 같은 선거구에서 그와 함께 당선한 주일원(새누리당) 현역의원은 30.54%, 강선광씨는 15.90%를 득표했다.
“풀뿌리의회라는 거창한 이념과 논리를 내세우기 보다 주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파와 소지역주의에 연연하지 않고 주민의 이익과 천안발전을 최우선할 것입니다.”
말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건 그가 가진 삶의 태도다.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라 이 정도 살면 ‘자수성가’했다고 할 만하다.
대학졸업 후 천안 성거읍에 있는 미국계 반도체 소재업체에 들어갔다. 그는 자신을 “유명한 업체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총무자재, 경영관리 등 회사의 주요업무를 맡아온 CEO형 일꾼”으로 표현했다.
잘 나가던 회사를 박차고 올해 2월 천안시의원선거에 나올 결심을 했다.
아내는 “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느냐”며 말렸다. 회사 대표도 아쉬운 듯, 떨어지면 다시 돌아오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업체 특성상 ‘휴년제’를 갖고 4년 후 다시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는 모두에게 민폐가 된다며 스스로의 유혹을 물리쳤다. 몇천연봉을 과감하게 뿌리치고 나온 그.
“일 좀 해보고 싶었습니다. 조금씩 봉사를 하다 보니 어려운 이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죠. 시행정이나 지역사회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시스템을 가동하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선거를 치르면서 관내 선거구 대로변에서 손을 흔들고 연신 90도에 가깝게 고개를 숙였다. 출근길, 대부분 차를 타고 달리는 운전자들에게 그의 목소리가 들릴 턱이 없지만 스스로에게 다짐이라도 하듯 연신 외쳤다.
“행복한 사회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때문에 의회에 들어가면 당파와 연고를 단호히 배척하고 주민의 삶의 질에 최우선할 겁니다.”
잘 할 자신이 있다고 최면도 걸었다. ‘난 기업에서 다양한 분야의 실무요령을 익혔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역동적 리더십도 있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를 존중할 줄도 안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를 가슴으로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정말 ‘흔치 않은’ 사람이 의회에 진출한 것일까. 그래서 사람들도 알아보고 그에게 53.55%라는, 전체 후보들중 제일 높은 지지(율)를 보내준 걸까.
아직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사람. 그러나 현역의원들보다도 월등히 높은 성적표를 받게 된 그. 유권자들은 그의 미소에 화답했다. ‘참신해서 좋다! 능력있어 더 좋다!’는 그의 구호처럼, 있는 그대로를 말하고 그대로를 실천하는 사람.
대충 하려는 사람에게 의원직보다 더 쉬운 일이 있을까. 하지만 잘 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어려운 게 의원생활이다. 유권자들은 일단 그가 ‘괜찮은 사람’일 것이라 보고 표를 줬다. 이젠 그가 확인시켜줘야 할 차례다.
“전 정말 괜찮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