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왼쪽은 이명수·정진석, 오른쪽은 홍문표·전용학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후보.
14일 오후 2시 신부동 구 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새누리당도지사후보 정책토크쇼’가 펼쳐졌다.
성완종 새누리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후보토크쇼로, 천안을 시작으로 도내 9곳을 순회하며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새누리당은 세 결집과 도민관심을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후보자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새누리당 경선에는 정진석(공주), 홍문표(홍성), 이명수(아산), 전용학(천안)이 도전했다.
정진석·전용학은 전 국회의원이며 홍문표·이명수는 현 국회의원이다. 또다른 대표경력으로 정진석은 국회사무총장, 홍문표는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이명수는 행정부지사, 전용학은 한국조폐공사 사장을 지낸 바 있다.
이날 대강당은 1000석 좌석을 채울 정도의 도민과 관계자가 찾았다. 각자 소개될 때의 호응은 천안출신인 전용학 후보가 압도했다. 정책토크쇼에 앞서 새누리당 천안시장·천안도의원·천안시의원 후보들이 무대 앞에 소개됐다.
이날 정책토크쇼에는 1000명의 당원 및 관계자가 참여했다.
토크쇼는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다. 유일한 축사자로 나선 성완종 도당위원장은 “가능한 후보자 중심으로 가자 해서 ‘윗분’들은 참석 안하셨다”고 말한 후 “토크쇼를 통해 후보중 누가 안희정 현 도지사를 물리치고 밝은 충남도의 미래를 이끌고 갈지 가슴에 담아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기조연설은 각 10분씩, 정책토론은 각 5분씩으로 제한해 주장을 밝히고 간단한 정리인사 후 끝이 났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조연설… 후보들 말속에 ‘스타일 있다’
기조연설이 시작됐다. 사전협의된 순서는 정진석·홍문표·이명수·전용학 순이었다.
정진석
정진석(53) 후보는 ‘장인어른’을 내세워 천안과의 인연을 상기시켰다. “천안 와촌동의 예전 충남방적이 장인어른 것이었다. 3000명의 직원들이 다녔는데 그들을 위해 학교를 세우셨다. 당시 박근혜(박정희 대통령 딸) 영예께서 격려차 다녀가신 인연이 있다”고 했다.
안희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안희정은 내 4년 후배다. 말은 잘하는 것으로 아는데, 일도 잘하는지는 기억에 없다. 5년 전보다 충남도 부채는 두배로 뛰었고 노인자살률은 전국1위다. 3농혁신은 달라진게 있냐”며 “국회의원 비서관 잠깐 하고는 도지사 업무를 맡는다는게 어려운 거다”고 했다. 또한 “안희정은 4년 전 알선수재, 국가보안법 등 6건의 전과가 있는 사람이다. 삶의 궤적을 보고 평가해야 하며 속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3선 국회의원,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국회사무처 사무총장의 경력을 갖고 있고, JP의 정치적 아들이자 누구보다 박근혜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내가 차기 충남도지사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홍문표
다음 차례인 홍문표(66) 후보는 두 개의 논리를 펼쳤다. 먼저 “어떤 인물이 도지사가 돼야 하냐는 것은 새누리당과 도민에게의 기여도, 그리고 충남도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데 있다”며 자신이 왜 적임자인가를 밝혔다. “일관된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 두 번의 국회의원과 세 번의 도당위원장을 했다. 군과 면을 혼자 갈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다. 충남도 이전특별법도 내가 만들었으며, 태안유류피해는 위원장으로 앞장서 1000억 준다는 보상금을 3600억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도지사가 되려면 정책을 말해야 한다는 그는 두 번째 논리를 밝혔다.
“내가 도지사가 되면 충남도가 국토의 중심이듯 경제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충남도를 3개권역으로 나눠 천안·아산은 최첨단융·복합도시로, 서쪽은 환황해권 개발을 통해 대중국과의 무역중심으로, 남쪽(청양·부여·논산·계룡·금산)은 백제문화와 교육, 군사특화지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이외 금산에 도청출장소를 두고 부지사 한자리는 여성으로, 또한 프로축구를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명수
다음으로 연단에 선 이명수(59) 후보는 늦은 순서의 센스를 발휘해 “제가 도지사가 되면 앞의 두분 말씀을 반드시 공약으로 넣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어제 성무용 시장을 만나 삶의질 세계100대도시 평가에서 98위에 오르신 것에 감사드렸다. (그분이)못다한 일은 도지사로서 계승·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성무용 천안시장’과의 연결고리를 통해 천안시민의 마음을 잡겠다는 의도인 것.
그는 안희정 도지사의 4년을 ‘실패한 도정’으로 판단하며 “얼마나 문제가 많으면 충남도 6급공무원이 더 두고볼 수 없다 해서 도지사에 나오겠다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안희정 지사가 취임하던 2010년까지 전국평균 경제성장률보다 6~8% 높던 충남이 2011년 1.5%차, 2012년 0.6%차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 지사는 지난 4년 도정은 팽개쳐두고 특강, 기자회견, 성명 등 ‘나쁜정치’로 일관했다.
이 후보는 ‘행정전문인’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켰다. 다른 세 후보는 정치인에 가깝지만 자신은 행정고시를 합격한 후 공직에 입문, 충남부지사까지 오른 행정인이자 도정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행정력과 정치력 모두 갖춘 인물로 자신을 소개하며 “방치와 무관심으로 일관한 안희정 도정 4년으로 청렴도·행정종합력 최하위로 떨어진 도정부터 일신하고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혁신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저 이명수가 반드시 새로운 충남시대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전용학 후보 또한 ‘천안 연고’를 내세웠다. “아산 송악에서 태어나 중학교때부터 천안에서 공부했고, 지금도 천안에서 살고있다며 아산·천안이 자신의 뿌리임을 밝혔다.
그는 2년 전 대선때의 좋은 기억을 되살리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가 압승되도록 해주신 당원동지분들께 당시 천안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선거 또한 2년 전 대선승리의 완결편이 될 수 있도록 주역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천안이 자신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에겐 만만치 않은 도시라는 점도 은근히 내비쳤다. “천안은 젊은 도시다. 평균연령이 35.7세로 전국에서 제일 젊다. (보수를 지향하는)새누리당에겐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인재와 역량이 천안에 모여있다. 저출산고령화로 고민에 쌓인 충남에 천안의 열정이 전해지고 넘쳐나야 한다. 그것이 더 강한 충남의 비전”이라고 소리높였다.
정책토론… 모두들 천안에 장밋빛 공약
기조연설에 이어진 정책토론은 형식만 갖췄을 뿐 내용적으로는 짧은 기조연설에 지나지 않았다. 기조연설과 같은 방식이되 시간이 더 짧게 주어지고, 도지사가 되면 천안발전에 어떤 사업들을 할 것인지를 주제로 삼았다.
정진석 후보는 “어떤 사업이든 중요한 건 돈이다. 즉 중앙부처로부터 돈을 따와야 한다. 중앙에 많은 인맥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과도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는 나 말고 누가 적임자겠느냐”며 자신했다.
천안을 대한민국 물류중심지로 이야기하지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야말로 천안경제를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고도 했으며, 최고의 복지정책은 바로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천안을 컨벤션센터의 메카로 만들고, 노인들에게 시내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도록 하며 국제고 유치, 고등학교 무상급식 등을 약속했다.
홍문표 후보는 “도지사가 되면 천안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전략회의를 갖겠다”고 말했다. 또한 천안역사의 민자유치사업을 성공시켜 주변 원도심공동화 문제까지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족의 성지인 독립기념관이 좀 더 활성화되도록 하고, 정부·충남도·기업의 3자협의체를 만들어 창조경제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명수 후보는 작심한 듯 “일등충남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다시 일으켜야 할 곳이 바로 우리 천안”이라며 애정을 담아 말했다. 그는 ‘3가지 천안 미래성장동력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인문·IT 융복합을 촉발할 수 있는 ‘빅데이터산업 허브’ 육성, 둘째 독립기념관을 거점으로 삼는 ‘대한민국 한류 테마터미널’ 구축, 셋째 ‘천안-아산 상생협력’으로 마이스 산업메카 진흥을 이야기했다.
이밖에도 원도심활성화 정책, 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추진 활성화, 천안시 순환도로망 구축, 제2경부고속도로 2단계구간 조속착공, 천안-청주공항 직선전철 건설, 당진-천안고속도로 조기건설, 천안다문화거리 조성, 외국인(국제)학교 설립 등을 약속했다.
다음으로 나선 전용학 후보 또한 먼저 차기 천안시장과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천안인구 형편을 살펴 예산면허시험장 외 천안에 추가유치하고 낡고 협소한 온양나들이 지하차도를 책임지고 고치겠다고 공언했다. 아산의 현충사(이순신장군)처럼 천안의 김시민장군에 대해 성역화사업을 추진하고 이외 “세분거 다 포함해 내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마무리발언… 필승카드에서 연고주의까지
정진석 후보는 “이번 선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자신을 필승카드로 내세웠다. 상대방을 경계해 문제삼기도 했다. “이명수·홍문표 후보님처럼 훌륭하신 분들은 계속 국회에 남아 아산과 홍성 발전에 힘써주시는게 우리 새누리당에 남는 장사”라며 이들이 현역국회의원임을 은근히 비토했다.
홍문표 후보는 “안희정 꺾으려면 무기가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전철의 홍성·보령·전북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내포기상청과 KBS 내포방송국이 설치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온 이명수 후보는 “필요한 건 정치력이 아닌 행정력”이라며 “다들 정치력이 넘치시는데, 도정전문가가 본선경쟁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후보중엔 처음으로 ‘음해설’을 꺼내기도 했다. “어디선가 나를 중도사퇴설로 음해하는데, 페이플레이 하자”고 했다.
전용학 후보는 ‘연고주의’를 꺼내들었다. “도지사 승리 위해서는 충남인구의 50%에 해당하는 천안·아산을 연고로 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즉 자신을 지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