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예약건도 취소, 모래 예약건도 취소.
김상식(41·무지개여행사 대표)씨는 요즘 마음이 심란하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여파는 모든 것을 멈춰놓았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애도하고 분노하는 마음은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가장 성수기철에 ‘한철장사'를 못하게 된 심정까지 겹쳐 싱숭생숭 한 것.
무지개여행사는 ‘천안-울릉도’ 상품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동면하듯 겨울을 지내고, 이제 봄빛이 푸르러 여행객들의 문의전화가 시작되는 즈음 세월호 침몰사고가 터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행문의도 끊기고, 예약손님마저 취소하는 상황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선박의 안전문제 등 부실운영이 드러나면서 울릉도간 선박들도 부랴부랴 안전점검 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무지개여행사도 얼마 전엔 '천안-제주도' 상품을 두달여간 운영하기도 했다가 사정상 울릉도 쪽으로만 돌려놓고 있는 상황. 울릉도, 제주도뿐 아니라 동강레프팅 같은 상품도 개발해야 할 시기인데 손도 못대고 있는 형편에 처했다.
"아무래도 세월호 여파가 오래 갈 것 같습니다. 남은 실종자를 빨리 찾고, 잘못된 문제들을 바로잡는 등 일정기간이 지나야 예전의 여행으로 점차 회복되지 않을까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여행사들의 힘든 시기는 곧바로 여행지(관광지)에 타격을 던져주고 있다. 배를 타고 여행하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 연관된 여행지는 한산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는 배여행만이 아니다. 여행하기엔 최적의 날씨지만 슬픔에 차있는 국민들 마음이 집안에만 가둬두고 있다. 이에 시내의 음식점들조차 평소 때보다 '확' 줄어든 손님들로 울상이다.
천안·아산을 비롯한 충남은 아직 제주도편, 울릉도편 선박들에게 미개척지대다. 이에 따라 무지개여행사같은 곳들이 모험을 걸고 이들 선박들과 조율을 거쳐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당연히 특별세일가 등의 상품개발에 힘입어 다른 곳보다 가격대가 저렴하다. 또한 이같은 상품을 성공시키기 위해 서비스가 뒷받침돼줘야 한다.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띄고 있는 상황에서 세월호 사건에 따른 여진이 결코 적지 않다.
"우리야 시쳇말로 '죽을 맛'이지만 그래도 대놓고 '힘들어'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세월호에 따른 국민적 슬픔이 너무 크고 깊습니다. 저 또한 같은 마음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