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수신면 장산리에 지어지는 ‘홍대용과학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시 문화관광과 김진만 관광시설팀장은 “현재 8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며 “5월 초순 준공한 후 시운전을 거쳐 6월쯤이면 개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 대표관광지로 부각될까
17일 천안시내에서 홍대용과학관을 찾아 차를 몰았다. 시원하게 뚫린 천안-병천간 도로를 타니 차 한잔 마실 시간에 도착했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과학관의 웅대한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
마을에서 바라본 홍대용과학관.
홍대용과학관은 부지면적 1만4204㎡, 건축연면적 3443㎡의 4층 건물로 총사업비 194억원이 들었다. 임대형민자방식(BTL)이라 향후 20년간 임대료 및 운영비로 666억9300원이 지출해야 한다. 임대료 370억원은 국비와 시비 반반부담하고, 운영비 297억원은 전액시비 부담이다.
홍대용과학관(수신면 장산서길 113) 현장은 마무리공사로 한창이었다. 이곳 저곳에서 두드리는 소리, 끌러내는 소리, 레미콘 차량의 소음 등 시끌벅적. 갖가지 자재들로 걷기가 불편했다.
주로 노인들이 살고있는 조용한 장산리 마을은 홍대용과학관으로 인해 어떤 변화를 보일까 우려섞인 목소리를 낸다.
홍대용과학관에서 바라본 인접마을 전경.
인접한 마을은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면서도 과학관을 힐끗 힐끗 쳐다봤다.
“원체 시끄러워서….”
한 노인이 공사소음 때문에 마을이 소란스럽다고 볼멘소리를 하자 그 옆 노인은 “도대체 언제 끝나려나?” 하며 묻는다. 5월 초면 끝날 거라고 하자 “얼마 안남았네” 하며 안도한다.
노인들만 사는 자그마한 마을이라 홍대용과학관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조용하던 곳이 시끄러워지게 됐어. 우리한테 좋을 일은 없지, 뭐” 한다. 노인들은 그저 예전처럼 사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기만을 바랐다.
홍대용 생가터에서 바라본 홍대용과학관 전경.
홍대용과학관은 전시·교육·외부 3개영역으로 나뉜다. 전시영역에는 주제관, 과학사전시관, 과학체험관의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관이 들어선다. 또한 15m 원형돔에 99석의 플라네타리움이 운영되며 영상강의실도 마련돼 있다. 교육영역에는 주망원경(800미리 반사망원경)이 있는 주관측실과 15대의 망원경이 있는 보조관측실로 구분되며 141석의 다목적강당과 교육세미나실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들 외 외부영역이라 해서 야외천문공원과 35대의 공간을 간춘 주차장이 있다.
지난 3월5일 홍대용과학관 관리·운영 조례도 마련됐다. 조례안에 따르면 홍대용과학관의 관람료는 전시관이 1000원에서 3000원까지로 정했으며, 플라네타리움은 1000원에서 2000원, 기획특별전은 전시회에 따라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무수행이나 65세 이상 노인, 국가·독립·참전유공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자 등은 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기획전시관(70.62㎡)과 다목적강당(265.59㎡)은 대관이 가능하다. 기획전시관은 1일(8시간) 3만원, 다목적강당은 4시간 기준 5만원으로 정했다. 이곳 또한 천안시가 주최·주관하는 행사에 전액감면하고, 후원·협찬하는 행사는 반액감면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과학관 활성화에 필요하다고 시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전부·일부감면이 가능토록 했다.
2006년 민선4기 성무용 시장의 약속사업으로 추진된 홍대용과학관. 인근 아산시 장영실과학관과 다른 천체과학관으로써 천안시민과 관람객들에게 어떤 관광지로 자리매김될지 관심을 모은다.
‘홍대용별’도 있다!
화성과 목성 사이, 3.25년만에 태양 한바퀴
조선후기의 과학사상가인 홍대용(1731~1783)은 2003년 2월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설립한 ‘과학기술인 명예의전당’에 올라있다. 천문연은 2004년 3월에 소행성 5개에 최무선, 이천, 장영실, 이순지, 허준의 이름을 붙였고, 2005년 발견한 2개의 소행성에는 홍대용, 김정호의 이름을 붙여 국제천문연맹 산하 소행성센터로부터 승인받은 바 있다.
홍대용 이름이 붙여진 별은 경북 영천의 보현산천문대다. 한국에서 가장 큰 직경 1.8미터 광학망원경을 설치한 천문대로써, 2001년 9월25일 밤 새로운 별을 발견했던 것이다. 연구진에 의해 관찰된 이 별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3.25년만에 한번씩 태양을 돌고 있었다.
홍대용 별로 이름붙인 것과 관련, 전영범 보현산천문대장은 “홍대용 선생은 조선시대때 천문학자로서 아주 뛰어난 업적을 남기신 분으로, 천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이름을 붙이고 싶은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참고로 홍대용의 저서와 유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으로 ‘혼천의(숭실대 박물관 소장)’가 있다. 혼천의는 해와 달과 별 등 천체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해 시계기능을 하게 만든 기구로써 매우 정교했다.
혼천의는 고정된 고리 3개와 움직이는 고리 5개로 이뤄졌다. 바깥의 고정고리 3개는 땅의 지평과 하늘의 좌우를 나타내고, 가운데 움직이는 고리들은 시각에 따라 변화하는 해와 달과 별의 위치를 보여준다. 톱니바퀴가 돌아가며 천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만들어진 혼천의는 천문과학에 대한 홍대용의 지식과 열정이 담겨있다.
홍대용의 담헌서에는 지구의 자전설과 지구의 크기, 속도 등을 상세히 기록해놓고 있다. 즉 지구는 하루에 한바퀴를 돌고 땅 둘레는 구만리, 하루는 열두시간이라고 했다. 이런 인식은 18세기 조선에서는 획기적인 것이며, 홍대용은 천문과학에 매우 정확한 지식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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