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면 무엇하겠습니까. 되돌려질 것도 아닌데….”
새누리당의 이정원 천안시장 예비후보가 긴 한숨을 내뱉는다. 7일 새누리당 충남도당에 의해 ‘컷오프(차단)’ 되면서 경선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할 말은 많지만 꾹 참자고 다짐했기에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던 그. 8일 오전 신부동의 한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생각같아선 무소속출마라도…
22년을 한결같이 ‘새누리당맨’으로 살아왔다는 그는 ‘컷오프’를 인정하지 못했다.
“생각해보세요. 특정후보가 모바일메시지에 컷오프를 가르는 여론조사가 있음을 알리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우리는 긴가민가 했어요. 그러다 사흘쯤 지나 한 후보가 직감을 하고 비슷한 메시지를 보냈고, 저 또한 안되겠다 싶어 보내게 됐습니다. 이런 식이 공정한 룰입니까.”
그는 어제(7일) 저녁 자신을 도와준 50여명과 해단식을 가졌다고 했다. 안타깝고 아쉬워 많이들 울었단다. “그간 여론조사로는 나 또한 4명중 1·2위를 다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2위와 오차범위에도 못듭니까. 도대체 여론조사를 어떻게 치른 것인지 답답합니다.”
도당은 컷오프가 어떤 과정을 밟고 결과를 도출했는지 ‘비밀’에 부쳤다. 경남의 하동·진주에서도 투명성을 의심한 반발이 심각하고, 경남도지사에 컷오프된 예비후보도 “시대착오적인 부정경선 시도”라며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 최근 충남도지사 컷오프도 ‘억울하다’는 소감을 낸 바 기초단체장 관련 컷오프도 이해못할 문제와 불신이 서려있다.
“컷오프와 관련해 예비후보들의 의사를 묻거나 설명조차 없었다”는 그는 특정후보를 위한 들러리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하고 상심했다. “특정후보는 컷오프 여론조사 기간에 자체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압니다. 컷오프 여론조사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가기 위한 것이겠지요. 이것이 과연 공정한 방식입니까.”
그는 컷오프를 하는 이유조차 문제삼았다. 여럿이 나온다면 이유가 되겠지만 기껏 4명 가지고 두명을 잘라낼 필요가 있는 것일까. “오히려 4명이 경선을 치르면 각자분담에 따라 비용도 절감되지 않겠냐”며 “컷오프 자체가 하향적”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천안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만큼, 또한 많은 사람들이 선거운동에 함께 뛰어주었던 것을 생각하면 울컥 화가 치미는 듯. “아직 접진 않았습니다. 무소속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준비했으니 1억만 가지면 완주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잠시 마음을 추스린 그는 천안시장 출마의지를 가지면서 지역현안을 얼마나 꼼꼼히 연구했는지 몇몇 공약을 열정적으로 설명한 후 “기업유치와 행정혁신이 차기시장에게 가장 필요한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도움주신 분들과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천안에서 살아온 사람이 갈 데가 어디 있겠는가. 앞으로도 마주치며 정 나누며 생활하자”고 인사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