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온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깊은 절망과 실의, 참담한 슬픔을 안기면서 국가적 위기까지 초래한 ‘세월호 참사’는 거듭 생각해도 결코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인재였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수차례 국민에게 사과하고 민심을 추스르려 애를 썼겠는가.
이런 와중에 국가적 대사인 제6기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다. 당연히 ‘세월호 참사’가 지방선거의 거대 변수가 되었다. 이렇다 할 이슈나 정책대결 보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론과 수습론이 선거기간 내내 민심흐름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개조’ ‘재난관리시스템’ ‘안전불감증’ ‘안심학교’ ‘비리척결’ 등등 어휘가 선거연설, 선거토론회, 선거구호, 정책공약 등에 빠짐없이 등장했다. 그만큼 세월호 참사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지방선거의 거대 변수가 되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선거는 치러졌고 끝났다. 결과는 여도 야도 승리를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선거 결과를 알리는 6월5일자 각종 매체에서는 ‘여도 야도 아닌 전교조의 승리’ ‘여도 야도 식은땀 6·4 지방선거’ ‘압도적 승자는 없었다…냉엄한 민심’ ‘절묘한 균형…정국 주도권 경쟁 커질 듯’ ‘교육감 진보 압승’ 등등의 수사를 쏟아냈다.
지방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 8곳 야 9곳이 승리했다. 전통적 보수성향이 짙은 강원과 충청권에서 야당이 싹쓸이하는 보기 드문 선거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선거 결과를 놓고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무엇보다 민심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당선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민심 받들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직언과 충언을 귀담아 듣고 민의를 직시하여 특정집단이 아닌 지자체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동참하는 지역사회 발전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국가적 재난사태로 상처받은 민심을 추스르고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조성과 여건 형성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선거에서는 여야가 있지만 지자체 발전을 위해서는 여야가 없어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좋은 공약은 과감히 수용하고 인적자원도 과감히 포용하는 화합행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런 면에서 경기도지사 남경필 당선인의 정무부지사 야측 인사 포용공약은 새겨볼 만한 일이다.
매사가 그렇지만, 처음 시작은 거창하지만 마무리는 용두사미 되기 쉽다. 처음 먹은 마음 끝까지 유지하여 신뢰받는 당선인들이 되기를 기대한다. 초심이 항심이어야 민심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