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교(59) 전 천안서북구청장이 4월1일부로 ‘천안문화재단 본부장’으로 본격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박윤근 본부장이 지난 3월5일부로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문화재단측은 후임자 임용을 위한 공개채용절차를 밟았다.
이상규 천안문화재단 경영지원팀장은 “지난 3월7일부터 재단과 시 홈페이지, 사람인, 인쿠르트 채널을 통해 11일간 채용공고를 냈고, 18일 서류심사를 통해 3배수를 선정해 24일 면접시험을 거쳐 3월25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합격자를 가렸다”고 밝혔다.
천안이 고향인 정 본부장은 풍부한 행정경험과 함께 복지문화국장을 맡아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도 노력해 온 바 있다.
문화재단의 가장 큰 숙제인 흥타령춤축제를 총괄지휘했고 예술의전당 운영에도 천안시민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단측 관계자는 “색소폰 연주자로 작은 무대 등에 서는 등 문화예술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지역의 문화예술을 이끌고 있는 사람중 하나인 문화재단의 한 이사는 “연륜으로 보나 그간 복지문화국장으로의 역할을 보나 현 상황을 타개해나갈 적임자로 보인다”며 “특히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정서가 밝고 강단있는 추진력을 겸비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행정관료의 몫? ‘해소방법은 없나…’
정형교 서북구청장이 재단 본부장을 맡게 되면서 ‘논란’의 틀은 유지될 전망이다. 자질론의 문제보다는 본부장 자리가 ‘퇴직관료의 몫’으로 인식되는 우려 속에 이같은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당초 천안문화재단 설립에 있어 자칫 행정관료가 퇴직 후 들어가는 자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전문성을 갖춘 문화재단의 역할이 ‘낙하산 인사’처럼, 또는 정치시장의 측근에게 주어지는 보상차원의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시의회에서 반대의견도 높았다.
실제 첫 문화재단 본부장에 박윤근 부시장이 들어간데 이어 이번 정형교 서북구청장이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재단측 한 이사도 “관행의 고리가 생겨난 이후에 끊어낸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며 “첫 단추가 꿰이고 두 번째 단추도 행정관료로 꿰였다는 것은 이후 퇴직하는 고위공무원들의 당연한 몫으로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복지문화국장을 거친 관료라면 더욱 도전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엄밀하게는 문화재단측과 시측의 절차적 문제는 없어 보인다.
본부장 자리에 한해 ‘관내 행정관료는 안된다’는 제약을 걸기도 모호하다. 문화재단의 운영 전반이 시행정의 지시 등 절대적 영향 아래 놓여있는 상황에서 퇴임관료인 본부장과의 관계는 여러모로 객관적인 운영이 불가할 수 있다는 지적은 고민스런 점이다. 이런 이유로 차기사장의 역할이 무척 중요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문화재단측에 따르면 식품영향·법학을 전공한 하우스매니저(45·여) 출신과 화학·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미디어영상 관련 교수(44·남)가 서류 및 면접심사를 받았다.
문화재단측 관계자는 “두 응시자는 영상쪽과 공연장매니저의 한부문에서만 일해 전체 안목이 없어 보였다”며 “흥타령춤축제 등 문화재단이 해나가야 할 일들을 보면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함께 다방면의 경륜과 안목이 필요한 자리였다”며 “일부 논란이 된 것은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형교 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문화재단이 해야 할 역할이 시도조차 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며 “앞으로 새로운 사업을 비롯해 지역 문화예술인과의 상생교류, 시민들과의 소통문제 등을 빠르게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