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에서 패한 박찬우 후보가 8일 깨끗이 승복한다는 기자회견을 가지며 네거티브, 비합리, 무원칙의 선거행태는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오늘부로 6·4지방선거 천안시장 후보직을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박찬우 새누리당 천안시장 예비후보가 최민기 경선후보와의 경합에서 패배를 승복했다. 8일 아내와 함께 시청 브리핑실을 찾은 박 예비후보는 시종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그는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고향으로 돌아와 천안시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했던 것은 천안을 발전시키는 것만이 고향분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에 첫발을 디디면서 낯설고 두려운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험한 정치판일지라도 지역사회가 갈등하고 반목하는 정치구태만큼은 재현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나라도 상대를 비방하거나 험담하지 않고, 깨끗하고 모범적인 선거를 치르겠다는 다짐도 했다”고 했다. 그러나 경선과정에서 비합리적이고 무원칙의 행태는 끊임없이 반복됐고 근거없는 네거티브 행태도 어김없이 재현됐다고 아쉬워했다.
“희귀병 아들 병역까지 왜곡시켜야 했나”
박찬우 예비후보는 자신과 가족의 명예를 위해 꼭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꺼내들은 것은 아들의 병역문제였다. 그는 “아무리 선거판이라도 명백한 사유로 군입대를 면제받은 사안을 병역비리로 몰아 당사자와 부모, 또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수많은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야 하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아들 이야기를 꺼냈다. 아들 병명은 ‘선천성 특발성 혈소판감소증’이라는 희귀병. 어려서부터 피를 흘리면 멈추지 않아 아들의 초등학교 교과서는 피투성이 그대로였다며, 자식을 잃을까 노심초사해왔던 부모의 마음을 무슨 말로 설명할 수 있겠냐고 했다. 그렇게 자란 아들은 2년에 걸쳐 병무청으로부터 정밀신체검사를 몇차례에 걸쳐 받고 결국 면제를 받았다. 공직생활때도 이 문제는 너무도 충분히 소명되고 검증된 사실인데, 이를 왜곡시키는 선거행태에 그는 “깨끗한 선거, 화합하는 선거를 치르겠다는 단순한 소망은 희망사항에 그치고 말았다”고 했다.
그는 “탈이 많았던 후보경선과정은 상대후보가 경선룰을 문제삼아 경선포기선언을 하면서 일단락됐던 문제였고, 중앙공천관리위의 경선실시 권고를 다시 수용한 건 전적으로 포용과 화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는 저의 의지가 반영된 결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선여론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역선택을 조장하는 정치세력의 움직임이 표출됐고 저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과 네거티브 정치공세가 난무했다”며 “여론조사 결과가 공식적으로 공표되기 전에 그 결과가 지역사회에 공공연하게 알려지는 등 여론조사 자체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직면하면서 중앙당 공관위에 이의신청을 하게 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찬우 예비후보는 “여하튼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저의 부족함을 탓하고자 한다”며 “새누리당 천안시장 후보경선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시점에서 천안시장 후보직을 접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치러질 지방선거가 시민에게 모범이 되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그동안 과정을 겸허히 성찰해보며 국가발전과 지역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와 관련, “국민의 한사람으로, 또한 공직자의 한사람으로 죄인된 심정을 느꼈다. 안전행정부 제1차관이었던 제 업무는 아니었지만 그 누구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다시 한마음으로 모든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시스템적으로 해결해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희망의 시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조심스럽게 가져본다”고 했다. 그간 보내준 사랑과 기대에 부응 못하고 실망시켜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는 박 후보는 “은혜 보답하는 날까지 가슴에 담고 잊지 않겠다”고 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