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나무, 감나무, 사과나무, 매실나무, 화살나무… 없는게 없습니다.”
천안산림조합(조합장 오종석)이 나무시장을 열고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섰다. 나무시장을 열었다는 표현이 맞진 않는다. 나무시장은 365일 상시운영중에 있기 때문이다.
“나무 심는 봄철을 맞아 다양하고 좋은 나무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3일부터 최대한 갖춰놓고 손님(고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더 많이 찾아주실 것이라 기대됩니다.”
조합장이 가식했던 호두나무를 캐본다. 뿌리가 튼실하다.
오종석 조합장은 품질에 대해서는 명예를 걸고 보증한다. 가장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경쟁을 위해 조합원들의 농장은 물론 전국을 누벼온 고생이 자신감으로 차있다. 품질좋은 나무가 들여와도 다른 곳들처럼 방치하지 않고 ‘가식’을 한다. 땅에 묻고 물을 줘야 더 싱싱하고 생장에 도움이 된다.
조건을 맺고 들어오는 나무라도 나무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은 필수. 조합장이 직접 살펴보고 시원찮은 뿌리를 가진 나무들은 가차없이 퇴짜를 놓는다. 깐깐한 거래는 결국 고객의 만족감으로 이어져 모두가 상생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미안해하지 않는다.
“올해는 유실수가 20%는 더 비싸졌어요. 작황도 그렇지만 찾는 이들도 많이 늘어난 것이 이유라면 이유죠.”
일반시장보다 20~30%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온 천안산림조합도 유실수의 생산가격이 오른 것은 부담이다. 최대한 낮추고 약간의 마진(순수이익) 마저도 더 내려야 할 판이다.
산림조합의 경쟁력 ‘세가지’
유량동 가는 길에 굴다리를 지나면 왼편으로 나타나는 나무시장. 천안시 산림조합이 운영하는 ‘나무시장’이다.
1998년부터 본격화한 천안산림조합의 나무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나무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 전국의 양묘장을 돌며 저렴한 가격에 질좋은 나무를 구하려는 노력이 뒤따랐다. 좋은 눈썰미, 가격협상, 꼼꼼한 노하우, 전문적 식견 등을 두루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오종석 조합장은 “중부권 최대 나무시장”이라고 자신한다.
천안산림조합이 말하는 경쟁력은 세가지로 압축된다.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길러낸 나무들을 산림조합이 판매해주는 방식으로, 직거래에 가깝다. 나무상태가 대체로 양호한 것도 강점이다. 보통 판매장은 묘목에 물을 주는 식으로 고객을 기다리지만, 이곳은 가식(假植)상태로 둔다. 임시로 땅에 심고 물을 주기 때문에 나무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을 수밖에 없다.
산림경영지도원들을 배치해 나무의 특성, 나무구입요령, 식재방법 등을 지도해주는 것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초보자에겐 나무를 고르고 심는 요령을, 귀농하는 사람들에게는 소득작물로써 전문상담이 가능하다.
<김학수 기자>